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1. 9. 27.

YU YUAN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유 유안 새 디너 메뉴 2021년 9월


이제 북경 오리 이야기는 그만하겠다. 마파두부와 가지볶음, 게살 볶음밥도 마찬가지. 그럼 그것들을 빼면 유 유안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





수프 이야기를 한 번 해보자. 아주 특별한 날에 사치를 부리고싶다면 제비집 수프, 조금 덜 사치를 부리고 싶다면 불도장, 그게 아니라면 산라탕, 끝. 

사실 해외에 나가보면 제비집 수프도 제비집 품질에 가격이 천차 만별이다. 맛을 떠나 희소성 때문에 그런 것인데, 맛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 해보자면 제비집 보다 다른 수프들의 선택지가 훨씬 많다. 그것이 돼지든 닭이든 오리든, 아니면 건 해산물 무언가가 들어갔든 맛이 있고 없고는 그 기준이 명확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불도장의 기준은 신라 호텔의 팔선이다. 지방의 고소함은 최대한 배제한 아주 맑디 맑은 국물 - 실제로 맑게 보여서 이런 표현을 한 것이 아니다. - , 안에 재료는 무엇이 들어갔느냐에 따른 가격 대비 성능 - 파인 다이닝에서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것만큼 무의미 한 것도 없다고 생각 한다. - 이런 것들 말이다.

한국에서 수프 선택지가 제한적인 것은 어떻게든 감수하려는 편이지만 냄새가 난다, 너무 느끼하다, 너무 짜다 와 같은 반응 때문에 서울에서 유일한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선택 가능한 수프들의 종류를 매번 볼 때마다 서글프다는 생각이 든다. 인구가 대체 몇 명이나 사는 대도시인데, 심지어 미슐랭 별 하나 - 신뢰도 여부를 떠나서 -  를 받은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수프 선택지가 몇 개 안되고, 그마저도 맛들이 밍숭맹숭한 편에 속한다면 이런 상황을 언제까지 감수해야 할까?


해산물, 가금류, 육류, 채소 이야기까지 하면 너무 글이 길어질 것 같다. 어찌되었든 유 유안은 계속해서 달라진 모습들을 보일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결과물은 그대로이다. 광동식 레스토랑인데 시그니처 메뉴는 광동 요리가 보이지 않고, 셰프의 시그니처 요리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이런 식의 비교는 정말 싫어하지만 다들 해외 레스토랑과 비교하니 나도 비교하자면 해외에서 유명하다는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이런 메뉴판을 보는 것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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