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메뉴가 추가 된다는 이야기에 예약을 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새해 첫 날이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칵테일을 선보일까?
아직까지 한국 음식 문화에서 음식과 음료의 짝짓기란 생소한 문화이다. 여전히 음료를 주문하는 것에 거부감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볶음밥을 시켰는데 왜 계란국을 안 주냐는 항의를 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늘 말하지만 음식과 음료를 같이 주문하는 것은 강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선택지가 있으니 음료를 주문 안해도 된다는 것도 아니다. 배가 고파서 사먹는 경우라면 허기를 채우는 것에 초점을 둬야겠지만 파인 다이닝에 하루 시간을 내어 방문한다면 우리는 초점을 달리 해야 한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칵테일은 술이 들어간 두 가지와 술이 들어가지 않은 한 가지, 총 세 가지이다. 물론 지난달에 처음 시작한 칵테일들도 여전히 주문이 가능하다.
지난 칵테일들이 향과 맛 모두 강하다라고 한 마디로 압축해서 표현할 수 있다면 이번에 새로 추가된 칵테일들은 향과 맛 모두 좀 더 복잡하면서도 부드럽게 다가온다. 어떤 요리와 함께 하냐에 따라 느껴지는 향과 맛도 조금씩 달라지는데 오히려 그런 면에서 또다른 재미를 불러 온다. 예를 들어 상하이 뮬의 경우 향이 강하지 않고 지방도 적은 요리의 경우 - 다시 말하지만 유 유안은 요리를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들이 강제적으로 그런 요리를 만들게 한다. - 진저 향이 부드럽게 다가온다면 조금이라도 향이 강하고 지방도 있는 요리와 함께 한다면 잔잔하게 느껴지는 큐민 향이 음식과 부드럽게 어울린다.
다시 말해 새로 추가된 칵테일들은 지난 칵테일들과 달리 큐민이나 오향 등이 들어가 메뉴명만 놓고 보면 살짝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 한국에서 향신료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 생각보다 그 향들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고 어떤 요리와 함께 마시냐에 따라 은은하게 느껴져서 요리를 더욱 즐겁게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선택지를 극단적으로 나눠 보자면 향과 맛이 강렬한 칵테일들과 향과 맛이 부드러운 칵테일로 나눌 수 있다. 먹고 마시는 날의 상황에 따라 - 그것이 몸 상태든, 그날 따라 당기는 술이든, 어떤 요리를 선택했든 - 다양한 선택을 이제는 할 수 있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을 위해 알콜이 들어가지 않은 칵테일도 두 가지를 선택지로 내놓았다. 어떤 칵테일을 선택하든 탭 워터와 함께하는 식사보다 더욱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차 선택지도 늘려야 한다. 몇 번 시도를 해보려고 한 것으로 아는데, 더 늦기 전에 차 선택지를 늘렸으면 좋겠다. 와인 페어링 메뉴도 생겼고, 칵테일 메뉴도 생겼는데 정작 차 메뉴가 없다는 것은 좀 어폐가 있지 않나? 그것도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말이다. 물론 여전히 북경 오리와 마파 두부가 인기 있는 광동식 레스토랑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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