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날의 아뮤즈 부쉬는 실망스러웠는데 맛의 흐릿했었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앞에 신호등이 보이긴 하는데 안개가 많이 껴서 지금 어떤 신호인지 모른다고 할까? 분명 맛 (flavour) 의 층은 느껴지는데 밍숭맹숭함이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자 하는지 알듯 말듯 계속해서 혼란에 빠트렸었다. 그리고 그런 흐름은 코스에서 내내 반복되고 있었다.
전면적인 메뉴 개편은 아니니 서사 구조는 볼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새로 온 셰프가 선보인 두 가지 요리는 신맛을 또렷하게 개입시키고 향까지 더해 분명 맛 (flavour) 의 층은 있는데, 그 강도는 나 여기 있다 정도일뿐이고 짠맛과 감칠맛의 밋밋함에 향 마저 뒤로 갈수록 흐지부지 해져서 맛의 층을 이내 허무하게 무너트리는 구조였었다. 나중에 직원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들은 이야기는 처음에 셰프가 바뀌고 새 요리를 선보였을 때 반응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결과물이 이렇게 바뀐 것일까?
게다가 기존에 있었던 코스의 다른 요리들은 지난 마지막 방문과 달리 - 작년 10월인가 11월에 방문했었는데, 그때는 분명 짠맛이 탄탄하게 받쳐줘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었다. - 거의 짠맛이 개입되지 않아서 또다시 밋밋한 음식을 먹어야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