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많은 한국인들에게는 딤섬 브런치 - All you can eat 때문에 인기 있는 장소인데, All you can eat 의 가장 좋은 점은 잘 모르는 음식들을 먹었을 때 만약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가격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나는 체리 가든의 거의 모든 메뉴들을 먹었고, 내 취향을 이제 충분히 알고 있고 - 맛은 개인 취향이다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 , 설사 처음 보는 음식을 먹었을 때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금액을 지불하는데 거부감이 있지는 않기 때문에 이제는 딤섬 브런치는 선택하지 않는다.
Steamed crystal dumpling with fresh mushrooms and black truffle
Steamed Wagyu beef dumpling with Sha Cha sauce
트러플이 들어간다고 해서 신기해 할 정도는 아니고, 버섯들과 함께 씹히는 채소들의 아삭거리는 질감 대조, 어차피 오일을 넣을텐데 너무 과하지 않은 트러플 향이 만족스러워 이 딤섬은 체리 가든에 가면 무조건 주문한다. 굳이 수평 비교를 할 사안은 아니지만 지앙난춘과는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샤차 소스가 들어간 딤섬은 정말 입안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부드럽게 풀리는 와규의 질감이 일단 매혹적인데, 향신료에 익숙치 않다면 질감은 좋으나 입안에서 퍼지는 샤차 소스의 향과 맛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마지막에 아삭거리는 아스파라거스의 질감 대조와 살짝 매콤한 여운을 남기는 샤차 소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딤섬이다.
Steamed prawn dumpling with black garlic
Steamed cod fish dumpling with coriander
하가우는 잘 주문하지 않는 편이지만 체리 가든처럼 특별하게 만든다면 또 무조건 주문한다. 체리 가든에서는 흑마늘을 집어 넣었는데, 밑바탕의 짠맛 위에 새우의 은은한 단맛, 거기에 더해지는 진한 흑마늘의 단맛을 동시에 그러면서도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맛의 층을 느낄 수 있다. 보통 단순함에서 벗어나고자 질감 대조를 선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체리 가든은 맛의 층을 하나 더 집어 넣었다. 그것도 절묘한 비율로!
한국에서는 만나기 힘든 대구 딤섬도 해외에서는 메뉴판에서 보인다면 무조건 주문한다. 자칫 과조리 되어 퍽퍽한 질감을 만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체리 가든에서는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된다.
Crispy wasabi - aioli prawns with fresh mango and tobiko
체리 가든에서만 만날 수 있거나 체리 가든이 더욱 맛있는 딤섬들도 있지만 사실 내가 싱가포르에 여행 가는 이유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바로 이 와사비 새우이다. 정말 이것 하나만을 먹기 위해서 시간과 금전적인 여유만 있다면 매일 가고싶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그만큼 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요리는 체리 가든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튀기는 거야 대부분의 레스토랑들도 잘 하는데, 저 와사비 소스의 매콤함과 새콤함, 그 뒤에 느껴지는 단맛은 체리 가든만큼 균형이 잘 맞는 곳을 아직 보지 못했다. 흔히 느끼하다라고 표현하는 지방의 고소함이 너무 과하거나, 소스의 질감이 질척거리거나 점도가 높거나, 물론 그것이 너무 과하지는 않아서 다른 레스토랑에서도 주문을 하지만 체리 가든에서는 그런 것들을 전혀 느낄 수 없으니 좋아할 수 밖에 없다.
Cherries in nui er hong and aged kuei hua wine cocktail jelly with lychee sorbet
Organic black bean pudding with avocado and sesame ice cream
꼭 인기 많은 메뉴라고 해서 선택하지는 않지만 체리 가든에서만큼은 디저트는 이 두 개의 디저트를 포기할 수 없다. 이 두 디저트는 내가 싱가포르를 방문한 이래 한 번도 메뉴에서 빠진적이 없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먹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래서 이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디저트이기도 하다.
상큼하게 마무리를 하고 싶다면 왼쪽을, 좀 더 클래식한 디저트를 먹고 싶다면 오른쪽을 선택하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클래식함이란 우리네 입맛에는 다소 텁텁한 느낌의 고소함 위주를 말하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따뜻하지 않고 차갑다는 것이다. 많은 중국인들이 따뜻한 디저트를 주로 먹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런 차가운 디저트가 시그니처 디저트라는 것이 의외일 수는 있겠다.
코로나 19 상황이 언제쯤 종료될까? 일부러 미루고 미뤄 늦게 블로그에 글 올렸지만 상황이 장기화 되다 보니 늦게 글 올리는 것이 오히려 더욱 희망 고문이 되어버렸다. 가끔씩 저 음식들의 맛을 아직도 기억하는 내 자신이 미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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