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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5. 12.


알란 셰프가 싱가포르로 돌아간 이후에도 계속해서 광동 요리를 선보였지만 더 이상 예전처럼 활발한 모습들을 볼 수 없었던 르 쉬느아와는 이제 영원히 헤어질 예정이다. 광동 요리가 아닌 닝보 요리를 중심으로 "용푸" 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할텐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 르 쉬느아의 마지막 이야기를 해보자. 


사실상 닝보 요리 중심으로 가는 과정에서 굳이 르 쉬느아의 마지막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싶지만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 딤섬때문이다. 여전히 한국에서 딤섬이란 찐만두 이상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이런 페이스트리 딤섬은 해외에 나가면 딤섬을 판매하는 여느 식당을 가더라도 흔히 만날 수 있다. 한국인에게는 다소 낯선 종류의 딤섬이지만 이런 페이스트리가 보여줘야 할 단어 그대로 완벽한 질감만 놓고 보더라도 한국에서 딤섬을 판매하는 식당은 물론 빵집조차 어디를 가더라도 의외로 찾아보기 힘든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런 완벽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딤섬의 존재가 반가웠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야 메뉴에서 금새 사라지지 않을테니 이야기를 하고싶었다. 르 쉬느아가 문을 닫는 날에 이 딤섬 메뉴가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딤섬은 꼭 찐만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아울러 새롭게 시작할 "용푸" 에서 새롭게 선보일 딤섬 메뉴들 중에서 이런 류의 딤섬들이 더 선택지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2023. 11. 1.


벚꽃향이 매혹적인 벚꽃 케이크는 지난 4월 이후에도 변함없이 그 향을 계속 맡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수정되는 경우를 많이 만났었는데, 다행스럽게도 -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가 아닐까? -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여전히 반응은 썩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디저트라는 것이 단맛 중심의 음식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맛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다른 요소들이 더해져 맛 (flavour) 을 입체적으로 만드는데 이렁 요소들이 한국에서는 낯설음 때문인지 대체로 반응이 좋지 않다보니 그런 음식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크리스마스때나...아 그 때에도 그냥 초콜릿 중심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래서 나는 이런 류의 음식이 그래도 한 켠에는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반년 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그것이 오히려 놀라웠었다.


망고 에클레어는 제주의 여느 호텔들과 달리 망고의 신맛이 선명했었다. 향도 선명하고 단맛도 또렷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먹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망고는 단맛만 너무 강조된 나머지 오히려 신맛이 느껴질 경우 뭔가 잘못된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몽블랑도 역시나 선명한 신맛 덕분에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었다.


이런 상태가 유지만 된다면 계속해서 갤러리 라운지에 방문할 생각을 갖고 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셰프가 자신의 색깔을 좀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사실상 포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발 로비에 흐르는 음악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팝송 리믹스 댄스 버전까지 로비에 울리니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올라왔던 흥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2023. 10. 26.


르 쉬느아도 예외적일 수가 없었다. 인력 부족 문제는 특히 제주도에서 숙명적인 영역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정통" 광동 요리들을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비록 알란 셰프는 싱가포르로 돌아갔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방에서 만든 요리들의 완성도가 낮아지는 일은 여전히 상상할 수 없다. 오히려 새로 주방을 맡은 킹 셰프의 플레이팅만 놓고 봐도 무언가 새로운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게 만든다. 물론 여러 외적인 여건들 때문에 제약이 일부 보이지만 말이다.


새 메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이푸 누들이다. 드디어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니! 라고 외치기엔 이미 다른 곳에서도 먹을 기회는 있었지만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지 메뉴에 등장했다가 사라졌다를 반복하는데, 부디 르 쉬느아에서는 그럴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부드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고 약간의 툭툭 끊긴다고 할까? 하여간 조금은 독특한 질감이 매력적인 면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이푸 누들 요리는 생선 부레가 들어간 것이지만 일단 이푸 누들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딤섬의 경우 한 때 무제한 행사를 할 적엔 훨씬 많은 딤섬들을 주문 가능했었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가짓수는 많이 줄어든 것이 아쉽다. 그나마 남아있는 것들도 대부분 찐 딤섬류, 그것도 무난하게 새우나 돼지고기가 들어간 것이 주를 이루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플레인 창펀과 돼지갈비 찜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고마울 뿐이다.

2023. 10. 22.


이 사진 하나가 현재 차이나 하우스가 처한 상황을 모두 보여준다. 파인 다이닝에서 이런 주문 시스템을 쓸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고?

비단 그랜드 하얏트만의 문제는 아니고 사실 제주도에 있는 소위 말하는 '특급' 호텔 조차 모두 겪는 문제인데 - 물론 제주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 인력 부족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당연히 원활한 접객은 이뤄지지 않는다. '셀프 서비스' 가 아니란 것이 그나마 파인 다이닝으로써 마지막 선을 넘지 않았다고 할까?


물론 이런 상황은 이곳만의 상황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다하고 억지로라도 그냥 넘길 수 있다. 그보다 심각한 것은 메뉴판에 존재하는 요리들이다. 부분적인 개편이든 전체적인 개편이든 그런 변화보다 지난번에는 있었던 메뉴들이 다시 방문하면 보이지 않는다. 문의하면 여러 이유를 듣게되는데 썩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요리들도 대체로 맛이 밋밋하다. 향은 이제 몇 번을 계속 맡아봐야 겨우 느낄 수 있었고 짠맛도 좀 더 의도적으로 줄였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다음달에 메뉴 개편이 있을 예정이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이제는 그리 기대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갈테지만 그때에도 음식들이 이번에 방문했던 경험보다 더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제 차이나 하우스를 찾지 않을 것 같다. 

2023. 4. 10.


여전히 로비를 중심으로 라운지까지 종잡을 수 없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직원은 단 한 명만 있었다. 오픈 시간 조금 지나 방문했지만 과연 한 명의 직원만으로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을까? 


그런 가운데 음식들은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새로운 것이 나왔었다. 지난번엔 "봄" 이니 "딸기" 가, 이번에는 "벚꽃" 이 필 시기이니 그것을 주제로? 일본에서의 "슌" 영향? - 왜 하필 일본과 연관 짓냐고 하겠지만 이쪽 세계의 음식들은 유럽보다 일본의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그런 것은 뭐 그런대로 좋게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주제가 맛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료를 우리는 제철 과일을 사용했습니다' 이거나 외형을 그래 벚꽃 시즌이니 벚꽃 색상에 맞춰서 아니면 모양을...그 수준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먹고 나서 평가를 하는 사람들의 수준에 맞춘 것인지 아니면 만드는 사람이 그 정도밖에 못 만들어서인지 하여간 어디를 가나 대부분 그런 수준에서 만들고 평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사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일단 새로 나왔으니 한 번 먹어보자 차원에서 먹었는데 다소 놀라웠었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생과일을 그대로 올려야 수준 높은 것으로 평가하는데, 특히 향신료나 알콜이 들어갈 경우 재료에 문제가 있으니 꼼수를 부린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었다. 그런데 갤러리 라운지 38에서는 전혀 그렇게 만들지 않았다. 체리와 리큐르의 결합, 거기에 덧대어진 향신료의 조합, 일단 이것만으로 향을 좀 더 풍부하게 채워준다. 게다가 의외로 무스는 굉장히 매끄러웠다. 이게 놀랍거나 칭찬할 일이 아니라 당연한 것인데 한국은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니 놀라운 일이다. 향의 풍부함과 매끄러운 질감의 결과물이 아침부터 상쾌하게 느껴졌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벚꽃" 을 주제로 맛으로 표현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잘 만들었지만 사실 이게 당연한 것인데 한국에선 당연하지 않으니 의외로 놀라웠다, 딱 이 수준에서 끝난다. 제주, 벚꽃, 언제든지 이것을 맛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셰프는 거기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현재 프랑스 출신의 셰프가 새로 왔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세계를 다음 방문에는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음료의 경우 오픈 초창기에 비하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전히 커피와 홍차는 선택지가 적고 대신 다소 조잡스런 음료 선택지가 더욱 늘었다. 제주산 녹차는 둘째 치고 자꾸 뭔가 우려낸 것들로 차를 만드는데 글쎄... 그런 것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추가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것들을 갖춰야 메뉴판이 뭔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이 호텔은 처음 문을 열기 전에 초대한 손님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대대적으로 음식에 대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수준에 맞춰 문을 열어서 그 한계가 명확한데, 그나마 갤러리 라운지의 음료와 음식들은 종종 그 한계를 살짝 넘어설 때가 있어서 여전히 만족은 못하지만 제주도에 갈 때마다 찾는다.

2023. 2. 8.


코로나 19라는 질병이 제주에만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르 쉬느아 역시 주문 가능한 메뉴 가짓수는 많이 줄어들었고, 이제는 더 이상 예전처럼 거의 매달 특선 메뉴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도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시 새해는 밝았고, 르 쉬느아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설 특선 메뉴를 선보였었다. 그러나 여전히 선택지는 제한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에 니엔 가오와 찹쌀밥을 먹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련다.


딤섬은 새롭게 재미난 것이 하나 눈에 띄었는데, 북해도산 관자 위에 제주산 해조류를 올렸다. 일종의 질감 대비를 느낄 수가 있는데 생김새도 예쁘지만 확실히 씹는 재미가 있었다.


한편 타로가 들어간 요리도 하나 등장하는데, 이 타로란 녀석이 막상 먹을 때는 뻑뻑한 것이 내가 이 요리를 왜 골랐나 후회하게 하지만 또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그 뻑뻑함이 그리울 때가 있다. 다른 북해도산 관자 요리는 계란 흰자와 아스파라거스라는 고전적인 조합의 요리인데, 여전히 르 쉬느아의 웍 프라이드 결과물은 한국에서 최고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입에서 거의 사르르 녹는 듯한 계란 흰자의 질감과 대비되는 아삭거리는 아스파라거스, 그리고 관자는 뻣뻣하지 않고 매우 부드러운. 이는 역시 새 메뉴인 돼지고기 볶음에서도 증명하는데 이게 당연한 결과물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당연하지가 않다.

2023. 1. 31.


반년만에 다시 찾은 그랜드 하얏트 제주 갤러리 라운지는 국내 호텔들의 고질적인 문제가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직원 수의 부족이었다. 오픈 초창기에야 대부분의 호텔들은 많은 직원들이 곳곳에 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숫자는 눈에 띄게 줄어든다. 이유야 이제는 뻔히 알지만 그게 그렇게 반가운 일은 당연히 아니다.

그런 가운데 커피와 음식은 반년 전에 비해 조금 나아졌었다. 비록 뻔한, "딸기" 를 주제로 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몽블랑의 경우 또렷한 단맛과 다소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느껴지는 신맛의 조화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타르트와 에클레어는 몽블랑에 비하면 아쉬움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년 전과 분명 결이 다름이 느껴져서 문의하니 새로 프랑스 출신의 셰프가 부임했다고 들었다. 그러면 그렇지, 이런 변화가 그냥 느껴질리가 없지.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는 생각이 든다. 몽블랑의 경우 안에 든 머랭은 퍼석거린다고 할까? 그 미묘한 질감에 살짝 불안감을 느꼈었는데, 타르트에 이어 에클레어까지 먹고 나니  그 불안감은 역시나 실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타르트의 경우 부드러우면서 입안에서 가볍게 부숴지는 질감은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한편으로 퍼석거리는 것이 단순히 flaky 하다기 보다는 메마름이 느껴졌었는데 에클레어에서 확실히 그게 더 강하게 느껴졌었다. 다소 의도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픈 시간에 맞춰 먹었으니 그랬을테고 오후에 먹었으면 어디선가 수분이 더해져서 조금은 낫지 않았을까? 이러면 너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인가?

한 번 더 먹어보면 좀 더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 정도로 또 괜찮았던 것은 아니었다. 국산 딸기의 그 흐릿한 단맛과 이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신맛, 그리고 그 물컹거리는 질감은 타르트와 너무 따로 노는데다 전체적으로 맛과 향이 밋밋해서 달지도 않은 타르트를 또 한 번 먹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에클레어도 마찬가지, 뻑뻑한 - 그렇다고 해서 국내 많은 에클레어들의 그 뻑뻑함 정도는 아니었다. - 크림을 또 다시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다분히 의도적인 결과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타협했다는 느낌이라면 너무 주관적인 접근일까?


커피의 경우 카푸치노 한 잔을 주문했었는데, 지금까지 그랜드 하얏트 제주 갤러리 라운지에서 마셨던 카푸치노 중 가장 괜찮았었다. 이 역시 문의 하니 얼마 전에 원두가 바뀌었다고 한다. 물론 테라로사에서 원두를 공급 받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최소한 어떻게든 먹을만한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보인다. 그게 자체적이든 외부요인이든 하여간 부딪힘도 있다는 것이 같이 느껴지지만, 제주도에서 소위 말하는 "특급 호텔" 중에서는 이 정도 수준을 만나는 것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여전히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로비 전체에 흐르는 음악들이다. 이번에는 운 좋게 메탈리카 노래는 들리지 않았지만 Bon Jovi의 Wanted Dead or Alive 나 Queen 의 Bohemian Rhapsody, 그러다가 갑자기 힙합 음악 - 제목이 얼른 기억나지 않는데 8, 90년대 유명했었던 - 돼 하나 흘러 나왔는데 호텔 1층의 공간을 이렇게 꾸며놓고 그런 노래들을 아무렇지 않게 틀어놓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직원들이 그만 두는 이유에는 이런 것들도 일부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호텔 산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하고 접근하는 기업체가 과연 몇 곳이나 있을까?

2022. 8. 12.


전날 저녁에 디너 메뉴가 대폭 줄어든 것에 실망했었는데, 딤섬 메뉴는 바뀐 것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은 기대를 하였다. 물론 한국인들이 찾지 않는 닭발 같은 것은 빠질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딤섬을 비롯한 점심에만 주문 가능한 요리들도 많이 빠졌었다.

그래도 반가운 것들이 눈에 띄었는데 순무 케이크나 함수각과 같은 딤섬들이 새로 나왔었다. 내 입장에서야 빠진 메뉴들이 아쉽긴 해도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면 꼭 있는 메뉴들이 일부 포함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새로 나온 딤섬류들이 한국에서 인기가 있느냐는 것인데, 한국에서 딤섬은 곧 찐만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에...


순무 케이크의 경우 웍 프라이드 해서 나오는데 차이나 하우스는 특이하게도 비펑탕 스타일로 내놓는다. 웍 프라이드 한 순무 케이크를 먹을 때마다 팬 프라이드 한 것에 비하면 너무 기름지지 않나 생각을 하는데, 차이나 하우스는 비펑탕 스타일로 내놓으니 오히려 깔끔한 감칠맛의 마무리가 마음에 들었다. 부드러운 순무 케이크와 대조되는 질감이 곁들여지니 재미 또한 있었는데, 한국에서 광동 요리를 제대로 내놓는 세 곳 중에 유일하게 딤섬 메뉴로 순무 케이크 선택이 가능하니 아직 메뉴에 존재할 때 기회가 될 때마다 부지런히 먹어야겠다.


반면에 함수각이나 창펀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내놓는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함수각의 경우 단맛이 다소 심심하게 느껴졌었고 창펀 역시 소스가 밋밋했었기 때문이다. 샹젠바오는 너무 건조했었다. 

차이나 하우스는 주방 인력에 따라 여전히 맛과 완성도의 격차가 큰 것은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이는 차이나 하우스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 그나마 세 곳 중 한 곳은 그런 차이를 느낄 수가 없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 주방 인력을 모두 외국인을 채용하지 않는한 한국에서 그 격차는 감안해서 먹을 수 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세 곳 모두 문을 열었을 때에는 꽤 의욕적으로 광동 요리들을 - 딤섬을 포함해서 - 선보였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메뉴 선택지는 많이 줄었다. 그리고, 세 곳 모두 비슷한 요리들이 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넓게 보면 광동식 레스토랑 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점들이 다 그러한데, 여전히 맛은 개인 취향이라는 앞뒤가 맞지 않은 - 개인 취향이라면 인기 메뉴도 달라야 하지 않나? - 이야기를 바탕으로 서로 음식들을 평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음식의 완성도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2022. 7. 24.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제주도에 있는 오성급 호텔들 중 가장 음료와 음식 모두 신경 쓰는 곳이라 제주도에 갈 때마다 들린다. 여전히 음료에 대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특색 없는 제주도 녹차나 정체 불명의 커피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픈 초창기에만 하더라도 그런 메뉴는 당연히 없었다. 많이 찾으니 준비한 것이든 준비를 해놓았으니 많이 찾는 것이든 반가운 일은 아니다. 칵테일 메뉴를 좀 더 보강할 계획이라고 들었는데, 호텔 바 특성상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저녁에 차이나 하우스에서 식사를 한 뒤 한 잔 정도 마실 생각은 갖고 있다. 

꾸준히 매달 또는 계절별로 메뉴가 바뀌긴 하지만 들어가는 재료가 달라질 뿐 사실 큰 변화는 없는데, 국내 여느 호텔들처럼 이 호텔에서도 애플 망고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었다. "케이크가 촉촉하고 부드러워요!" 와 같은 후기는 비단 이 호텔만의 후기는 아니지만, 그것이 정말 대단한 일인가? 당연한 것에 대해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은 물론 잘 모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자칭 "빵"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 이야기 할 내용은아니다. 그것이 해외에서의 풍부한 경험까지 더해진 것이라면 더더욱, 사실 많이 먹었다고 잘 아는 것은 아니다. 그냥 많이 먹어 본 사람일 뿐이다. 아무튼 망고 케이크는 부드럽긴 하지만 망고의 질감이 부드러움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뭉개지면서 살짝 결이 느껴지는 질감이 그리 잘 어울리지 않았다. 게다가 이런 과일류에서 기대하는 신맛은 "제주산 애플 망고" 에서는 당연히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맛의 차원에서도 잘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을 생각 하면 제주도에 있는 호텔인데, 망고 케이크를 팔지 않았을 때 어떤 반응들이 일어날까?


체리 피스타치오 타르트는 피스타치오 크림이 뻑뻑한데다 체리 역시 신맛의 기대치가 낮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웠던 것은 예전과 달리 단맛이 잘 느껴졌다는 것이다. 물론 좀 더 단맛이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 정도라면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로비에 흐르는 음악들은 락에서부터 힙합까지 중구난방인데다 체크 인 과정에서 대기하는 손님들이 무작정 들어와 빈 자리에 앉고, 신발을 신은채로 소파 위를 올라가거나 테이블 사이를 전력 질주하는 아이들은 많아졌다. 그만큼 메뉴도 가짓수는 늘었지만 혼돈의 연속인데 누군가 새로 와서 맛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고 이 호텔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하얏트 계열의 호텔이니 인력풀은 어느 정도 가동이 가능하지 않을까? 

2022. 4. 19.


예상대로 '뷰 맛집' 으로 유명해졌다. 오픈 초 열정이 넘치던 직원들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단순하게 그만둔 직원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그보다 이곳의 문제는 한국의 거의 모든 유명한 '맛집', '뷰 맛집', '고오급 오성급 호텔 라운지' 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주문했던 베린은 여전히 매끄러운 구석이 전혀 없었다. 단맛과 신맛의 균형? 그런 것은 이제 한국에서 크게 바라지도 않는다. 망고와 패션 프루트를 넣었는데도 이 정도 수준의 맛내기라면 그 이유는 뻔히 짐작된다. 심지어 티라미수는 해동이 덜 되어 언 상태 그대로 나왔었다. 올려놓은 딸기는 물컹거리며 흐릿한 단맛과 함께 신맛은 없는 국산 딸기의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는데, 떠먹기 불편한 상태로 올려놓았었다. 이미 두 번 넘게 페이스트리 셰프가 바뀌었는데, 바뀌었다면 예전과 달라져야 하지만 - 단순하게 기술적인 문제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 그런 결과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저녁에는 칵테일을 마셨는데 주문한 보스턴 쿨러는 얼음 알갱이가 마시는 내내 계속해서 씹혔었다. 호텔 라운지 바의 칵테일 결과물에 대해서 크게 기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 이는 해외 호텔도 마찬가지이다. - 그래서 결국 라운지 38은 어떤 곳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들 먹을만큼 먹어봤다고, 마실만큼 마셔봤다고 전제를 하면서 리뷰를 남기는데 이 정도 수준의 결과물이라면 당연히 비판을 해야겠지만 그런 리뷰를 거의 본 적이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후기는 '뷰' 를 중심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결국 외국인 페이스트리 셰프는 떠났고, 바는 병째 주문한 와인과 위스키 중심, 서울에서 제주까지 거의 모든 호텔들이 똑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다들 맛은 개인 취향, 사람마다 다르다고 외치면서 말이다.

2022. 4. 11.


이번에 방문하니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었다. 봄을 맞이해서 이른바 '봄 특선' 메뉴이다. 서양 요리와 달리 동양 요리는 재료에 좀 더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는데 - 서양 요리가 좋지 않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 그게 또 한국, 일본, 중국이 서로 비슷하면서도 또 다르다. 일단 중국 요리만 고면 어떻게 조리를 해야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굳이 문화 혁명까지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 옛 것을 연구해서 받아들여야 정통, 전통이지 따위 소리를 하기엔... - 광동 요리만 봐도 서양 요리의 조리 기법을 받아 들여 자기네만의 요리로 거듭나지 않았던가?

사실 메뉴명만 보더라도 어떻게 나올지 충분히 예상 가능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다 주문했었다. 한국인의 입맛에 얼마나 맞춰 내놓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요리들이 대부분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종종 착각하는데 사실 광동 요리가 그렇게 간이 강한 요리들이 아니다. 오히려 흔히 좋아하는 정통일수록 간을 한 듯 안 한 듯한 경우가 많은데 그런 요리들을 중심으로 메뉴 구성을 해놓았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요리가 다 그런 것은 아니긴 한데, 최대한 한국인 입맛에 맞춰 간을 강하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맛을 더욱 살리는 배려까지 한데다 XO 소스가 들어간 요리도 약간의 칼칼함 - 물론 나는 이런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 만 느껴질 뿐이다. 셰프가 이제는 한국인들이 어떤 맛을 선호하는지 잘 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래서 나는 이런 결과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항상 이야기 하지만 한국인 입맛에 맞는 중국 요리, 즉 한국식 중국 요리집은 제주도에도 널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차이나 하우스의 인기 메뉴는 북경 오리이다. 봄 특선 요리 따위 알게 뭐란 말인가?

2022. 2. 20.


한국의 중식 파인 다이닝들은 저마다 광동식 레스토랑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사실 제대로 광동 요리를 내는 곳은 세 곳 뿐이라 생각한다. 그 중 두 곳은 여러 이유에서 광동 요리를 제대로 만나기 힘들긴 하지만 르 쉬느아만큼은 많은 한국인들이 뭐라 하든 - 인플루언서들 포함해서 - 창의적이든 전통적이든 광동 요리를 내놓고 있다.

그래서, 세 레스토랑 중 설날 특선 요리를 가장 기대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중국의 설날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맘때면 사자춤도 추고 그래야 하지만 그것까지는 바라긴 힘드니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발음의 유사성 때문에 일부러 복을 거꾸로 매달아 놓았는데, 제주도이니 귤이나 파인애플도 쉽게 만날 수 있건만 예전과 다르게 올해엔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르 쉬느아 오픈 초창기 때만 하더라도 지금보다 메뉴의 선택지는 정말 다양했었다. 심지어 설날 특선 요리조차 어떤 것을 고를지 행복한 고민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재료 수급 문제야 업장 측에서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 차치하더라도 왜 갈수록 선택지는 줄어드는 것일까? 다들 중국에서 유학도 했다 하고, 심지어 오래 살아봤다고 하는데다, 인플루언서들 조차 북경 오리든 광동 요리든 무엇이든 셰프들에게 속된 말로 꿀리지 않기 위해 많이 먹어봤다고 내세우는데 왜 정작 설날 요리에 대해선 별 다른 말이 없는 것일까?


한국에서도 무병 장수 기원이라든지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해서 전통 요리를 먹는 것처럼 - 예를 들면 떡국과 같은 - 광동 요리에서도 그런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르 쉬느아에서도 사진과 같은 찹쌀밥이나 작년과 같이 건관자 계란 요리 - 작년에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 , 찹쌀떡과 같은 전통적인 설날 요리는 계속 해서 나오고 있었고, 전통적인 광동 요리로 배추찜이나 해삼, 절인 돼지 고기 요리도 메뉴에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웠던 것은 절인 돼지 고기 요리인데 절였으니 당연히 돼지 고기는 비교적 짠맛이 강하긴 하지만 텁텁한 토란 - 그러나 익숙해지면 텁텁하다는 느낌은 그리 들지 않는다. - 과 함께 먹다 보면 절로 잘 찐 자스민 쌀밥이 생각났었다.


디저트로 계란 물을 입힌 찹쌀떡이 가장 무난하긴 한데, 그와 함께 가장 많이 먹는 설날 디저트로 찹쌀 경단도 르 쉬느아에서 먹을 수 있었다. 이것도 변주가 다양해서 개인적인 욕심으로 체계적인 책을 한글로 써보고싶은데,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그럴려면 일단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야 할텐데 그런 날이 내 인생에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22. 2. 9.


올해에는 개인 사정 때문에 새해 특선 메뉴를 못 먹을거라 생각했었다. 다행히도 지난 주말에 제주도를 갈 수 있게 되어서 먹을 수 있었는데, 예전처럼 하루 여유를 갖고 이것 저것 충분히 먹을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결과적으로 선택지를 제한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푼 초이의 경우 그 유래를 검색해 보면 -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 나는 '맛' 으로 먹는 음식은 아니라 생각하는데, 해외에서와 마찬가지로 차이나 하우스 역시 여러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양이었기에 주문할 수 없었다. 주문할 수 있었어도 해외와 달리 재료의 제한 때문에 - 한국에 건전복이나 건부레 같은 것을 법적으로 문제 없이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는가? 만날 샥스 핀 타령만 할 뿐이다. - 주문을 선뜻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차이나 하우스에서 준비한 설 특선 요리들은 꼭 설날이 아니더라도 광동식 레스토랑이라면 흔히 만날 수 있는 메뉴들 몇 가지들도 있었고, 차이나 하우스가 광동 요리만 만드는 곳은 아니기에 다른 지역의 요리들 - 언제 기회 되면 정말 한글로 된 책을 한 번 써보고싶다. - 도 선보이고 있었다. 다만 디너에 두 시간 가량 머무를 수 밖에 없어서 어느 지역의 요리인지, 또는 셰프의 창작 요리인지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었다.

하나씩 맛이 어떠한지 살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메뉴 구성 자체가 한국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메뉴들이었고 - 소 힘줄, 돼지 족발 같은 - 그렇지 않더라도 대다수 한국인들이 거부감을 일으킬만한 향과 맛의 구성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눈에 띈 것은 니엔 가오인데, 차이나 하우스는 해외의 레스토랑들처럼 포장 판매도 같이 하고 있었다.

2021. 11. 3.


딤섬 메뉴는 많이 바뀌지 않았지만 다른 요리들은 새롭게 등장한 메뉴가 꽤 많다. 거의 새로 메뉴판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보다 눈에 띄는 것은 차이나 하우스가 추구하는 방향이 비록 한국인 입맛에 맞춰 요리를 내놓고 있지만 - 간단하게 말해 과조리 하고 간은 싱겁게 내놓는다. - 새 메뉴 선택지는 광동 요리뿐만 아니라 상해, 사천, 호남 등의 요리도 많이 추가하였다.






그 중에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바로 이 생선 부레 수프였다. 심지어 오리까지 들어가 있는데 - 물론 북경 오리 따위를 집어 넣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 , 이 진득한 질감과 함께 지방의 고소함이 밑바탕인 수프를 드디어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었다. 뿐만 아니라 전복 수프와 소라 수프도 만날 수 있었는데, 불도장이 모든 것인 현실에서 - 아주 특별한 날에는 제비집 수프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 수프 선택지가 다양해지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비록 건전복이나 건부레가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거의 수입이 되지 않고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도 품질이 썩 좋지 않음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로 요리를 내놓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또 그만큼 많이 찾는다면 언젠가는 이 암울한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을까?






디저트도 가짓수가 늘었는데 한국인들에게는 썩 반갑지만은 않을 것 같다. 차가운 것보다 따뜻한 디저트가 주를 이루는데다 단 것 같으면서도 달지 않은 - 정작 많은 한국인들이 달지 않은 서양 디저트를 선호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의외이지만 - 디저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굽거나 튀긴 디저트들은 대부분 완성도가 떨어지는데, 바삭해야 할 질감들이 눅눅함쪽에 더 가까웠고, 살짝 과조리 되어 쓴맛이 약간 느껴진데다 처음부터 접시에 담아 나올때 부숴진 부분들이 많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프와 함께 반가웠던 디저트가 바로 이 코코넛 푸딩이다. 고소함과 함께 은은하면서도 계속해서 입안을 자극하는 단맛의 이 부드러운 푸딩은 식사 후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하기에 제격이다. 다만 맛의 균형을 위해 해외에서라면 열대 과일이 - 주로 리치 - 푸딩 위에 올라갈텐데,  - 아니면 딸기라도 - 한국에서 신맛이 잘 느껴지는 과일 역시 썩 반응이 좋지 않음을 생각한다면, 아니 처음부터 한국에서 구할 수 없으니 옆에 나온 과일들은 그저 구색용에 지나지 않으니 차라리 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외에도 다양한 요리들을 만날 수 있는데, 재료의 열악함, 주방에서의 조리 수준, 아주 지긋지긋한 '중국 냄새와 짜다' 타령 때문에 고심한 흔적들이 한데 어우러져 여전히 요리에서 묻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다양한 선택지때문에 이제는 차이나 하우스를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2021. 11. 1.


지난 9월 중순에 새 메뉴가 나왔었는데 10월 말에 방문하였다. 딤섬 메뉴는 큰 변동은 없었지만 눈에 띄는 메뉴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turnip pastry 이다.

내부 사정을 일일이 알 수는 없지만 차이나 하우스가 오픈한 이후 메뉴 변동 사항들을 보면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아마도 딤섬 메뉴는 또 추가 되거나 바뀔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아무튼 한국에서 딤섬이라 하면 찐만두와 같은 것들을 생각하기 쉽지만 특히 하가우와 같은 딤섬들이 일종의 고전적인 메뉴라 생각할텐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굽거나 튀기거나, 심지어 닭발이나 돼지 갈비와 같은 것들도 있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메뉴들의 다양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점에서 차이나 하우스의 딤섬 메뉴들은 그동안의 변동 과정을 보면 일단 해외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진다. 닭발부터 관탕교까지, 물론 새로 생겼다가 금새 사라진 메뉴들도 많지만 그래도 여전히 선택지는 다양한 편이다. 문제는 완성도인데, 이제는 아주 지긋지긋한 짜다 타령이 여전히 차이나 하우스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덕분에 언제든지 차이나 하우스에선 싱거운 딤섬을 만난다.

이 turnip pastry 도 이게 딤섬이야 하겠지만 이것도 딤섬 맞다. 보통 속을 육류나 조류로 채우지만 차이나 하우스는 turnip 을 채웠다. 의외로 간이 맞아서 놀랐는데 알고보니 따로 만들었다고 들었다. 보통 나갈 때에는 이보다 좀 더 싱겁게 낸다고 들었는데, 그럼 대체 무슨 맛으로 먹을까?

이 pastry 딤섬도 사실 완성도는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이런 딤섬은 가벼우면서 부드럽게 부숴지는 질감이 특징인데, 아쉽게도 차이나 하우스는 좀 더 무겁고 눅눅함쪽에 가까웠다. 그러나, 주방의 여건을 감안한다면 여기서 나쁜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적당한 선에서 만족할만하다.

2021. 8. 18.


"북경 오리 맛집", "마라탕 맛집", "탕수육 맛집" 르 쉬느아는 광동식 레스토랑이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상관 없다. 메뉴판 안에서 선택지는 그런대로 다양한 편이고, 조리 결과물은 언제나 만족스러우니까 말이다. 게다가 거의 매달 스페셜 메뉴가 존재하니 기회가 된다면 무조건 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코로나 19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스페셜 메뉴들은 대부분 몇개월째 선택 가능하고, 메뉴판의 다양했던 선택지는 가짓수가 많이 줄었다. 그런 상황에서 오랜만에 여름을 맞이 해서 "제철" 인 "제주도산 한치" 스페셜 메뉴가 등장했다.







Poached squid with enoki mushroom and soy sauce

확실히 코로나 19 영향이 큰 분위기이다. 예전 같으면 다양한 요리가 나왔을텐데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인들이 크게 거부하지 않을 간장 소스의 이 요리나 맥주 프로모션도 진행중이니 그와 함께 먹으면 딱 좋을 한치 튀김 같은 것들을 보면 말이다. 그나마 블랙 빈 소스의 요리가 하나 있지만 어차피 선택할 사람들만 선택할테니 큰 의미가 없다. 

어차피 북경 오리에 마라탕에 탕수육을 주문할텐데 "제주도산 한치" 따위가 무슨 대수란 말인가? 대신 "제주도산 한치 물회" 먹으러 많이 검색해서 찾아가겠지만.

2021. 6. 26.


6월초에 다녀간 뒤 이주일이 지나 다시 방문하니 딤섬 메뉴가 일부 바뀌었다. 선택지는 조금 더 늘어났지만 맛은 퇴보했었다. 간이 거의 안 된 딤섬들 말이다. 이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지긋지긋하다. 간이 안 된 딤섬들을 간장에 푹 찍어 먹는 모습들을 보면 이제는 별 생각도 들지 않는다.






Braised  and deep - fried chicken feet, black bean in abalone sauce

그런 가운데 오리 날개와 같은 딤섬들은 금새 사라져버렸다. 대신 닭발이 등장했는데 전복 소스랑 같이 나온다고 하지만 감칠맛은 미약하다. 

'현지화' 라는 단어의 뜻을 되짚어 봐야 할까? 아무런 맥락이 없는 맛의 설정 따위가 '현지화' 라면 난 차라리 사대주의자라 욕을 먹을지언정 더 이상 한국에서 외식을 하고싶지 않다. 정말 나는 뭐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간이 된, 과조리 되지 않은, 향이 있는 요리를 먹고싶을 뿐이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들을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대체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마주쳐야 하는가? 다들 홍콩에 한 번씩은 다녀왔다면서 레스토랑들을 비교 하던데, 도대체 홍콩 어디에서 음식을 사 먹었길래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이 난무하는 것일까? 나는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말 하나도 궁금하지 않다. 그저 의견들이 누적되어 차이나 하우스의 요리들을 망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심지어 점심에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스파클링 와인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이제 음식만 제대로 나오면 된다. 차이나 하우스는 그런 역량을 분명 갖고 있는데, 오픈 이래 반년 가까이 변함이 없다.


2021. 6. 8.


홈페이지에서 메뉴를 보니 딤섬 메뉴가 많이 바뀐 것을 확인하였다. 비록 차이나 하우스는 철저하게 한국인 입맛에 맞춰 요리를 내놓지만 어찌되었든 딤섬 메뉴가 더욱 늘어난 것은 언제나 환영할 일이다. 그것도 한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새우나 돼지 고기가 들어간 찐 딤섬류가 아니라면 더더욱! 






여전히 소개는 '반찬' 이라고 하지만 사실 일종의 '환영 음식' 인 것은 업장과 나 모두 알고 있다. 향신료의 향이 좀 더 더해지면 좋겠지만 여긴 한국임을 잊지 말자. 신맛도 마찬가지이다.







Lapsang Souchong

국내에서 차를 구하는 것보다는 훨씬 향과 맛이 좋은데, 당연히 해외에서 직수입 해오니 그렇다. 물론 호텔에서 판매하는 것이니 검역 절차는 준수했는데, 몇 번 이 블로그에서 이야기 했었지만 좋게 말해 법이 우리들의 건강을 위해 아주 철저하게 절차를 밟는지라 사실 종류의 다양성은 아직까지 이곳에서 만나기 어렵다. 작년 말에 오픈 했을 때 곧 차 종류가 더 늘어날 것이라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직도 차의 가짓수가 많이 늘어나지 않은 것만을 봐도 알 수 있는데, 언젠가 절차가 끝나면 차 선택지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찻잔도 마찬가지로 원래 이렇게 제공할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국내 모 업장에서의 1 ~ 2년이 걸렸던 시간을 생각하면 꽤 빨리 (?) 들어온 것이다. 







Cantonese roast duck


메뉴를 보면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이 광동식 오리 구이! 

우선 차이나 하우스는 광동식 레스토랑은 분명 아니다. 광동 요리뿐만 아니라 사천과 상해 요리도 함께 선택지를 제시하는 곳이라 사실 북경 오리가 인기 많은 것에 대해 큰 불만은 없다. 문제는 국내에 유통 되는 오리가 북경 오리든 이 광동식 오리 구이든 요리를 하기에 적합한 종류인가? 껍질만 주네, 살코기랑 같이 주네도 마찬가지, 이 작디 작은, 지방층도 얇은 오리로 대체 어떤 수준의 북경 오리가 나오는 것을 바란단 말인가? 비교를 하자면 끝이 없지만 결론은 국내에 유통 되는 오리는 처참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아무도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 정도로 북경 오리가 인기가 있다면 이제는 오리도 새로운 종류가 유통이 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그런 가운데 광동식 오리 구이를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사실 이 정도 품질의 오리를 북경 오리든 광동식 오리 구이든 파인 다이닝에서는 내놓으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국내 여건을 감안한다면 그저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 비록 최대한 한국인들이 거부감을 덜 보일 수준으로 향을 내고 오리를 익혔지만 그저 플럼 소스에 오리 한 점 찍어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 나는 만족한다.







Deep - fried shrimp meat ball with mozzarella cheese

한국인들에게 딤섬이라면 주로 찐 종류의 하가우와 같은 투명한 피의 새우가 들어간 딤섬을 많이 떠올리겠지만 사실 그 종류는 정말 많다. 언제 한 번 찾아본 적이 있는데, 일단 서적은 힘든 것 같고 구글링을 통해 알아보다가 그 수 많은 종류와 변형, 각 지역에서의 특정 딤섬 조차 여기 저기 변형된 모습들을 보니 자료를 찾다가 금방 지쳐 버려서 포기 했었는데, 아무튼 이런 완자도 찐 것 뿐만 아니라 튀긴 것도 종종 만나게 된다. 안에 치즈가 들어 있고 튀긴 것이니 함께 나온 마요네즈가 신맛을 더해 맛의 균형을 맞춰 주니 마요네즈를 아끼지 말고 푹 찍어 먹자. 단맛도 더해져서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돼지 갈비, 찹쌀 연잎밥, 심지어 오리 날개찜까지 새로 메뉴판에 등장 했다! 해외의 여느 레스토랑을 가더라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딤섬들 - 안타깝게도 순무 케이크와 창펀은 아직 빠져 있다. - 을 드디어 차이나 하우스에서도 만날 수 있다. 물론 한국인들 입맛에 철저하게 맞추는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정책에 따라 비록 맛과 향은 덜 하지만 앞서 광동식 오리 구이처럼 딤섬도 그저 한국에서 선택할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어느 나라 음식이든 다른 나라로 건너 가게 되면 맛은 달라질 수 있다고 하지만 유독 국내는 그 편차가 너무 심하다. 지방의 고소함이 조금만 더해져도 느끼하다는 평이, 짠맛과 감칠맛의 밑바탕은 그저 소금을 들이부은 것이라는 평이, 향신료는 잡내 따위나 없애는 하지만 이건 중국향이야와 같은 평이 난무하는 현실이다.

차이나 하우스는 결국 대중성에 초점을 두었는데, 그런 가운데 다양한 중국의 지역 요리를 만날 수 있다. 비록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요리가 중심이긴 하지만 비단 이 곳만의 문제는 아니기에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그저 여기에서 더욱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21. 2. 22.


비단 그랜드 하얏트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긴 한데, 설을 맞이해서 스페셜 메뉴를 준비했다면 홍보를 하다못해 홈페이지 메뉴 설명에라도 올려야 하지 않을까?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국내 호텔들은 각종 플랫폼 계정을 만들어놓고 정작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기껏 한다는 것이 '인플루언서' 동원해서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것인데, '인플루언서' 가 하나라도 제대로 알고 이야기하는 경우 역시 보지 못했다. 설 연휴 전에 차이나 하우스에 방문 했을 때 혹시나 해서 문의 하니 설 메뉴를 준비했다고 답변을 들었으니 알고 방문한 것인데, 이마저도 질문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넘어갔을 것이다.






조명이 어두워졌는데 이유를 묻지 못했다. 흘러 나오는 음악,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레스토랑이 추구하는 방향 등을 생각하면 예전의 밝기가 더 잘 어울린다.

한편 간장, 흑식초, 참기름이 담긴 병을 각 테이블에 놓아두었는데, 간장과 흑식초는 사실 이렇게 놓아두는 경우를 해외에서 아주 가끔 보긴 했었지만 거의 드문 경우라 의아했었다. 특히 참기름은 왜?







Steamed clam, garlic, vermicelli

지난 마늘 소스 전복찜을 생각하면 마늘이 좀 더 올라와 있긴 한데, 문제는 익힘 상태였었다. 차이나 하우스 첫 방문 이후 계속해서 만났던 문제인데 해산물 요리는 대부분 과조리를 한다. 이 키조개찜도 너무 질겨서 먹다가 말았는데, 사실 이유는 충분히 짐작된다. 날 것, 즉 회도 먹는 한국인들이 정작 이런 해산물 요리는 덜 익혔다고 항의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다음 방문에는 이 부분을 이야기 해서 다른 해산물 요리를 먹을 생각이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이 없다면? 







Deep - fried Jeju prawns, wasabi mayonnaise

그래서 사실 이 요리도 과조리 된 결과 새우가 너무 질겨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요리임에도 불구하고 절반 정도는 남겼었다. 와사비 마요네즈는 와사비의 톡 쏘는 향과 더불어 단맛, 지방의 고소함, 신맛의 균형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신맛이 좀 더 강했다면 균형감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물론 그런 경우 너무 시다는 항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Fried glutinous rice, mushroom, sausage, bamboo shoots, dried scallops and shrimp

가장 기대했었던 요리는 이 찹쌀밥이었다. 설에만 먹는 음식인데, 진한 감칠맛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밥이 너무 질었다. 조금 과장하자면 거의 죽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질었다. 원래 한 번 스터 프라이드 한 다음 다시 쪄서 내놓는 요리인데, 그렇다고 해서 이 정도로 질척이지는 않는다. 

지난 첫 방문때부터 느꼈었던 것이지만 차이나 하우스는 한국인들의 입맛을 너무 고려하고 있다. 그것도 어느 정도이지 철저히 한국인 입맛에 맞추니 정말 말도 안되는 요리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찹쌀밥 역시 그랬다. 이런 질척이는 찹쌀밥은 한식에서 수도 없이 만났는데, 굳이 설날을 맞이해서 특별하게 먹는 밥까지 그것도 중국 요리를 이렇게 한식에서의 찹쌀밥처럼 먹어야 할까? 그래서, 사실은 더 이상 차이나 하우스에 갈 생각이 없어졌다.







Double - boiled soup, abalone, dried seafood

이 수프가 없었다면 정말 차이나 하우스에 다시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전복 수프라고 표기되어 있었지만 한국식 중식당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런 수프가 아니다. 좀 더 진했으면 좋았겠지만 - 이 역시 한국인 입맛을 어느 정도 고려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 건관자, 건전복, 건해삼이 들어간 이런 고소하면서 진한 감칠맛과 뒤에 느껴지는 단맛의 수프를 그것도 생선 부레까지 들어간 수프를 드디어 한국에서 먹을 수 있다니!

설날 맞이 스페셜 메뉴이니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면 - 2월 말일까지 진행한다. - 더 이상 만날 수 없겠지만 이후에도 판매할 수 있다고 하니 제발 그러기를 바란다. 







Vanilla ice cream

설에 먹는 찹쌀떡이 디저트 메뉴에 없다 보니 - 그런데 네이버 블로그 후기를 찾아 보면 누군가가 서비스로 받은 사진이 있었다. - 다른 디저트 메뉴를 선택해야겠지만 바뀐 것이 없다보니 아이스크림을 선택했었다.

안타깝게도 차이나 하우스 디저트 메뉴에서는 이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정도 수준의 아이스크림을 제주도에서 만날 수 있다니!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한국식 중식 요리를 하는 곳은 제주도에도 많이 있다. 물론 업장측 입장에선 매출은 꾸준하게 있어야 하니 어느 정도 추구하는 방향을 바꿀 수 밖에 없겠지만 그래서 결국 손해를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저마다 미식가를 자처하고 있지만, 심지어 홍콩, 마카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왜 한국에서 외국의 음식들은 여전히 '한국식' 을 벗어나지 못할고 있을까?

2021. 2. 19.


사실 첫 방문할 때만 하더라도 바란 것은 하나뿐이었다. 델리에서 처음 설명 들었을 때 외국인 셰프 -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일종의 사대주의자는 아니다. - 가 존재 했었고, 차이나 하우스의 음식이 괜찮았다면 차이나 하우스에서 식사 후 커피 한 잔에 무언가를 하나 곁들이고 떠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안타깝게도 결과물은 좋지 못했었다. 그런 경우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할 줄 모르니까, 다른 하나는 할 줄 알지만... 인데, 느낌은 후자에 가까웠었다. 호텔 다이닝에서 무엇을 바라냐고? 최소한의 '기본' 은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그만큼 '기본' 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파인 다이닝들이 나는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관점에서의 요리는 꿈조차 꾸기 힘들고, 최소한의 '기본' 은 할 줄 아는 곳만 있어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는데 오죽하면 호텔 다이닝 리뷰를 남기겠는가?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최소한 말도 안되는 제품을 내놓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가 막혀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더 이상 리뷰 글을 올리고 싶지 않았는데 - 사실 호텔 로비 라운지를 리뷰 한다는 것부터가... - 그런대로 먹고 마실만한 곳이 계속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리뷰 글을 올린다.







Earl Grey

커피는 더 이상 마시지 않기로 했었던 것이 여러 차례 방문을 통해서 소위 말하는 '한국화' 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처음 방문 했을 때 - 오픈한지 이틀째 되는 날 - 커피 온도는 교과서적이라고 할 만큼 적절했었는데, 그 이후 온도가 높아졌었다. 추운 겨울 날 너무 뜨거워 한참을 후후 불어가며 마시는 커피 맛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런 커피를 내놓는 곳을 가면 되는데, 꼭 제대로 내놓는 곳을 커피 내릴줄 모른다고 깎아 내리며 바꾸려고 노력한다. 덕분에 이 곳 커피도 제법 뜨거워졌다.

맛이 평탄한 가운데 신맛만 튀어나오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마실만 했었던 커피는 마치 기름 쩐내 비슷한 향과 태웠을 때 나는 불쾌한 쓴맛으로 바뀌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원두를 바꿨다고 들었다. 최대한 호텔이 자리잡은 지역의 식재료를 사용하려는 취지는 이해 하지만, 난 여전히 굳이 열등한 식재료를 써야 하는가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차를 선택했었는데, 최소한의 품질은 갖추었다. 문제는 여기에서도 발생하는데, '차' 라는 이름을 가진 꿀 생강차, 유자차 같은 것들도 있지 않은가? 요청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심지어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귤' 을 원료로 하는 차까지 준비하고 있단다. 그런 것들은 제주도의 수 많은 카페에서는 하나 이상씩은 다 판매하고 있으니, '품격' 있는 호텔에서는 판매 하지 않는 것이 낫다. 고상한 분들이 그런 요청을 하면서 '품격' 이란 단어를 언급할 때마다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지역의 식재료를 적극 도입할 것이라면 제주도의 '녹차'가 유명하니,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서만 마실 수 있는 정말 제대로 만든 '녹차'를 개발하는 것은 어떠할까? 그렇다면 외국인뿐만 아니라 국내의 '차' 애호가들에게 오히려 더욱 인기를 끌 수 있을텐데?







Salted Caramel Éclair

카라멜의 복잡미묘한 맛은 무척 좋은데 짠맛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서로 어울리지 않아 신기했었지만 그런대로 짠맛이 존재 했었는데, 이후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메뉴명에도 salted 가 있는데 짜다고 항의 하는 모습을 설마 했었는데 실제로 만날 줄이야. 카라멜의 복잡미묘한 맛도 사실 방문할 때마다 편차가 커서 주방에서 여러가지로 고생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 때마다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라 생각하기에 이제는 더 이상 먹을 생각은 없다. 어쩌다 생각 나면 한 번쯤 먹어보겠지만 말이다.







Madagascar Vanilla Mille Feuille

잘 만든 밀푀유, 바닐라 향도 정말 입안을 황홀하게 만드는데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쓴맛이 거슬린다. 처음에는 분명 과조리의 결과물이었고, 그 다음 방문에는 과조리는 아닌데 마지막에 느껴지는 쓴맛이 불쾌한 여운을 갖게 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잘 만든 밀푀유를 계속 먹고싶었기에 아쉬운 부분을 자세하게 이야기 했었는데, 고맙게도 그 부분만큼은 계속해서 수정하였기에 정말 감사하다. 마지막 방문 때에는 불쾌한 여운의 쓴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좋았는데, 대신 이번에는 질감이 눅눅한......


흘러 나오는 팝 음악도 그런대로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직원들의 응대도 제주도의 '특급' 호텔답지 않게 훌륭한데, 정작 중요한 차와 커피와 음식이 약간의 아쉬움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계속 이 곳을 찾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