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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26.








이날은 호텔에서 나가기 싫어서 다른 레스토랑들을 예약 안하고 호텔 내에 있는 돌체 비타를 방문하였다.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의 다이닝들이 수준급 음식들을 내놓긴 하지만 광동식 레스토랑이나 스테이크 하우스가 그렇고, - 난 뷔페가 아무리 음식 잘 내놓는다 해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떠나서 뷔페도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  사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돌체 비타는 굳이 여기를 찾아가야 할 정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호텔에서 나가기 귀찮을 때 한 번 생각해 볼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음식을 허투로 내놓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올해에는 매니저가 바뀌어서 - 스스로 미국인이라고 했던것 같다. 작년에 대화를 나눴던 매니저는 이탈리아인이었다. - 인사를 처음 나눴는데, 이날 만석에 가까운 상황이어서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눌 여건은 아니었다.










Vasse Felix, Chardonnay, Margaret River, Australia


그래서, 주로 다른 직원과 대화를 나눴었는데 - 아마 supervisor 였던 것 같다. - 작년에 이어서 올해 또 왔다고 하니 굉장히 반가워 했었다. 나가기 귀찮아서 선택한 것도 있지만 점심을 먹었던 것이 수영을 그렇게 오랫동안 했어도 쉽게 배가 꺼지지 않아서 간단하게 먹고싶어서 몇 가지 단품을 골랐는데, 와인 페어링을 하고싶었지만 글라스 와인은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반년이 지나서 글을 쓰다보니 와인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서 이 정도라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나빴다면 오히려 나빴다는 기억이 남았을 것이다.










Treccia Campana di bufala 

Handmade buffalo mozzarella from Naples, tomatoes, arugula, anchovies


작년에도 먹었던 메뉴인데, 한국에선 만날 수 없으니 또다시 주문하였다. 내 블로그에서 한국의 식재료 문제에 대해서 여러번 이야기 했었는데, 좋게 말하면 자국민들의 보호를 위해 법이 엄격한 편이어서 수입 절차가 복잡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런 좋은 치즈를 만나기가 너무 어려워서 이것이 오히려 한국인들에게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인식을 많이 다르게 하지 않나 생각을 한다.

사실 이 요리는 별 다른 것이 없다. 그저 버팔로 모차렐라 치즈에 선 드라이드 토마토, 루콜라, 안초비, 흑후추, 올리브 오일을 뿌린게 다인데, 재료만 놓고 보면 최고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하나의 요리를 기대한 입장에선 실망할 수도 있다. 사실 다른 경우라면 난 후자쪽에 가까울테지만, 워낙 이런 좋은 재료를 한국에서 만나기 어렵다보니 그저 이렇게 나오는 것만으로도 좋다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이날 만석에 가까운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이해할 여지는 있긴 했었지만 접객에 대한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한국인 직원들의 접객이 많이 불편했었는데, 음식이 나올 때 아무런 설명 없이 거의 던지다시피 놓는 것은 다소 황당했었다. 아무리 싱가포르에선 그런 모습들이 흔하다 해도 - 실제로 그렇게 놓는 경우가 많다. - 이건 분명 직원 개인이 뭔가 불쾌한 기분을 가진 상황인데 나에게 화풀이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행위였었다. 물론 나의 짐작이므로 그 자체로 항의 하기엔 모호할 수 있었는데, 앞서 대화를 나눴던 수퍼바이저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지 얼른 내게 다가와서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 것을 보면 짐작이 맞지 않았나싶다.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도 그 직원은 내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 음식이 잘못 나왔다라는 말 한 마디 정도 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나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언제든지 이런 실수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 그릇을 훽 집어 들고 가버렸는데, 수퍼바이저가 다시 옆에서 그것을 보고 사과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조금 아팠었다.

싱가포르에는 거의 모든 호텔에 많은 한국인 직원들이 있다. 한국인 투숙객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호텔과 관련한 과를 전공한 한국인 학생들이 졸업 후 인턴 등으로 많이 싱가포르에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들 나름대로 많은 한국인 고객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내가 목격한 것만 해도 이 블로그에서 하나의 주제를 잡고 꽤 길게 글을 쓸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나는 이해할 수 있는데, 그래도 이쪽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도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렇게 태도를 취한다면 난 굉장히 서글프다. 이걸 문제 삼기에는 여러가지로 서로 난처한 입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날 처음 입장할 때에도 한국인 직원이 나를 안내 했었는데, 내 이름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영어로 응대하는 모습도 그렇게 기분이 좋진 않았다. 어떻게 아냐고? 내가 굳이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아도 매니저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한국인 직원이 있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낸다. 심지어 인사를 시켜주겠다고도 하는데, 물론 나는 대부분 거절 하는 편이다.






Carbonara

Homemade spaghetti, Pecorino sabayon, pancetta, black pepper


카르보나라는 여전히 변함 없이 맛있게 잘 만들어 내놓았는데, 여전히 많은 한국인들이 카르보나라를 주문 했다가 항의가 많다고 들었다. 사실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나에게 굳이 할 필요가 없는데, 워낙 그런 일이 잦다 보니 한국인인 나에게 굉장히 방어적인 자세로 우리는 카르보나라를 이런 식으로 만든다라고 설명했었다. 물론 나는 그게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었는데, 왜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지 또다시 수퍼바이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마음이 그리 편하진 않았었다.










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Colchagua Valley, Chile


예전에 이 와인을 싱가포르의 래플스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안심 스테이크와 짝을 지어서 마셨었는데 그때 짝이 잘 맞아서 인상이 깊게 남아 있는 와인이다. 이번에는 브레이징한 쇠고기를 메인으로 선택하면서 짝을 지어달라고 요청하였는데 이 와인을 추천 받았었다. 이 와인도 이번에는 기억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을 보면 그냥 저냥 무난했었던 것 같다.






깜빡하고 이 메뉴는 메모를 하지 않아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연한 것이지만)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봐도 지금 메뉴판에는 이 음식이 무엇인지 나와 있지 않다. 내 기억엔 브레이징한 쇠고기 요리로 기억하는데, 지금 메뉴판에는 양고기가 나와 있다. 사람의 기억이란 것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기에 양고기일 수도 있지만, 이 요리 역시 맛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는 것을 보면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기억이 희미한 것을 보면 이런 경우에는 딱히 인상적이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는 않았는데, 전반적인 상황이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경우가 많다. 아마 정신 없는 가운데 한국인 직원들의 응대 문제나 이런 것들이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들릴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2018. 5. 3.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날 마지막으로 저녁 식사를 하러 다시 들렸다.






창가 좌석을 요청 했었는데, 아주 좋은 뷰가 아니어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딱히 큰 상관은 없었다. 이 호텔을 한 두번 투숙한 것도 아닌데다가 어느 창가 좌석을 앉든 뷰 자체가 그렇게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주방과 연결된 쪽이라 조금 불편할 수도 있을텐데 괜찮냐고 묻길래 상관 없다고 했었는데, 이번이 두 번째 방문하는 것이지만 확실히 응대 부분은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 내 여느 다이닝보다 훨씬 낫다. 기본적인 응대는 충실히 잘 하는 편이라고 보면 되는데, 한편으로 워낙 싱가포르라는 국가 자체가 친절과는 그렇게 가까운 국가가 아니어서 당연한 응대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놀라워해야 하는 것이 조금 낯설기도 하였다.






이 날은 전에 방문했을 때 응대를 직접 하였던 매니저가 쉬는 날이서 만날 수 없었지만 첫 방문때 자기네 와인 리스트의 방대함을 자랑했었는데, 얼핏 듣기로 보이는 것 말고도 따로 저장고가 있다고 들었는데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어서 확실치는 않다.










막상 자리에 앉으니 배가 그렇게 고프지는 않아서 간단하게 먹겠다고 이야기 하고 와인은 알아서 한 잔만 달라고 하였는데, 선택한 메뉴들을 보고 잘 어울릴만한 와인을 골라줬었다.






아뮤즈 부쉬는 지난 방문과 같았는데, 버섯의 향과 특유의 맛을 잘 살린 가운데 부드러운 거품과 같은 질감이 큰 부담 없이 다가 왔었고, 무엇보다 무겁지 않은 감칠맛과 신맛이 정말 식욕을 북돋아주는 그런 아뮤즈 부쉬였었다.






Vitello tonnato

Milk - fed Veal loin, Tonnata sauce, pickled vegetables


전채로 시그니처 디쉬를 골랐었는데 신맛의 상큼함이 산뜻하게 시작할 수 있는 요리였었다.


















Carbonara

Homemade spaghetti, Pecorino sabayon, pancetta, black pepper


한 입 먹는 순간 그냥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얼마나 오랜만에 맛보는 제대로 만든 까르보나라란 말인가! 서버가 나중에 음식이 어땠냐고 물었을 때 우리나라에서 맛보기 어려운 맛을 여기서 맛 볼 수 있어서 그냥 모든 것이 다 좋았다라고 하니까 세상에 한국에서는 까르보나라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잘 안다고 웃는 것이 아닌가! 국물이 자작하고, 면은 푹 익혀야 하고, 소스는 크림으로 만들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던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알지 궁금하겠지만 사실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한 부분이었다. 

내가 한국에서 딱히 여러 레스토랑을 잘 가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음식을 이상하게 만들어서인데, 그게 물론 잘 알지만 어쩔 수 없이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 처음부터 잘 모르는 사람이 얼치기로 내놓는 경우도 있어서 어느 쪽이든 굳이 내가 음식을 먹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기피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실패를 해도 좋으니 경험을 많이 쌓아보자는 측면에서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이게 경험이 많다고 해서 그만큼 잘 아는 그런 문제는 아니기에 이제는 그런 시도 자체를 잘 안 하는 편이다.

아무튼 한국인 손님이 많은 호텔이다보니 종종 그런식으로 항의가 들어오는 것 같은데, 물론 모르면 그럴 수도 있지만 해외 여행 경험이 이제는 몇몇에게만 있는 것이 아닐텐데 여전히 음식 문화의 발전은 더딘 것을 보면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맛은 개인의 취향이죠라는 것인데, 내가 까르보나라를 싫어하고 리조또를 좋아한다면 그것은 취향일 수 있겠지만 면을 무조건 푹 익혀야 하고, 소스는 흥건할 정도로 많이 부어야 한다는 것은 취향의 차이가 아니다. 










Panna cotta

Vanilla panna cotta, Pistachio crumbles, berries, burnt milk ice cream


디저트까지 먹어본 결과 첫 방문때와 마찬가지로 돌체 비타는 우와 여기 음식 정말 맛있게 잘 만드는 군, 그러니 꼭 다시 가봐야 해! 할 정도의 감흥은 없지만, 충실하게 이탈리아 음식을 만드는 곳이다.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에 투숙하면서 식사를 해야 하는데 멀리 나가기는 귀찮다면, 그런데 이탈리아 음식이 먹고싶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하기에 좋다는 생각이 든다.






점심에 먹었던 딤섬들이 채 소화가 안되어 저녁을 가볍게 먹을 수 밖에 없었는데, 곧 다시 싱가포르를 간다면 재방문해서 다른 요리들을 한 번 더 맛보고싶다. 그리고, 유쾌한 매니저와 다시 한 번 즐거운 대화를 나눠보고싶기도 하다.

2018. 3. 21.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에 이번에 세 번째 투숙을 하였는데, 갈 때마다 호텔 자체에는 불만이 많은데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니고 다이닝의 경우 전반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곳이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광동식 레스토랑 탐방이어서 따로 예약 하지 않고 갔다가 며칠 계속 광동 요리만 먹다보니 조금 질려서 저녁을 먹으러 방문하게 되었다.






운동하러 가면서, 수영하면서 이 앞을 정말 많이 지나다녔었는데 레스토랑 방문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 제대로 만드는 이탈리아 요리 만나기 힘든데, 과연 여기는 그 갈증을 해소시켜줄까?










컨시어지, 그것도 클럽 라운지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통해서 예약할까 하다가 그전에 응대부터 엉망진창이어서 못미더워서 직접 내가 방에서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고 갔었는데, 당일 오전에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좌석은 가장 뷰가 좋은 곳으로 마련해놓았었다. 창가 좌석을 원하기는 했지만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의 뷰가 어떠한지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종종 참고를 하기 위해 - 개인적으로 네이버 블로그의 후기들을 그렇게 신뢰하는 편은 아니다.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고, 사실 계속 포스팅하면서 느끼지만 맛에 대한 표현이 정말 어렵다고 생각 하지만 식당과 관련한 후기 글들 보면 너무 어이없는 글들이 많아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뷰 등을 확인하기 위해 종종 참고하는 편이다. - 글들을 찾아보면 한국식으로 생각하고 파인 다이닝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몇 번 이야기 한 적이 있지만 그냥 물보다는 탄산수가 음식을 즐기는데 한결 낫다. 물론 와인과 함께라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Grissini


사진 순서가 약간 뒤죽박죽인데 하여간 먼저 그리시니가 나왔는데,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잘 만들었다. 우와 할 정도의 수준이라기 보다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정석을 보여준다고 할까? 그만큼 한국에서는 기초부터 엉망인 레스토랑들이 많다. 그래서 별 것 아님에도 불구하고 첫인상부터 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Amuse Bouche


아뮤즈 부쉬로 버섯으로 만든 것이 나왔던 것 같은데, 버섯은 확실히 기억 나는데 그것말고는 향이나 맛이 어떠했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두 달이나 지나서 포스팅 하다보니 그러한데, 나쁘지는 않았었다.






파인 다이닝을 가게 되면 기본적으로 빵을 어떤 것을 내놓는가 살펴보는데, 한마디로 말해 잘 만들었다. 엄청 뛰어나다는 의미는 아니고, 기본적으로 빵을 어떻게 구워서 내놓아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고 할까?






함께 제공된 버터보다 올리브 오일이 더 마음에 들었다.






메뉴에 따로 테이스팅 메뉴는 없었지만, 첫 방문이니 테이스팅 메뉴 혹시 가능하냐고 문의하니 흔쾌히 가능하다고 들어서 테이스팅 메뉴에 와인 페어링으로 주문 했었다. 입장에서부터 주문까지 돌체 비타 매니저가 직접 응대하였었는데, 이탈리아인이었던가? 굉장히 유쾌한 사람이었는데, 대체적으로 싱가포르에서는 이런 분위기의 직원을 만나기가 힘들다. 그런 가운데 내가 생각하는 만다린 오리엔탈 특유의 친근함으로 응대를 하는 직원을 만나니 무척 반가웠었다. 그리고, 식사 하는 내내 접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정석을 보여줬었는데, 나중에 호텔을 체크 아웃 할 때 감사 멘트를 정확하게 남겼었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첫 시작은 버팔로 모차렐라 치즈인데 매니저가 직접 끌고 나왔었다. 나오면서 이거 다 네거야라고 농담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흔한 농담인데, 아마 첫 응대부터 사람 기분 좋게 만드는 매니저여서 그랬던 것 같다. 혹시 안초비를 좋아하냐고 묻길래 엄청 좋아한다고 하니까 혼자 신이 나서 담아주던데, 의외로 안초비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Treccia Campana di bufalo

Handmade buffalo mozzarella from Naples served with condiments


메뉴판에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직접 수입한 치즈라고 설명이 나와 있었는데, 우선 이런 신선한 재료를 직수입해서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부러웠다. 이탈리아 요리의 핵심은 신선한 재료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는 워낙 관련 법률, 법령, 법규가 까다롭다 보니 그런 재료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약간의 단맛과 신맛의 치즈가 아주 훌륭했었는데, 거기에 감칠맛과 짠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안초비와 역시 짠맛, 감칠맛, 단맛, 신맛, 쓴맛 모두를 느낄 수 있는 선 드라이 토마토에 올리브 오일이 맛의 균형을 잡아주니 시작부터 무척 즐거웠었다. 흑후추의 향도 좋아서 정말 농담이 아니라 저 치즈 모두를 다 줬으면 좋겠다라는 다소 허무맹랑한 생각을 했었다.






















Norcina

Tagliolini with Umbria's pork sausage ragout, ricotta, spinach, black truffle


블랙 트러플과 흑후추의 향이 풍미를 당겨 주면서 짠맛과 감칠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파스타였었다. 한국에서는 워낙 짜다라는 인식이 강하다보니 전반적으로 싱겁게 음식을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짠 것이 아니라 그동안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서 잘 느끼지 못했던 짠맛을 서양 요리에서는 제대로 느끼다보니 상대적으로 짜다라고 여기는 것이다. 한식의 경우 매운맛과 뜨거움에 가려져 짠맛을 제대로 느끼기 힘들고 - 매운맛은 통각이다, 그리고 너무 뜨거우면 맛을 아예 느낄 수가 없다. - 거기에 갈수록 단맛 중심으로 가다 보니 그런데, 통계 자료 등을 살펴보면 오히려 한국인들의 나트륨 섭취량이 훨씬 높다. 아무튼 그런 불만이 있는데다가 타이페이에서도 한국인들보다 더 짠맛에 민감한지 비교적 싱겁게 내놓는 이탈리아 요리를 먹고 나서 아쉬움이 컸었는데, 싱가포르에서는 그렇지 않아서 무척 반가웠었다. 면의 질감도 씹힘이 잘 느껴져서 좋았고, 짝짓기 한 와인이 입안의 여운을 깔끔하게 정리해줘서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와, 엄지 척 할 정도의 요리였는가?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흠 잡을 것 없이 기본적으로 음식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제대로 보여줘서 그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그만큼 한국에서 제대로 만든 요리를 만나기 힘드니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Merluzzo

Poached cod fillet, endive salad, citrus, saffron broth


대구 요리도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질감, 짠맛, 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 모두 느낄 수 있는 가운데 균형이 잘 잡힌, 그리고 입안의 여운을 역시 깔끔하게 정리해준 짝짓기가 잘 된 와인, 그것만으로 꽤 만족스러웠었다. 










Tiramisu


디저트는 티라미수를 선택했었는데, 우와 할 정도는 역시 아니었지만 마지막까지 어떻게 요리를 해야하는지 가장 기초적인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었다. 두 달이 지난 상황에서 포스팅해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은데 와인과의 짝짓기는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마무리로 에스프레소를 주문 했었는데, 커피가 나오기 전에 이번에도 매니저가 초콜릿을 갖고 등장하였다. 이번에는 다 네 거야라는 농담을 안 해서 무척 서운 (?) 했었는데, 그 말을 했으면 주저 않고 다 싸달라고 했을 정도로 꽤 잘 만든 초콜릿이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니 당연히 커피도 제대로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온도나 맛 모두 나쁘지 않았었다. 그리고 끝까지 최고의 서비스를 보여줬었던 매니저와 직원들 덕분에 정말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런 표현이 자칫 차별로 들릴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싱가포르에서는 이런 유쾌하면서 진중한, 그런 응대를 다이닝이나 호텔에서 만나기 힘든데, 돌체 비타에서는 매니저 뿐만 아니라 직원들 모두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 꽤 인상깊었었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보면 만다린 오리엔탈의 경우 굉장히 친근한 모습으로 직원들이 다가오는 편인데, 유독 싱가포르만 그렇지 않았는데 돌체 비타만 예외적이다보니 조금 의외이긴 하다.

음식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직원들의 응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가장 교과서적인 모습이라고 할까? 하여간 그런 모습들과 맛이 기억에 남아서 다음 방문때에도 꼭 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