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은 항공기 연착으로 인해 처음부터 어긋났었다. 출발 전 이스탄불에 폭설이 내려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내가 타야하는 터키항공의 항공기는 3시간 가까이 대기를 하다가 출발하였고, 이스탄불에서 환승을 할 때에도 프라하행 항공기 역시 연착이 되면서 결국 원래 도착 예정시각보다 4시간 정도 지나서 도착하였었다.
당시 프라하와 부다페스트를 중심으로 중간에 체스키 크룸로프, 비엔나를 여행할 계획이었는데, 호텔은 프라하에서 만다린 오리엔탈과 포시즌스 호텔, 부다페스트에서는 포시즌스 호텔에 투숙하고, 체스키 크룸로프와 비엔나는 당일치기로 다녀올 예정이었다. 어차피 내가 투숙하는 호텔은 만다린 오리엔탈, 포시즌스 호텔, 래플스 이 세 곳 뿐이라 선택의 어려움은 없었지만 문제는 예산이었다. 이미 항공권 발권 당시 행선지 입력의 잘못으로 50만원 가까이 취소 수수료를 지불한데다가 포시즌스 호텔 부다페스트에서 다뉴브 강 뷰 룸을 6박이나 투숙하려면 어쩔 수 없이 프라하에서는 기본룸에 투숙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다녀온 뒤 후회를 하였고, 아마 재방문을 한다면 프라하 성이 보이는 방을 예약할 것이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요금과 관련해서 택시 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것이 너무 귀찮고 싫어서 보통 호텔 리무진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만다린 오리엔탈은 어느 지점이나 도착 시각과 상관 없이 곧바로 방으로 안내되어 체크 인을 할 수 있어서 매우 편하다. 이 날도 곧바로 방으로 안내되어 방에서 체크 인을 하였는데, 연착으로 인해 많이 피곤할테니 최대한 빠르게 수속을 진행해주었다. 그 과정에서 여권을 보고 생일이 이틀 지난 것을 알게 되어 축하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유럽에서는 처음 투숙하지만 만다린 오리엔탈은 어느 지점을 가나 굉장히 친근하게 직원들이 다가와서 좋다. (물론 싱가포르는 제외이다. 왜 그런 분위기인지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아무래도 수페리어룸 즉 기본룸이다 보니 방 크기나 뷰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후회하는 것은 옛 수도원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이 호텔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투숙할 생각이다.
만다린 오리엔탈은 지점별로 카드 키 디자인이 다른데다가 예뻐서 기념으로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물론 항상 체크 아웃 할 때 물어보고 챙겨 와야지 생각하면서 막상 체크 아웃 할 때에는 깜빡하고 오지만, 만다린 오리엔탈 프라하의 카드 키 디자인은 이렇다.
수도원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호텔인데다가 내가 투숙한 방은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곳에 위치해서 방의 구조가 독특했었다. 이미 홈페이지에서 방 크기를 확인하고 가긴 했지만 방 구조가 독특하다 보니 좀 더 작게 느껴졌었는데,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침대와 옷장을 보니 상당히 좁다라는 느낌을 가졌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곳에 위치하다보니 화장실은 계단을 조금 올라가서 안쪽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어차피 뷰 때문에 또는 혜택 때문에 스위트 등을 선택하지 않는 한 대체로 기본룸에 투숙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환영 과일은 한국에서처럼 인위적인 단맛이 강한 반면 신맛이 거의 없는 과일이 아니어서 좋았다.
구석 구석 사진을 다 찍는데, 정말 이 날은 많이 피곤했었나 보다. 책상에 비치된 각종 비품이나 이런 것들 찍은 사진이 이것 하나 뿐이다. 시차 문제는 전혀 없었지만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해도 장시간 비행과 대기로 인한 피로는 상당했었다.
그러다보니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었다.
안그래도 방이 비좁아 보이는데 캐리어까지 갖다 놓으니 더욱 비좁게 느껴졌었다. 혼자 출장 온다면 모를까, 여행객으로서 두 명이 투숙한다면 수페리어룸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편으로 방의 구조가 독특하다보니 비좁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미니 바 구성은 이렇다. 가끔 한국에서 일부 호텔들이 미니 바 무료 행사를 하는데, 스낵 한 두가지에 캔맥주 몇 개, 음료수 몇 개 정도만 갖다 놓아서 생색만 내는 경우가 많아서 그리 반갑지 않은 행사이다. 해외에서도 미니 바 무료 행사를 가끔 진행하긴 하는데, 보통 내용물을 바꾸지 않고 술을 제외 해서 무료 행사를 진행 한다. 스테이 당 한 번 하거나 박 당 하는데, 박당 하는 경우 미니 바 무료 이용 횟수를 1회로 제한 하거나 무제한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방식이든 한국보다는 훨씬 내용이 알차다.
옷장과 금고의 모습이다. 가끔 호텔 객실 금고를 믿을 수 있냐라는 글들을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에서 볼 수 있는데, 믿지 못하겠다면 호텔 금고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화장실 및 욕실은 이런 구조인데, 모든 방이 이렇지는 않고 내가 묵었던 방이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독특한 구조라 이렇게 만들어져 있었다. (아마 수페리어룸은 대부분 이런 구조가 아닐까?) 한 가지 재미있던 것은 투숙 당시 1월이었는데 바닥이 마치 온돌 난방처럼 따뜻했었다. 덕분에 샤워 등을 하기 위해서 옷을 다 벗고 있어도 공기가 차갑지 않아서 좋았었다.
더블 싱크라 둘이서 투숙해도 큰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준비된 어매니티는 아틀리에 코롱이었다.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에서도 같은 제품을 구비해놓았었는데,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칫솔이 없어서 따로 하우스 키핑 팀에 연락하였다.
당연히 헤어 드라이기도 구비되어 있다.
목욕 가운을 잘 안 입는데, 춥다보니 항상 입고 지냈었다.
샤워 부스와 욕조가 따로 있지 않고 이렇게 같이 설비되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샤워 부스보다 씻기는 조금 불편했었다. 특히 나처럼 샤워를 하면서 면도도 같이 하는 사람에게는 따로 거울이 없다 보니 더 불편했었다. 수압이나 수온은 큰 문제가 없었다.
TV가 정면에 있지는 않았지만 밤에 자기 전 반신욕을 하면서 TV를 볼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았다. 한국어 방송이 있었던가? 내 기억에 아리랑 TV 채널이 나왔었던 것 같은데 확실치 않다.
변기가 욕조 옆에 있다보니 나처럼 혼자 투숙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두 명이서 투숙한다면 서로 불편할 수 있다. 최근에 들어서는 호텔들은 화장실과 욕실을 한 곳에 배치하더라도 분리해 놓아서 동시에 사용하더라도 불편함이 덜한데, 아무래도 옛 수도원 건물을 개조한 호텔이다보니 이런 부분은 아쉬울 수 있다.
객실 슬리퍼는 방콕이나 타이페이에 비하면 평범하였다.
뷰는 당연히 기본룸이다보니 딱히 기대할 것은 없다.
턴 다운 서비스를 할 때 생수 두 병이 무료로 제공된다.
턴 다운 서비스 제공 후의 모습이다.
이렇게 턴 다운 서비스를 할 때 목욕 소금도 같이 제공되었는데, 재미있게도 당근 모양으로 포장된 목욕 소금을 제공했었다.
다음 날 룸 메이크 업 서비스 이후의 모습인데, 잘 때 사용하라고 스프레이도 갖다 놓았었다. 사용하지는 않아서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
룸 메이크 업이나 DND 표시는 이것을 밖에 문고리에 걸어 놓으면 된다.
만다린 오리엔탈은 어느 지점을 가더라도 TV를 틀면 나오는 동영상은 항상 같다. 그 독특한 배경 음악이 은근히 중독되는데, CG 처리가 너무 티가 나서 한편으로 좀 우스꽝스럽다. 이런쪽은 포시즌스 호텔이나 포시즌스 리조트가 확실히 제대로 촬영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아무튼 영상을 보다 보면 몇몇 주요 관광지가 나오는데 프라하에서 촬영한 장면도 있었다.
여기가 어디인지는 프라하를 다녀 온 사람들이라면 다들 알 것이다.
여기는 잘 모를 수도 있을텐데, 만다린 오리엔탈 프라하와 가까운 곳에 있다.
비록 방콕에 비하자면 다른 지점들은 서비스가 아쉬운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만다린 오리엔탈은 어느 지점을 가더라도 직원들이 친근하게 다가와서 좋다. 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중요하게 여겨서 특히 그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이곳 프라하에서도 컨시어지 서비스는 대만족을 하였다. 나중에 코멘트까지 남겼었는데, 아시아와 달리 유럽에서는 내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자세하게 설명을 한 만큼 거기에 딱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줘서 좋았었다. 특히 식당과 관련해서 아시아는 대체적으로 대중들에게 인기 많은 혹은 미슐랭 가이드 등을 중심으로 추천해주는 편인데, 이곳 프라하에서는 정말 세세하게 조건에 맞춰 정말 좋은 곳들을 추천해주었다. 덕분에 즐거운 식사와 음주를 할 수 있었는데, 정말 감사했기에 나중에 체크 아웃 후 감사 코멘트까지 남겼었다.
옛 수도원 건물을 개조했다고 하니 여기저기 둘러보면 구경할만한 곳도 있었을테고, 그만큼 사진도 더 많이 찍어서 왔었을텐데 사진을 방만 찍고 와서 무척 아쉽다. 혹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아가서 지하의 private dining이나 Dom Pérignon P2 Cellar를 이용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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