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12. 30.

CHINA HOUSE at GRAND HYATT JEJU DREAM TOWER - 그랜드 하얏트 제주 드림 타워 차이나 하우스 2020년 12월


처음에 그랜드 하얏트 제주 내에 중식당이 무려 네 곳 이상이나 문을 연다고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를 많이 했었다. 광동식뿐만 아니라 상해식 등의 요리를 한다고 하니 문득 그랜드 하얏트 타이페이 - 광동식 레스토랑, 상해식 레스토랑 이렇게 두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 가 생각났었다. 드디어 한국에서도 광동 요리 말고도 다른 지역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다니!!! 하지만 안타깝게도 네 곳이라는 레스토랑들은 카지노가 문을 열면 그 안에 따로 운영한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한편 차이나 하우스는 카지노에 입장하지 않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중식당이다. 홈페이지 설명을 보면 영문으로는 상해, 사천, 북부 요리를 전문적으로 한다고 설명하는데, 전화로 문의하니 북부는 북경쪽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들을 생각하면 동북 요리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호텔측의 설명은 일단 아니었다. 하지만 홈페이지 언어 설정을 한국어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갑자기 광동 요리가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이 아닌가!

전화로 문의할 때만 하더라도 메뉴는 호텔이 문을 열면 업데이트 할 예정이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 - 호텔은 2020년 12월 18일에 문을 열었다. - 에서도 여전히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결국 정보를 확인하려면 식당에 방문해야 하거나 내키지 않지만 네이버에서 블로거들이 잔뜩 사진 찍어 올리는 메뉴판 사진을 봐야 하는데,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황이었으니 도무지 정보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 나중에 방문했을 때 이 부분을 이야기 했었지만 아직까지 업데이트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더 이상 기대를 하지 않아야겠다. 





 

내가 방문할 때만 하더라도 예약 확인을 당일에 전화로 확인한다. 식당 내부는 푸드 코트 같은 디자인이다. 호텔측에서 직영으로 운영한다는데,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할까? 흘러나오는 음악들도 대부분 가볍게 느껴진다. 한편 접객 및 응대는 전반적으로 캐주얼과 파인 그 중간 어딘가쯤에 있다. 

다른 곳들을 둘러봤을 때 호텔측은 모든 다이닝의 방향을 파인 보다 캐주얼쪽으로 방향 설정을 한 것 같다. 제주도라는 지리적 위치를 생각한다면 - 지역 비하가 아니라 대도시에 비한다면 당장 직원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우선 차 이야기부터 해보자. 아직까지 주문이 불가한 메뉴도 있었지만 대체로 차에 꽤 신경을 쓴 분위기이다. 한국은 수입 절차가 까다로운 편이니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지금보다 차 선택지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을 들었다. 실제로 차를 낼 때에도 향과 맛에 초점을 두고 있었고, 첫 잔부터 마지막 잔까지 일정 수준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만큼은 앞으로도 기대가 컸었는데, 문제는 음식이었다.

우선 홈페이지 설명과 달리 상해 요리는 메뉴판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천과 광동 요리 중심인데 - 홈페이지 언어 설정에 따라 다르게 나오는 설명을 수정해야겠지만 호텔측은 딱히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이다. -, 그마저도 한국식에 가까웠다. 

탄탄면은 너무 묽고 살짝 맵다는 느낌만 있을 뿐 사천 요리 특징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흑후추 쇠고기 볶음도 질감은 거의 브레이징에 가깝고, 흑후추 특유의 향과 맛은 온데간데 없이 밋밋함을 보여줬었다. 산라탕부터 해서 차슈까지, 닭고기 냉채부터 해서 농어 요리까지 거의 모든 요리가 대체로 싱겁고 향신료의 향은 미약하다. 심지어 메뉴판에 적혀 있는 것들 중 1/3 ~ 1/2 가량은 주문조차 불가하다.

사실 이 정도 수준이면 도대체 문을 왜 열었습니까? 해야겠지만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오픈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은데다 검역부터 해서 수입 절차를 생각하면 주문이 불가한 경우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을테니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의 맛은?


앞서 라운지 음식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호텔의 정책 방향은 한국인의 입맛을 최대한 맞추자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게 항상 문제라고 생각한다. 싱겁고, 향은 거의 없고, 언제나 과조리의 결과물인 질감을 최고로 치는 것 말이다. 

외국 음식을 먹으러 가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외국에서 한식을 그런 식으로 만들어 내놓는다면 뭐라고 비판할 것입니까? 현지화, 현지화, 정체 불명의 현지화, 이제 너무 지겹다. 한국식 중식 요리를 하는 곳은 제주도에도 충분히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