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1. 8. 2.

MARU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마루 빙수 2021년 8월


언론에서는 기껏 '빙수 가격 논란', 또는 호텔 홍보팀에서 보낸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은 '빙수 맛집' 소개 따위가 주를 이룬다. 덩달아 인플루언서들도 어디가 비싸니 싸니 수준에서 더해봐야 '신라가 최고' 수준에서 빙수 리뷰를 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이제는 포시즌스 호텔의 빙수에 대해 이야기 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해도 결론은 신라 호텔이 기준점이 되는 현실에서 빙수의 재해석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예년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매달 새로운 빙수를 선보였지만 - 작년부터 더 월드 오브 빙수 테마로 빙수를 내놓지 않고 있다. - 결국 자세히 뜯어보면 고전적인 서양 디저트를 빙수와 접목했는데, 어떻게 접목했는지 기술적으로 이야기 해봤자 누가 관심이나 가질까? 피치 멜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에 들어간 복숭아가 딱복이냐 물복이냐 수준에서 아마 평가가 오갈 것이다.

대부분 신라 호텔 빙수 줄이 너무 길어 차선책으로 포시즌스 호텔을 선택하고 그마저도 애플 망고 빙수가 품절이라면 마지못해 다른 빙수를 선택하는데, 아무도 왜 이런 빙수가 나왔는지 살펴보지 않는다. 물론 모든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곱씹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걸 인스타그램이든 블로그든 어딘가에 글과 사진을 올릴 때 평가를 하려고 하니 문제이다. 어차피 결론은 신라 호텔에서 애플 망고 빙수를 먹을걸, 아니면 포시즌스 호텔 애플 망고 빙수도 맛있네요!

포시즌스 호텔에서 과감하게 애프터 눈 티를 접었던 것처럼 - 오이 샌드위치와 연어 샌드위치가 나오는 애프터 눈 티가 국내에 또 있었는지 모르겠다. - 빙수도 접었으면 좋겠지만 다른 호텔들 다 하는 빙수를 평가가 어떻든 여기에서도 많이 찾는데 그것까지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많이 찾는 생과일 잔뜩 올린 빙수만 판매하고 이제는 어떤 주제이든 따로 판매하던 빙수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 차라리 100% 완벽하지 않더라도 아이스크림이나 셔벗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니 그것을 판매하면 어떨까? 한국에서 아이스크림의 대우를 생각하면 그것마저도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빙수라는 것이 배불리 먹을 음식은 아니건만 조금만 양을 줄여도 야박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심지어 가격을 얼마나 받으면서 양은 이만큼 주는가! 같은 이야기도 나오는데, 1 ~ 2인 양으로 나오는 것이 좋겠지만 이걸 또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쉽지 않을 것 같다. 결국 돌고 돌아 결론은 제자리이다. 하지만 난 항상 빙수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생과일만 먹어도 충분할텐데 꼭 얼음을 더해야 하는지, 생과일도 무조건 달기만 해야 하는지 - 그 단맛이 흐릿한지 또렷한지는 차후의 문제 - 생과일이란 것이 항상 품질이 일정할 수는 없는데 그럼 어떻게 대처를 하는 것이 좋을지, 빙수란 것이 먹다 보면 점점 녹는데 입안의 온도도 점점 내려가면서 '맛' 을 온전히 느낄 수 없을텐데... 너무 심각하다고? 그래서 난 여전히 아이스크림이나 셔벗 한 두 스쿱이 낫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포시즌스 호텔에서 빙수를 주문하면 빙수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물론 함께 곁들여져 나오는 아이스크림이나 셔벗이 그런대로 먹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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