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8. 9. 10.

BARAKA in BUDAPEST - 부다페스트 바라카 디너


포시즌스 호텔 그레셤 팰리스 부다페스트에 투숙하면서 당시 컨시어지의 도움으로 방문하게 된 레스토랑이다. 유럽에 있는 호텔과 아시아에 있는 호텔의 컨시어지 서비스의 차이는 생각보다 많이 나는데 아무래도 문화의 차이가 아닌가싶다. 아시아권에서는 대체로 대중적인 요소를 고려해서 무난하게 - 다시 말해 대중들의 인기가 많은 곳 위주로 골라서 - 다이닝을 소개해 준다면, 유럽권에서는 내가 원하는 요소를 자세하게 이야기 하면 거기에 맞춰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였다.







당시 휴대전화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실내 사진과 음식 사진 중 쓸만한 것은 이것 하나 뿐인데, 벽면이 종이로 마감 처리되어 있어서 색다르다. 부다페스트에서 방문했던 파인 다이닝중 라이브 연주가 없었던 곳은 유이하게 이곳과 코스테즈 다운타운이었다.

1년 6개월 전의 방문이라 전체적으로 음식 맛에 대한 세세한 기억은 희미하지만 전체적으로 맛, 분위기, 서비스 어느 것 하나 빠짐 없이 말 그대로 완벽했었던 식사였었다. 라이브 연주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레스토랑의 인테리어와 음식과 잘 어울리는 음악들은 식사 하는 내내 기분 좋게 해주었고, 그 가운데 레스토랑의 서비스들은 너무 튀거나 부족함 없이 물 흐르듯이 제공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음식의 맛이 전반적으로 지방의 고소함과 짠맛과 감칠맛이 밑바탕에 깔린 가운데 단맛과 신맛과 쓴맛의 적절한 개입이 어느 하나 튀거나 빠짐없이 맛의 균형을 잘 이루고 있었다. 특히 와인 페어링이 인상적이었는데 선택지는 A와 B가 있었다. 차이가 무엇이냐고 하니까 하나는 세계적인 와인 (대체로 프랑스 와인이었던 것 같다.), 다른 하나는 헝가리산 와인이라고 하길래 당연히 헝가리산 와인으로 부탁하였는데, 한국에서는 와인 페어링을 하면 대체로 와인이 좀 튀는듯한 인상을 받았는데 여기에서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특히 6푸통 (5푸통일 수도 있다.) 토카이 와인이 중간에 페어링으로 나와 깜짝 놀랐는데, 소믈리에가 "대체로 이 정도 당도면 디저트 와인쪽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는 음식의 맛의 균형을 위해 이 와인을 선택했는데 잘 어울릴 것이다" 라고 이야기 하였는데, 정말 그랬었다. 소믈리에가 페어링 할 때마다 간결하게 설명을 하는데 영어를 잘 못해도 정말 귀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을 잘 하였다. 그리고, 모든 와인들이 튀지 않고 음식과 짝을 잘 이루고 있었다.


빵도 인상적이었는데, 당연히 파인 다이닝이라면 빵이 중요하지만 여기는 레스토랑 오너가 베이커여서 그런지 몰라도 빵만 잔뜩 사갖고 오고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묵묵히 음식들의 뒤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는 그런 빵이었다.

식사 도중 오너와 잠시 대화를 나눌수 있었는데, 만약 내 친구들이 부다페스트에 여행을 간다면 이 레스토랑은 무조건 방문하라고 적극 권장하고싶을 정도로 오늘 식사는 잊을 수 없다라는 말에 굉장히 고마워했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또 방문하고싶다라고 하니 언제든지 오라는 대답을 들었는데, 영어를 내가 좀 더 잘했다면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잊지 못할 식사를 끝내고 호텔로 돌아와서 이 레스토랑을 추천해 준 직원에게 고맙다고 이야기 하고 그의 명함을 받았다. 나중에 감사 코멘트를 남길 때 이름을 적기 위해서였는데, 그가 예상하기엔 미슐랭 별을 딸 것이라고 했지만 올해에도 아직 소식은 없다. 그러나, 미슐랭 별이 있든 없든 상관 없다.

서양 요리에서 음식과 와인 페어링은 선택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식사를 즐길려면 선택지가 아니라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왜 그러한지 그 이유를 이 레스토랑에서 직접 경험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파인 다이닝이 어떤 곳인지, 어떤 의미에서 총체적인 경험이라고 내가 여러 차례 이야기를 하는지도 역시 이 레스토랑에서 직접 경험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정말 잊지 못할 모습이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포시즌스 호텔과 이 레스토랑, 그리고 다음에 소개할 또 다른 레스토랑 때문에 나는 부다페스트를 다시 한 번 가고싶다.

댓글 2개:

  1. 아, 역시 이 레스토랑도 크로우님이 다녀오셨군요. 제가 가고픈 호텔과 레스토랑에 대한 리뷰를 검색하면 크로우님이 똬앙! 저를 모르실테지만...감사인사 드립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