Stay Must Try
Jirisan Hanwoo << grade 1++ >>, beef jus, potato bean cooked with honey and horseradish
코스 메뉴의 개념 따위는 먹는 사람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저 배 부른가, 가격은 낮은가, 메인은 스테이크가 나오는가, 그것도 한우로 말이다. 그것만 만족 시킨다면 아무도 불만을 갖지 않는다. 한국에서 파인 다이닝은 어떤 존재일까?
간이 거의 안 된 이 질긴 스테이크를 먹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그 어디에도 'Must Try' 는 보이지 않았다. 여름이라는 계절? 그런 것 따위 알게 뭐란 말인가! 그동안 이런 아쉬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갔던 이유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이야기 하면 조금이나마 주방에서 반응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기로 했다.
Pineapple ripened 24 months on the tree, Thin slices flavored with vanilla and cardamom, crystallized cocoa nibs, coconut <<blanc manger>> and ice cream
메뉴명은 장황하게 적혀 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 향이 없었다. 파인애플은 달긴 하지만 묽은 느낌이 강하게 들고, 향신료의 존재는 찾아 볼 수 없는, 이제 이런 디저트가 나오는 것도 이해는 한다. 여기서 향신료의 향이 느껴진다면 과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렇다고 해서, 이런 향이 없는 디저트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페이스트리 셰프는 관심사가 다른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것과 별개로 늘 이 정도 수준에서 머무르는 것도 일정 부분 포기 했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Nicolas Feuillatte Collection Vintage Blanc de Blancs Brut Millésimé Champagne 2012
이 날 유일하게 만족했던 것은 샴페인뿐이다. 그것도 소믈리에의 도움 없이 말이다. 요리에서 셰프의 존재가 없는 것처럼 와인에서도 소믈리에의 존재는 없었는데, 와인 페어링은 그 가격을 받으면서 구성이 거의 바뀌지 않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지금 가격이 비싸다 따위의 감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와인 한 병 주문하려고 했으나 소믈리에는 없었고, 그래서 그냥 눈에 띄는대로 샴페인 한 병을 주문했었다. 짝짓기 따위는 알게 뭐란 말인가! 어차피 음식에서부터 아무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데!
음식들이 무엇이 문제인지 하나씩 자세하게 풀어서 이야기 하려면 얼마든지 글을 길게 쓸 수 있겠지만 나 스스로 고통 받고싶지 않다. 뭐 대단한 것도 없이 짠맛의 개입부터 없는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 이야기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여전히 뷰 맛집, 프로포즈 맛집으로 예약이 어려운 가운데 대부분의 방문 후기는 짜다와 양이 적다와 같은 이야기만 난무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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