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새 메뉴가 나오지만 - 파인 다이닝에서 이게 신기할 일인가? 오히려 메뉴를 주기적으로 바꾸지 않는 것이 신기한 일이다. - 이번에도 또 얼마나 갈까? 광동식 레스토랑인 유 유안에서 여전히 인기 있는 음식은 북경 오리와 마파 두부이다. 모르는 사람들이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자칭 타칭 파워 블로거니 인플루언서니 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그 두 요리 중심으로 먹고서 이 집 잘 하네 또는 이 집 못하네 정도 수준의 평가 글을 올리고 있다. 언제까지 볶음밥이 건조하다와 같은 말도 안되는 평가 리뷰를 보아야 하는가?
서양 음식과는 달리 한식에서처럼 중식도 소위 말하는 '한상 차림' 문화권이어서 코스를 선택해도 대체로 음식들은 한꺼번에 차려져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불편하다면 미리 이야기 하면 어느 정도 선에서는 들어주는 편이다. 나는 해외에서 먹을 때는 그런 경험이 없던데 하는 사람들은 그게 외국인이니까 눈치껏 알아서 맞춰 준 것이라고 보면 된다. 가끔씩 심심할 때 '르 쉬느아' 와 '유 유안' 레스토랑 방문 후기를 검색해 보는데 이와 관련한 불만글을 거의 매번 볼 수 있었다. 레스토랑에서 그러면 먼저 이야기 해야 하지 않냐고 하겠지만 그리 따진다면 세상 모든 파인 다이닝들은 일일이 방문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이야기 해야 한다.
Braised Chinese cabbage with mushrooms and dried scallops
아무튼 유 유안의 새 메뉴 이야기를 해보자. 여전히 사라질 메뉴들은 첫 날부터 먹는 순간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이 채소 요리는 어떠할까? 광동 요리가 무조건 간이 센 것만 있는 것은 아닌데, 이런 류의 요리는 특히 한국 호텔 다이닝의 주요 고객인 노년층 - 부정적인 의미로 말 하는 것이 아니다. - 에게도 부담없이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렇다면 이 메뉴는 계속해서 만날 수 있을지도?
한편으로 어릴 때부터 배웠던 한국은 삼면이 바다인, 그럼 뭐하는가?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를 만나는 것이 여전히 너무 제한적이다. 특히, 건전복이나 건굴 요리는 만나기가 너무 힘들다. 북경 오리가 이만큼 인기 있고, 그에 힘입어 여기 저기 새로 생기는 중식당에서도 북경 오리를 내놓는데, 이 정도 시간이 흘렀으면 슬슬 '진짜 북경 오리' 를 만들기 위해 품종, 사육, 유통 등에 대한 결과물도 나와야 하지 않을까? 물론 나는 여전히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북경 오리를 시그니처 메뉴로 내세우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수프, 바베큐, 가금류 등의 선택지도 여전히 제한적이고, 향부터 해서 질감, 맛 모두 여전히 불만족스럽다. 이는 비단 유 유안만의 문제는 아닌데, 어찌되었든 손님들의 반응에 신경써야 할테니 그 안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이 나는 너무 안타깝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 이제 먹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고, 또 선택지도 다양해져야 하는데 그런 세상이 언제쯤 올까? 다시 말하지만 나는 모든 사람들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 플랫폼에서 저마다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리뷰를 올린다고 주장하는데, 정작 글을 쓰든 영상을 찍든 그런 내용물을 생산하는 사람들은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그리고, 그런 리뷰를 오늘도 열심히 검색해서 사람들은 광동식 레스토랑을 방문한다. "이 집이 북경 오리, 마파 두부, 망고 디저트 맛집이래."
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광동 요리' 또는 다른 지역의 요리들을 새롭게 내놓는 유 유안에게 위로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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