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레이블이 갤러리라운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갤러리라운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3. 11. 1.


벚꽃향이 매혹적인 벚꽃 케이크는 지난 4월 이후에도 변함없이 그 향을 계속 맡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수정되는 경우를 많이 만났었는데, 다행스럽게도 -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가 아닐까? -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여전히 반응은 썩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디저트라는 것이 단맛 중심의 음식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맛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다른 요소들이 더해져 맛 (flavour) 을 입체적으로 만드는데 이렁 요소들이 한국에서는 낯설음 때문인지 대체로 반응이 좋지 않다보니 그런 음식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크리스마스때나...아 그 때에도 그냥 초콜릿 중심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래서 나는 이런 류의 음식이 그래도 한 켠에는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반년 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그것이 오히려 놀라웠었다.


망고 에클레어는 제주의 여느 호텔들과 달리 망고의 신맛이 선명했었다. 향도 선명하고 단맛도 또렷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먹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망고는 단맛만 너무 강조된 나머지 오히려 신맛이 느껴질 경우 뭔가 잘못된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몽블랑도 역시나 선명한 신맛 덕분에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었다.


이런 상태가 유지만 된다면 계속해서 갤러리 라운지에 방문할 생각을 갖고 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셰프가 자신의 색깔을 좀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사실상 포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발 로비에 흐르는 음악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팝송 리믹스 댄스 버전까지 로비에 울리니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올라왔던 흥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2023. 4. 10.


여전히 로비를 중심으로 라운지까지 종잡을 수 없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직원은 단 한 명만 있었다. 오픈 시간 조금 지나 방문했지만 과연 한 명의 직원만으로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을까? 


그런 가운데 음식들은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새로운 것이 나왔었다. 지난번엔 "봄" 이니 "딸기" 가, 이번에는 "벚꽃" 이 필 시기이니 그것을 주제로? 일본에서의 "슌" 영향? - 왜 하필 일본과 연관 짓냐고 하겠지만 이쪽 세계의 음식들은 유럽보다 일본의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그런 것은 뭐 그런대로 좋게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주제가 맛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료를 우리는 제철 과일을 사용했습니다' 이거나 외형을 그래 벚꽃 시즌이니 벚꽃 색상에 맞춰서 아니면 모양을...그 수준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먹고 나서 평가를 하는 사람들의 수준에 맞춘 것인지 아니면 만드는 사람이 그 정도밖에 못 만들어서인지 하여간 어디를 가나 대부분 그런 수준에서 만들고 평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사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일단 새로 나왔으니 한 번 먹어보자 차원에서 먹었는데 다소 놀라웠었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생과일을 그대로 올려야 수준 높은 것으로 평가하는데, 특히 향신료나 알콜이 들어갈 경우 재료에 문제가 있으니 꼼수를 부린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었다. 그런데 갤러리 라운지 38에서는 전혀 그렇게 만들지 않았다. 체리와 리큐르의 결합, 거기에 덧대어진 향신료의 조합, 일단 이것만으로 향을 좀 더 풍부하게 채워준다. 게다가 의외로 무스는 굉장히 매끄러웠다. 이게 놀랍거나 칭찬할 일이 아니라 당연한 것인데 한국은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니 놀라운 일이다. 향의 풍부함과 매끄러운 질감의 결과물이 아침부터 상쾌하게 느껴졌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벚꽃" 을 주제로 맛으로 표현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잘 만들었지만 사실 이게 당연한 것인데 한국에선 당연하지 않으니 의외로 놀라웠다, 딱 이 수준에서 끝난다. 제주, 벚꽃, 언제든지 이것을 맛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셰프는 거기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현재 프랑스 출신의 셰프가 새로 왔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세계를 다음 방문에는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음료의 경우 오픈 초창기에 비하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전히 커피와 홍차는 선택지가 적고 대신 다소 조잡스런 음료 선택지가 더욱 늘었다. 제주산 녹차는 둘째 치고 자꾸 뭔가 우려낸 것들로 차를 만드는데 글쎄... 그런 것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추가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것들을 갖춰야 메뉴판이 뭔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이 호텔은 처음 문을 열기 전에 초대한 손님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대대적으로 음식에 대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수준에 맞춰 문을 열어서 그 한계가 명확한데, 그나마 갤러리 라운지의 음료와 음식들은 종종 그 한계를 살짝 넘어설 때가 있어서 여전히 만족은 못하지만 제주도에 갈 때마다 찾는다.

2023. 1. 31.


반년만에 다시 찾은 그랜드 하얏트 제주 갤러리 라운지는 국내 호텔들의 고질적인 문제가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직원 수의 부족이었다. 오픈 초창기에야 대부분의 호텔들은 많은 직원들이 곳곳에 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숫자는 눈에 띄게 줄어든다. 이유야 이제는 뻔히 알지만 그게 그렇게 반가운 일은 당연히 아니다.

그런 가운데 커피와 음식은 반년 전에 비해 조금 나아졌었다. 비록 뻔한, "딸기" 를 주제로 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몽블랑의 경우 또렷한 단맛과 다소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느껴지는 신맛의 조화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타르트와 에클레어는 몽블랑에 비하면 아쉬움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년 전과 분명 결이 다름이 느껴져서 문의하니 새로 프랑스 출신의 셰프가 부임했다고 들었다. 그러면 그렇지, 이런 변화가 그냥 느껴질리가 없지.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는 생각이 든다. 몽블랑의 경우 안에 든 머랭은 퍼석거린다고 할까? 그 미묘한 질감에 살짝 불안감을 느꼈었는데, 타르트에 이어 에클레어까지 먹고 나니  그 불안감은 역시나 실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타르트의 경우 부드러우면서 입안에서 가볍게 부숴지는 질감은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한편으로 퍼석거리는 것이 단순히 flaky 하다기 보다는 메마름이 느껴졌었는데 에클레어에서 확실히 그게 더 강하게 느껴졌었다. 다소 의도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픈 시간에 맞춰 먹었으니 그랬을테고 오후에 먹었으면 어디선가 수분이 더해져서 조금은 낫지 않았을까? 이러면 너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인가?

한 번 더 먹어보면 좀 더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 정도로 또 괜찮았던 것은 아니었다. 국산 딸기의 그 흐릿한 단맛과 이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신맛, 그리고 그 물컹거리는 질감은 타르트와 너무 따로 노는데다 전체적으로 맛과 향이 밋밋해서 달지도 않은 타르트를 또 한 번 먹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에클레어도 마찬가지, 뻑뻑한 - 그렇다고 해서 국내 많은 에클레어들의 그 뻑뻑함 정도는 아니었다. - 크림을 또 다시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다분히 의도적인 결과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타협했다는 느낌이라면 너무 주관적인 접근일까?


커피의 경우 카푸치노 한 잔을 주문했었는데, 지금까지 그랜드 하얏트 제주 갤러리 라운지에서 마셨던 카푸치노 중 가장 괜찮았었다. 이 역시 문의 하니 얼마 전에 원두가 바뀌었다고 한다. 물론 테라로사에서 원두를 공급 받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최소한 어떻게든 먹을만한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보인다. 그게 자체적이든 외부요인이든 하여간 부딪힘도 있다는 것이 같이 느껴지지만, 제주도에서 소위 말하는 "특급 호텔" 중에서는 이 정도 수준을 만나는 것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여전히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로비 전체에 흐르는 음악들이다. 이번에는 운 좋게 메탈리카 노래는 들리지 않았지만 Bon Jovi의 Wanted Dead or Alive 나 Queen 의 Bohemian Rhapsody, 그러다가 갑자기 힙합 음악 - 제목이 얼른 기억나지 않는데 8, 90년대 유명했었던 - 돼 하나 흘러 나왔는데 호텔 1층의 공간을 이렇게 꾸며놓고 그런 노래들을 아무렇지 않게 틀어놓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직원들이 그만 두는 이유에는 이런 것들도 일부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호텔 산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하고 접근하는 기업체가 과연 몇 곳이나 있을까?

2022. 7. 24.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제주도에 있는 오성급 호텔들 중 가장 음료와 음식 모두 신경 쓰는 곳이라 제주도에 갈 때마다 들린다. 여전히 음료에 대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특색 없는 제주도 녹차나 정체 불명의 커피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픈 초창기에만 하더라도 그런 메뉴는 당연히 없었다. 많이 찾으니 준비한 것이든 준비를 해놓았으니 많이 찾는 것이든 반가운 일은 아니다. 칵테일 메뉴를 좀 더 보강할 계획이라고 들었는데, 호텔 바 특성상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저녁에 차이나 하우스에서 식사를 한 뒤 한 잔 정도 마실 생각은 갖고 있다. 

꾸준히 매달 또는 계절별로 메뉴가 바뀌긴 하지만 들어가는 재료가 달라질 뿐 사실 큰 변화는 없는데, 국내 여느 호텔들처럼 이 호텔에서도 애플 망고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었다. "케이크가 촉촉하고 부드러워요!" 와 같은 후기는 비단 이 호텔만의 후기는 아니지만, 그것이 정말 대단한 일인가? 당연한 것에 대해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은 물론 잘 모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자칭 "빵"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 이야기 할 내용은아니다. 그것이 해외에서의 풍부한 경험까지 더해진 것이라면 더더욱, 사실 많이 먹었다고 잘 아는 것은 아니다. 그냥 많이 먹어 본 사람일 뿐이다. 아무튼 망고 케이크는 부드럽긴 하지만 망고의 질감이 부드러움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뭉개지면서 살짝 결이 느껴지는 질감이 그리 잘 어울리지 않았다. 게다가 이런 과일류에서 기대하는 신맛은 "제주산 애플 망고" 에서는 당연히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맛의 차원에서도 잘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을 생각 하면 제주도에 있는 호텔인데, 망고 케이크를 팔지 않았을 때 어떤 반응들이 일어날까?


체리 피스타치오 타르트는 피스타치오 크림이 뻑뻑한데다 체리 역시 신맛의 기대치가 낮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웠던 것은 예전과 달리 단맛이 잘 느껴졌다는 것이다. 물론 좀 더 단맛이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 정도라면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로비에 흐르는 음악들은 락에서부터 힙합까지 중구난방인데다 체크 인 과정에서 대기하는 손님들이 무작정 들어와 빈 자리에 앉고, 신발을 신은채로 소파 위를 올라가거나 테이블 사이를 전력 질주하는 아이들은 많아졌다. 그만큼 메뉴도 가짓수는 늘었지만 혼돈의 연속인데 누군가 새로 와서 맛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고 이 호텔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하얏트 계열의 호텔이니 인력풀은 어느 정도 가동이 가능하지 않을까? 

2021. 2. 19.


사실 첫 방문할 때만 하더라도 바란 것은 하나뿐이었다. 델리에서 처음 설명 들었을 때 외국인 셰프 -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일종의 사대주의자는 아니다. - 가 존재 했었고, 차이나 하우스의 음식이 괜찮았다면 차이나 하우스에서 식사 후 커피 한 잔에 무언가를 하나 곁들이고 떠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안타깝게도 결과물은 좋지 못했었다. 그런 경우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할 줄 모르니까, 다른 하나는 할 줄 알지만... 인데, 느낌은 후자에 가까웠었다. 호텔 다이닝에서 무엇을 바라냐고? 최소한의 '기본' 은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그만큼 '기본' 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파인 다이닝들이 나는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관점에서의 요리는 꿈조차 꾸기 힘들고, 최소한의 '기본' 은 할 줄 아는 곳만 있어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는데 오죽하면 호텔 다이닝 리뷰를 남기겠는가?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최소한 말도 안되는 제품을 내놓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가 막혀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더 이상 리뷰 글을 올리고 싶지 않았는데 - 사실 호텔 로비 라운지를 리뷰 한다는 것부터가... - 그런대로 먹고 마실만한 곳이 계속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리뷰 글을 올린다.







Earl Grey

커피는 더 이상 마시지 않기로 했었던 것이 여러 차례 방문을 통해서 소위 말하는 '한국화' 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처음 방문 했을 때 - 오픈한지 이틀째 되는 날 - 커피 온도는 교과서적이라고 할 만큼 적절했었는데, 그 이후 온도가 높아졌었다. 추운 겨울 날 너무 뜨거워 한참을 후후 불어가며 마시는 커피 맛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런 커피를 내놓는 곳을 가면 되는데, 꼭 제대로 내놓는 곳을 커피 내릴줄 모른다고 깎아 내리며 바꾸려고 노력한다. 덕분에 이 곳 커피도 제법 뜨거워졌다.

맛이 평탄한 가운데 신맛만 튀어나오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마실만 했었던 커피는 마치 기름 쩐내 비슷한 향과 태웠을 때 나는 불쾌한 쓴맛으로 바뀌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원두를 바꿨다고 들었다. 최대한 호텔이 자리잡은 지역의 식재료를 사용하려는 취지는 이해 하지만, 난 여전히 굳이 열등한 식재료를 써야 하는가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차를 선택했었는데, 최소한의 품질은 갖추었다. 문제는 여기에서도 발생하는데, '차' 라는 이름을 가진 꿀 생강차, 유자차 같은 것들도 있지 않은가? 요청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심지어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귤' 을 원료로 하는 차까지 준비하고 있단다. 그런 것들은 제주도의 수 많은 카페에서는 하나 이상씩은 다 판매하고 있으니, '품격' 있는 호텔에서는 판매 하지 않는 것이 낫다. 고상한 분들이 그런 요청을 하면서 '품격' 이란 단어를 언급할 때마다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지역의 식재료를 적극 도입할 것이라면 제주도의 '녹차'가 유명하니,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서만 마실 수 있는 정말 제대로 만든 '녹차'를 개발하는 것은 어떠할까? 그렇다면 외국인뿐만 아니라 국내의 '차' 애호가들에게 오히려 더욱 인기를 끌 수 있을텐데?







Salted Caramel Éclair

카라멜의 복잡미묘한 맛은 무척 좋은데 짠맛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서로 어울리지 않아 신기했었지만 그런대로 짠맛이 존재 했었는데, 이후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메뉴명에도 salted 가 있는데 짜다고 항의 하는 모습을 설마 했었는데 실제로 만날 줄이야. 카라멜의 복잡미묘한 맛도 사실 방문할 때마다 편차가 커서 주방에서 여러가지로 고생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 때마다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라 생각하기에 이제는 더 이상 먹을 생각은 없다. 어쩌다 생각 나면 한 번쯤 먹어보겠지만 말이다.







Madagascar Vanilla Mille Feuille

잘 만든 밀푀유, 바닐라 향도 정말 입안을 황홀하게 만드는데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쓴맛이 거슬린다. 처음에는 분명 과조리의 결과물이었고, 그 다음 방문에는 과조리는 아닌데 마지막에 느껴지는 쓴맛이 불쾌한 여운을 갖게 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잘 만든 밀푀유를 계속 먹고싶었기에 아쉬운 부분을 자세하게 이야기 했었는데, 고맙게도 그 부분만큼은 계속해서 수정하였기에 정말 감사하다. 마지막 방문 때에는 불쾌한 여운의 쓴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좋았는데, 대신 이번에는 질감이 눅눅한......


흘러 나오는 팝 음악도 그런대로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직원들의 응대도 제주도의 '특급' 호텔답지 않게 훌륭한데, 정작 중요한 차와 커피와 음식이 약간의 아쉬움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계속 이 곳을 찾을 것 같다.

2020. 12. 28.


처음에는 델리에서 이것 저것 먹을 생각이었지만 포장만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포기하였다. 사실 포장해서 호텔 객실에서 먹을 수도 있었지만 나오는 모양새를 보니 지극히 한국적인 맛이 예상되어서 구매하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다. 혹시나 해서 문의하니 1층에 있는 갤러리 라운지에서 동일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불행중 다행이랄까? 그래서 오픈 시간에 맞춰 갤러리 라운지로 이동하였다.











조잡하다는 느낌이 조금 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하나의 주제를 설정해서 꾸며 놓았다. 흘러 나오는 음악도 그리 나쁘지 않다. 직원들의 응대도 지극히 한국적인 부분, 예컨대 고객과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내 앞에서 무릎 꿇다시피 앉아서 대화를 나눈 부분을 제외하면 라운지 직원들의 접객은 모두 차분하고 정중했었다. 불협화음이 조금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선 하나의 흐름을 보여주니 첫인상은 좋았었다. 아울러 뒤에서 자세히 이야기 하겠지만 문제가 있었을 때 대응도 오픈 초창기임에도 불구하고 혼선이 전혀 없었다. 

다들 5성급 호텔의 서비스가 어떻다고 떠들어대지만 나는 국내 호텔들 중에서 한 곳을 제외하고 만족한 적이 없었는데, 적어도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갤러리 라운지는 럭셔리 브랜드 호텔 못지 않게 - 그랜드 하얏트라는 브랜드의 위치를 감안하면 - 거의 모든 것이 훌륭했었다. 이 흐름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지만 지극히 한국적인 응대를 앞으로도 보여주지 않는다면 나는 언제든지 시간이 날 때 가벼운 마음으로 들릴 생각이 있을 정도이다.







코로나 19의 영향일테지만 메뉴는 QR 코드를 통해 확인 가능한데,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었다.






Cappuccino


오전이었으니 카푸치노를 주문했었는데 원래는 코코아를 위에 뿌린다고 설명을 들었었다. 나는 시나몬으로 변경을 부탁했었다.

온도 설정이 정말 마음에 들었지만 커피 맛은 너무 흐릿했었다. 테라로사 원두를 공급받아 사용한다고 설명을 들었는데, 에스프레소 한 잔도 마셔봤지만 전체적으로 커피 맛이 거의 0에 가까웠었다. 신맛을 제외하면 그 외 나머지 요소들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오히려 신맛이 강조되는 느낌인데, 그 신맛도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게 든다. 업장측에선 신맛이 강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고민중이라고 설명을 들었지만, 원두를 다른 곳으로부터 공급 받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급적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사용하려는 정책을 펼치고 있었는데, 그 취지는 공감하지만 굳이 '맛' 없는 식재료를 사용할 필요는 있을까?







내가 갔었을 때 주문할 수 있었던 에클레어 등은 총 여섯 가지였었는데, 예상 했었지만 역시나 모두 한국적인 맛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제 오픈한지 이틀째 되는 날 방문했었는데 단맛이 전반적으로 희미한데다 질감은 대체로 푸석거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델리에서 이미 페이스트리 셰프는 프랑스 출신이라고 설명을 들었는데 - 따로 확인해 보지는 않았다. - 어떻게 이런 맛과 질감을 선택했을까?

오픈 준비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테이스팅 했을텐데, 어쩌면 이런 결과물들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방문했었지만 적어도 '맛' 에 있어서는 역시나였었다. 

오페라의 경우 icy 질감이 의외여서 문의하니 글레이징 작업을 하기 위해 오페라를 만든 후 냉동 시켰다가 작업이 끝난 후 해동해서 내려보내는데 미처 해동을 하지 못해 그렇다는 설명을 들었었다. 밀푀유는 쓴맛이 너무 강했는데 카라멜 라이징 이야기를 했었다. 카라멜 라이징을 통해 느껴지는 그런 복잡한 쓴맛이 아니라 이건 탔을 때 느껴지는 쓴맛이었지만 아무튼 전반적으로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치명적인 것들이어서 맛의 설계와는 별개로 실망스러웠었다.


실수야 다시 반복 안하면 되지만 맛의 설계는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까? 단맛 중심의 음식에서 단맛을 줄여버리니 전체적으로 맛의 균형이 무너져 무엇을 선택하든 한 가지를 온전히 다 먹기가 힘들 정도이다. 질감도 마찬가지로 바삭함과 부드러움 그 사이 어딘가의 알 수 없는 질감을 보여준다. 맛의 균형이나 변주를 위해 신맛과 짠맛이 개입은 하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희미한데다 겉돌고 있다.


만드는 사람은 당연히 이런 식의 결과물을 만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 정도 선에서 의사를 확인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