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5. 20.

AKIRA BACK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아키라 백 주말 브런치 솥밥



포시즌스 호텔 서울 아키라 백에서 새로 주말 브런치 메뉴를 시작한다고 들었을 때 나름대로 기대를 했었다. 얼마 전 새로 나온 메뉴인 샤브샤브를 생각하면 예전 키오쿠 시절의 음식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솥밥 메뉴가 메인이라는데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AB Weekend Brunch

Japanese Steamed Egg Custard 

Sea Urchin, Salmon Roe


첫 시작은 괜찮았었다. 키오쿠 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아키라 백 음식들을 생각하면 좀 더 가이세키에 가까운 요리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AB Weekend Brunch

Pot Rice with Fish

Grilled Seasonal Fish, Katsuo Dashi


그러나 그 이후 나오는 샐러드와 생선회는 전형적인 아키라 백 스타일이었고, 심지어 솥밥도 내가 생각했던 그런 솥밥이 아니었다. 이게 문제가 되냐고? 사실 아키라 백 측에선 키오쿠를 언급하지 않았으니 혼자 상상에 빠진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일뿐 전혀 문제될 것은 없다. 게다가 아키라 백 스타일이라고 표현하니 무언가 잘못된 음식이 아닐까 오해할 수 있는데, 프랜차이즈 브랜드라는 것과 아키라 백이 추구하는 방향을 생각하면 전형적인 단맛 중심에 바삭함과 부드러움의 질감 대조, 적당히 눈 요깃거리를 제공하는 플레이팅을 보여주고 있다. 주말에 가볍게 즐기기 딱 좋은, 기존 아키라 백 메뉴들의 지향점을 생각하면 그 선에서 만족스러운 메뉴 구성이다.


하지만 아키라 백 서울은 언제까지 비슷한 음식들을 내놓을 것인가? 간단하게 말해 모든 음식들이 맛이 비슷하다. 그래서 쉽게 질려버릴 가능성이 높은데, 메뉴 개편도 거의 없으니 이런 식으로 운영하다보면 어느 순간 인기가 사라질 수 있다. 특히 서울은 음식 유행이 금방 바뀌는 도시가 아닌가? 모든 식당들이 꼭 깊이가 있는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비슷한 음식들을 내놓거나 기존 메뉴를 거의 변동없이 유지하는 전략은 이제 오픈한지 일년이 지났으니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할 시기라 생각한다.


한편으로 아쉬운 것은 인력 낭비이다. 아키라 백 주방에는 옛 키오쿠 시절의 인력들이 대부분 남아 있기에 조리 실력은 매우 우수한데, 그에 비해 만드는 음식들은 대체로 단순하다. 앞서 전략 이야기의 연장선인데 가이세키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방 인력의 조리 실력을 생각한다면 기왕 새로 주말 브런치 메뉴를 개발하기로 했으니 충분히 새로운 메뉴를 내놓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자가복제 수준의 메뉴만 계속 내놓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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