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2. 3. 1.

MARIPOSA at FAIRMONT AMBASSADOR SEOUL -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마리포사 디너 2022년 2월


새 메뉴가 나오자마자 가는 편이지만 - 이유는 간단하다. 다들 어디서 많이 먹어봤다고 내세우지만 근거는 전혀 없는 간섭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처음 셰프가 의도했던 방향과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마리포사는 늦게 방문했었다. 

첫 방문 이후 메뉴가 바뀔 때마다 방문하는데 늘 항상 기대를 갖게 한다. 이번에는 어떤 요리를 선보일까? 단순하게 우와,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죠, 이런 터무니 없는 감상 때문은 물론 아니다.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지, 이번에는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지 그런 기대감 말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번 방문에서도 즐거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향에 초점을 두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는데 그래서 나는 여의도 한복판에서 겨울 여행을 다녀왔다. 겨울 바다를 구경하고 나서 저녁에 캠핑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런 여행 말이다. 

시작은 짠맛이 도드라진 바다 내음이 물씬 느껴지는 요리들이 나온다. 이후 캠핑을 하며 바베큐를 즐기는 느낌이 이어지는데 아쉬운 것은 그런 흐름이 조금은 급격하게 느껴졌었다. 여전히 요리들은 입체적인 맛 (flavour) 을 보여주지만 향들이 주제를 또렷하게 만드는 반면 신맛의 여백은 와인으로 채워주다보니 허전함이 다소 느껴졌었다. 게다가 와인 페어링은 여백을 채우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이전의 방문과 달리 요리들과 함께 하나의 이야기를 보여주지 못했었다. 맛 (flavour) 의 균형을 맞추는데 급급했다고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포사의 새 메뉴는 여전히 방문 전 갖는 기대감을 이번에도 충족해줬었다. 특히 조리의 완성도는 오픈 초를 생각하면 질적인 성장을 이뤘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파인 다이닝에서 조리의 완성도가 좋아졌다와 같은 감상평은 좋은 의미는 분명 아니지만 한국에서 말도 안되는 곳들이 너무 많다보니... 한편 와인 페어링의 아쉬움은 한계에 부딪힌 것인지 - 나는 이 날 식사를 하면서 의도적으로 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테이블들은 정수기 물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 아니면 의도한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한 끼 식사를 하며 쾌락을 즐길 수 있는 곳, 그것이 파인 다이닝의 존재 이유가 아닌가? 비록 인테리어 - 그러나 페어몬트 호텔은 이해하자. 한국에서 호텔들은 대부분 컨셉트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이다. 파인 다이닝은 더더욱, 기껏해봤자 접시, 포크, 나이프, 와인 잔이 어느 회사 제품이네 수준에서 그친다. - 의 아쉬움이나 접객의 아쉬움은 마리포사에도 있지만 쾌락의 본질 즉 맛 (flavour) 은 셰프가 충분히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 한 순간의 쾌락을 위해 이곳에서 지출하는 금액은 전혀 아깝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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