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12. 5.

JIANG NAN CHUN at FOUR SEASONS HOTEL SINGAPORE -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 지앙난춘 디너 2020년 1월


목적지로 삼은 레스토랑이니 저녁에도 다시 방문하였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2020년 1월 설 연휴 직전에 방문했기 때문에 당시 지앙난춘의 메뉴들은 대부분 설 특선 메뉴만 선택할 수 있었다. 평소 좋아하던 지앙난춘의 메뉴들을 선택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컸지만 또 이 시기에 가지 않으면 언제 광동 지역의 설 음식들을 먹을 수 있겠는가! 







Double - boiled Chicken Soup with Fish Maw and Cordyceps Flower


한국에서도 다양한 수프를 만났으면 좋겠는데 요원하다. 특히 생선 부레가 들어가는 종류라면 더욱 그러한데, 일단 생선 부레가 들어갔다면 대부분 주문하는 편이라 이번에도 이 수프를 선택했었다. 튀지 않으면서도 진한 감칠맛에 진득거리는 듯한 생선 부레의 질감과 꼬들거리는 동충하초까지 결국 이런 류의 수프는 해외를 나가야만 먹을 수 있는 것일까?

한국에도 하나 둘씩 광동식 레스토랑들이 새로 문을 열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만든 수프를 내놓는 곳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나마 두 곳이 있긴 하지만 늘 그렇듯 반응이 좋지 않다보니 새로 메뉴를 내놓아도 금새 사라져 버리고, 지방의 고소함과 감칠맛은 희미한 수프들만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쉐린 가이드가 몇 년동안 꾸준히 리스트를 발표하는 것을 보면 여러가지로 개운치 않다.







Wok - fried Boston Lobster in Black Bean Sauce (Half)


웍 프라이드 한 해산물 요리가 하나 먹고싶었는데 때마침 양이 적은 랍스타 요리가 눈에 띄어서 주문하였다. 검은 콩소스의 진한 감칠맛과 뒤따라 느껴지는 쿰쿰한 듯한 짠맛이 잘 볶은 부드러운 랍스타의 단맛과 만나니 반마리는 금새 입안으로 사라져 버린다. 잘 어울릴만한 와인과 함께였다면 더더욱 즐거웠을텐데, 이럴 때 술을 잘 못 마시는 내 자신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Fried Rice with Crab Meat, Butterscotch Mushrooms and Dried Scallops in Abalone Sauce


탄력있게 씹히는 나도팽나무 버섯, 부드럽게 씹히는 게살과 바삭하게 씹히는 건관자의 질감이 한데 어우러져 질감 대조가 흥미로운 볶음밥이다. 부드러운 감칠맛의 소스의 여운이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정말 맛있게 먹었었다.







Stir - fried Glutinous Rice with Sakura Shrimps and Chinese Sausage


비슷한 요리를 한국에서도 먹은 적이 있어서 차이점이 느껴지기에 나중에 셰프에게 문의하니 싱가포르에서는 일반쌀과 찹쌀을 섞어서 볶아서 그런 것이고, 원래는 찹쌀만 볶은 뒤 다시 쪄서 내놓는 것이라고 들었다. 지앙난춘에서 내놓은 이 요리는 볶아서 내놓아서 찹쌀이 이에 달라붙는 그런 찰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 내 취향에서는 이쪽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Fish Noodles with Pork Collar in Scallion Oil


어떤 종류이든 볶음밥은 한국에서 어떻게든 먹을 기회는 있지만 이런 면 요리는 해외에서 아니면 거의 먹기 힘드니, 게다가 이미 며칠 전에 이 면 요리를 처음 먹었을 때 정말 맛있었기에 배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주문했었다.

이게 글로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는데, 탄력있게 씹히는 면 특유의 질감은 한 번 경험을 하면 계속 이 면만 찾게 될 정도로 굉장히 흥미롭다. 한국의 음식과 굳이 비교하자면 어묵과 비슷한 질감이라고 할까? 그것도 밀가루 비율이 높은 그런 어묵 말고 생선살의 비율이 높은 어묵 말이다. 소스도 짠맛과 감칠맛, 그리고 뒤에 잔잔하게 느껴지는 약간의 단맛이 더욱 입맛을 당기게 한다.







Pan Fried Rice Cake

며칠 전 방문때 어시스턴트 매니저가 한 번 먹어보라고 건네 준 한 조각이 정말 맛있었기에 이번에는 디저트로 따로 주문하였다. 왜 이런 맛있는 음식을 설에만 먹는 것일까? 겉은 바스락 거리며 씹히는 가운데 카라멜 라이징 되어 단맛과 함께 뒤따라 느껴지는 약간의 쓴맛이, 속은 찰기 있지만 전혀 이에 달라 붙지 않으면서 힘차게 느껴지는 잔잔한 단맛이 꽤 중독성이 강하다. 따로 포장해서 선물 세트로 판매도 하던데 보관이야 어렵지 않지만 이것을 갖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니 검역 절차를 밟아야 해서 결국 못 사오고 말았다.

코로나 19 상황만 아니었다면 2021년에도 어떻게 설 연휴에 맞춰 싱가포르로 다시 여행을 갈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내년에도 힘들 것 같다. 다른 것은 몰라도 마지막 두 요리는 다시 먹고싶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너무 크다. 부디 빠른 시일 내에 이 상황들이 종료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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