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9. 16.

BOCCALINO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보칼리노 아르헨티나 말벡 월드 데이


코로나 19 때문에 모두가 고생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번처럼 해외에서 셰프를 초빙해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스페인이 아니라 아르헨티나쪽이었던 것 같은데,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니 결국 방향을 조금 바꿨다고 들었다.





Cantena Malbec 2017







Spicy pork sausages and mozzarella Empanadas accompanied with garlic and paprika aioli, tomato, cilantro and red onion salsa

부에노스아이레스에 포시즌스 호텔이 있으니 레시피는 그쪽에서 받았다고 한다. 엠파나다는 부드러우면서도 바삭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하게 씹히는 질감이 흥미롭다. 입안에 넣어 베어 물자 퍼지는 지방의 고소함과 함께 살짝 올라오는 돼지고기의 향이 맛을 입체적으로 느끼게 한다. 여기에 살사는 새콤함을 더해주고 아이올리는 고소함을 더해주는데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짝을 지은 와인이다.

와인을 처음에 그냥 마셨을 때에는 바디와 산미는 중간 정도인데 조금 강하게 느껴지는 탄닌이 무난하게 느껴졌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느껴지는 탄닌은 그 강도가 처음에 비해 덜하긴 하나 엠파나다와 함께 먹으면 굉장히 매혹적이게 느껴진다. 쌉싸름하게 시간차를 두고 입안에서 마무리 되는 것이 입맛을 한층 돋운다. 시작부터 흥미롭다.







Terrazas de los Andes Reserva Torrontés 2019







Pan roasted halibut, chorizo, cherry tomatoes, red chili, sheep cheese

한국에서 토마토에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있는데 이번에는 놀라웠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느껴지는 감칠맛이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잘 구운 광어의 은은한 단맛과 토마토가 갖고 있는 감칠맛 이외에도 적절한 신맛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초리조와 페타 치즈의 짠맛과 감칠맛과 고소함이 더해지니 이 요리만으로도 즐겁다. 아주 살짝 스쳐 지나가는 매콤함도 흥을 더욱 돋운다.

거기에 짝을 맞춘 테라자스 레제르바 토론테스 와인은 와인만 마셨을 때 처음 느껴지는 열대 과일 향들이 상쾌하다. 가볍고 산미도 그리 높지 않은데, 실제로 그리 달지 않지만 달게 느껴지는 - 마치 꿀처럼 - 맛이 신기했었는데 광어 구이와 같이 짝을 지으니 처음에는 열대 과일향이 한층 입안을 복잡하지만 상쾌하게 정리해주면서 뒤에 잔잔하게 느껴지는 꿀향이 광어와 토마토의 단맛과 서로 짝을 이루며 은은한 단맛이 약간의 긴 여운을 느끼게 한다. 아르헨티나의 바다 또는 산이 느껴진다고 할까? 한 번도 가본적이 없지만 음식과 와인이 그만큼 맛을 형상화하고 있었다.







Terrazas de los Andes Malbec 2017







Luca Old Vine Malbec 2017







Asada of Hanwoo beef sirloin, sweet roasted onion, baby potato and mini bell peppers

한우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우면서 적당히 탄력있게 씹힌다. 치미추리의 새콤함과 허브향만으로도 스테이크를 즐기는데 어려움이 없다. 어쩐일인지 토마토와 함께 파프리카도 단맛뿐만 아니라 살짝 감칠맛이 느껴진다. 거기에 잘 구운 양파의 단맛이 더해지면서 이 스테이크 하나만으로도 입안이 즐겁다.

이번에는 비교해보기 위해 나머지 준비된 와인 두 가지를 동시에 테이스팅 했었는데, 먼저 테라자스 레제르바 말벡은 좋게 말해 부드럽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아주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해줘서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짝은 잘 맞지만 너무 단조로워 지루하다고 할까?

루카 말벡은 와인만 놓고 보면 탄닌이 다소 강한데 이게 아주 은은하게 다가와서 크게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그런데 이 스테이크와 함께 마시니 은은한 탄닌이 꽤 긴 여운을 남기면서 순간 아르헨티나의 초원이 생각나게 한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그 초원을 말이다. 그것도 푸르른 초원의 한낮보다 석양이 지는, 잔잔하게 불어오는 늦여름의 바람이 같이 떠오르는데 갑자기 항공권을 발권해서 즉흥적으로 여행이 가고싶어졌었다. 한편으로 한우가 아닌 아르헨티나산 스테이크가 생각났었다. 그럼 또 어떤 맛의 세계가 펼쳐졌을까?

지난 두 번의 협업은 모두 스페인 레스토랑과 이뤄졌었는데 이번에는 아르헨티나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우울하고 답답한 이 시기에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것조차 조심스럽지만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가고싶다면 대안으로 보칼리노의 말벡 행사를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 같아선 매일 가고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