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1. 2. 19.

GALLERY LOUNGE at GRAND HYATT JEJU - 그랜드 하얏트 제주 갤러리 라운지 2021년 2월


사실 첫 방문할 때만 하더라도 바란 것은 하나뿐이었다. 델리에서 처음 설명 들었을 때 외국인 셰프 -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일종의 사대주의자는 아니다. - 가 존재 했었고, 차이나 하우스의 음식이 괜찮았다면 차이나 하우스에서 식사 후 커피 한 잔에 무언가를 하나 곁들이고 떠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안타깝게도 결과물은 좋지 못했었다. 그런 경우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할 줄 모르니까, 다른 하나는 할 줄 알지만... 인데, 느낌은 후자에 가까웠었다. 호텔 다이닝에서 무엇을 바라냐고? 최소한의 '기본' 은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그만큼 '기본' 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파인 다이닝들이 나는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관점에서의 요리는 꿈조차 꾸기 힘들고, 최소한의 '기본' 은 할 줄 아는 곳만 있어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는데 오죽하면 호텔 다이닝 리뷰를 남기겠는가?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최소한 말도 안되는 제품을 내놓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가 막혀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더 이상 리뷰 글을 올리고 싶지 않았는데 - 사실 호텔 로비 라운지를 리뷰 한다는 것부터가... - 그런대로 먹고 마실만한 곳이 계속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리뷰 글을 올린다.







Earl Grey

커피는 더 이상 마시지 않기로 했었던 것이 여러 차례 방문을 통해서 소위 말하는 '한국화' 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처음 방문 했을 때 - 오픈한지 이틀째 되는 날 - 커피 온도는 교과서적이라고 할 만큼 적절했었는데, 그 이후 온도가 높아졌었다. 추운 겨울 날 너무 뜨거워 한참을 후후 불어가며 마시는 커피 맛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런 커피를 내놓는 곳을 가면 되는데, 꼭 제대로 내놓는 곳을 커피 내릴줄 모른다고 깎아 내리며 바꾸려고 노력한다. 덕분에 이 곳 커피도 제법 뜨거워졌다.

맛이 평탄한 가운데 신맛만 튀어나오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마실만 했었던 커피는 마치 기름 쩐내 비슷한 향과 태웠을 때 나는 불쾌한 쓴맛으로 바뀌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원두를 바꿨다고 들었다. 최대한 호텔이 자리잡은 지역의 식재료를 사용하려는 취지는 이해 하지만, 난 여전히 굳이 열등한 식재료를 써야 하는가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차를 선택했었는데, 최소한의 품질은 갖추었다. 문제는 여기에서도 발생하는데, '차' 라는 이름을 가진 꿀 생강차, 유자차 같은 것들도 있지 않은가? 요청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심지어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귤' 을 원료로 하는 차까지 준비하고 있단다. 그런 것들은 제주도의 수 많은 카페에서는 하나 이상씩은 다 판매하고 있으니, '품격' 있는 호텔에서는 판매 하지 않는 것이 낫다. 고상한 분들이 그런 요청을 하면서 '품격' 이란 단어를 언급할 때마다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지역의 식재료를 적극 도입할 것이라면 제주도의 '녹차'가 유명하니,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서만 마실 수 있는 정말 제대로 만든 '녹차'를 개발하는 것은 어떠할까? 그렇다면 외국인뿐만 아니라 국내의 '차' 애호가들에게 오히려 더욱 인기를 끌 수 있을텐데?







Salted Caramel Éclair

카라멜의 복잡미묘한 맛은 무척 좋은데 짠맛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서로 어울리지 않아 신기했었지만 그런대로 짠맛이 존재 했었는데, 이후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메뉴명에도 salted 가 있는데 짜다고 항의 하는 모습을 설마 했었는데 실제로 만날 줄이야. 카라멜의 복잡미묘한 맛도 사실 방문할 때마다 편차가 커서 주방에서 여러가지로 고생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 때마다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라 생각하기에 이제는 더 이상 먹을 생각은 없다. 어쩌다 생각 나면 한 번쯤 먹어보겠지만 말이다.







Madagascar Vanilla Mille Feuille

잘 만든 밀푀유, 바닐라 향도 정말 입안을 황홀하게 만드는데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쓴맛이 거슬린다. 처음에는 분명 과조리의 결과물이었고, 그 다음 방문에는 과조리는 아닌데 마지막에 느껴지는 쓴맛이 불쾌한 여운을 갖게 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잘 만든 밀푀유를 계속 먹고싶었기에 아쉬운 부분을 자세하게 이야기 했었는데, 고맙게도 그 부분만큼은 계속해서 수정하였기에 정말 감사하다. 마지막 방문 때에는 불쾌한 여운의 쓴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좋았는데, 대신 이번에는 질감이 눅눅한......


흘러 나오는 팝 음악도 그런대로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직원들의 응대도 제주도의 '특급' 호텔답지 않게 훌륭한데, 정작 중요한 차와 커피와 음식이 약간의 아쉬움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계속 이 곳을 찾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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