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9. 5. 23.

GARDEN TERRACE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2019년 가든 테라스 비어 앤 버거


2017년부터 시작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비어 앤 버거는 전략 자체는 좋았다. 사실 뷰만 놓고 보면 15층이라고 해도 그렇게 매력적인 편은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루프 탑이란 것과 호텔 치곤 적당한 가격이라고 흔히 이야기 하는 가격대와 광화문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들이 겹치면서 3년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에는 이런 것까지 입구에 설치해 뒀다.






오픈 전날 오프닝 파티가 있었는데 좀 웃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정도 있다가 그냥 내려와 버렸는데, 사실 난 같은 호텔 멤버십 회원이든 기자든 무엇이든 간에 타인에 대한 관심이 없는 편이다. 단순하게 음식에 초점을 둔 행사는 아니겠지만 굳이 사교를 목적으로 간 것은 아니므로 이 좁은 공간에 꽤 많은 사람을 몰아 넣은 것이 짜증은 났었지만 그러려니 이해를 할 수는 있는데, 스탠딩 행사를 진행할거라면 음식들을 그렇게 준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그걸 뭐라고 하려는 것은 아니고 이 때 몇 가지 버거를 먹을 수 있었는데, 아무리 간단하게 준비를 했다고 해도 아쉬운 부분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어떤 버거가 나올지 전혀 기대가 안되었었는데, 혹시나 했던 불안감은 역시나로 나타났었다.






2017년에는 억새가 참 예뻤었는데 이걸 왜 베어버렸는지 모르겠다. 적당히 옆 테이블 시선도 차단해줘서 좋았는데 말이다.










예전에는 제공되지 않았던 팝콘이 나온다.










The Classic Burger

US beef, cheddar cheese, lettuce, tomato, red onion, pickles, "secret" sauce, brioche bun, add bacon










Gourmet Affair

US beef, gorgonzola, caramelized onions, peppers, rucola, basil pesto, balsamic glaze, wheat bun










Aloha Chicken

Chicken, Swiss cheese, pineapple, lettuce, leek salad, teriyaki, brioche bun










Cali Style

US beef, pepper jack cheese, avocado, red onion, green chili, chipotle, wheat bun






The Big Pig

Pulled pork, coleslaw, pickles, BBQ sauce, brioche bun






Garden Burger (Vegan)

House made vegan patty, rucola, tomato, red onion, sautéed mushroom, avocado, ciabatta bread



알로하 치킨 버거와 풀드 포크 버거, 가든 버거 (비건)을 제외하고 나머지 버거들은 정말 맛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세 버거는 괜찮았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선 거의 모든 버거들이 차가웠다. 평소에도 바람이 조금 강하게 부는 곳이다보니 나오는 사이에 식은 것이라고 이해하기엔 온도가 더 낮았는데, 재미있는 것은 같이 나온 감자 튀김은 또 뜨거웠다. 따뜻한 것이 아니라 튀기자마자 곧 바로 내놓은 듯 했는데, 거의 모든 버거가 이랬다는 것은 버거와 감자 튀김이 같이 완성이 되어 준비되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버거는 이미 완성이 됐지만 감자 튀김은 아직 준비가 덜 되어서 기다렸다가 같이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덕분에 어쩌면 운이 좋았는지 패티의 레스팅은 잘 된 편이었지만 또 한편으로 레스팅이 잘 되었다기 보다 패티의 질감을 생각해보면 지방 함유량이 너무 적은 것은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간 고기 특성상 최소 미디엄 웰던 이상으로 구울 수 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패티는 퍽퍽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방이 어느 정도 들어가야 하는데 내가 눈으로 확인한 것들은 지방을 덜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의심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간단하게 말해 패티가 너무 퍽퍽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그 퍽퍽함을 소스 등으로 상쇄 시키는 설계도 아니었다. 그러니 두 세입 정도 먹다 보면 그 퍽퍽함에 질려서 더 이상 버거가 먹기 싫어진다.

게다가 패티의 밑간을 아예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느 정도 된 수준도 아니었다. 미약하게나마 짠맛이 느껴지긴 했는데, (따로 패티만 꺼내서 먹어봤다.) 그게 너무 미약했다. 안그래도 퍽퍽한 질감 때문에 질려버리는데 간까지 거의 안 된 수준이다보니 더욱 맛 없었다. 그렇다고 치즈나 소스들이 감칠맛이나 신맛 등을 채워 주고 있냐면 그것도 아니다. 분명 입안에서 번과 패티와 채소와 소스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맛은 입체적이지 않고 평면적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한편 브리오슈 번은 그런대로 먹을만 했지만 나머지 번들은 너무 질겼다. 


알로하 치킨 버거는 치킨 패티를 구워서 내놓았는데 과조리로 인해 닭고기가 퍽퍽하다 못해 너무 질겨서 씹기 불편했었다. 밑간도 약한 편이었다. 그나마 풀드 포크 버거는 번부터 패티까지 모두 부드럽고 소스가 확실하게 자기 맛을 내니 그런대로 먹을만 했지만 버거만 먼저 나오고 감자 튀김은 한참 뒤에 나오기도 했었다. (그래서 나는 감자 튀김이 완성될 동안 기다리느라 다른 버거들은 식어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오픈 첫 날부터 단체 손님 때문에 주문이 밀려서 버거가 늦게 나온 것들은 이해하려면 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러나 맛의 설계부터 해서 내놓는 순서까지는 모두가 정말 엉망이었다. 오픈 첫 날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지난 2년간 오픈 첫 날에는 그럼 어땠을까? 레스팅 문제는 있었어도 나머지 문제는 있지 않았다. 


버거 특성상 짠맛과 감칠맛의 폭발적인 향연이 느껴져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보니 신맛 부재의 아쉬움이 없었다. 다시 말해 맥주든 와인이든 심지어 탄산 음료수라도 전혀 필요성을 못 느꼈다. 오히려 패티의 퍽퍽함과 번의 질긴 질감 때문에 목이 말라서 뭔가 마실꺼리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맛의 설계를 다시 한 번 재검토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단순하게 지금 내 취향을 기준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나름 반론을 할 수도 있다. 워낙 한국 사회에서 짠맛에 예민하다 보니 조절한 것일 수도 있고, 지방의 고소함이 조금만 들어가도 느끼하다라고 표현하니 그것 역시 감안 했을 수도 있다.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그런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든 테라스는 개인 업장이 아니다.


한편 목이 아픈 관계로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이라 주문을 하지 않았는데, 메뉴를 보니 예년에 비해 가짓수가 훨씬 줄어 들었다. 난 여전히 한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맥주 종류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외 병맥주를 선택하기엔 예년과 달리 아예 선택지가 없었다. 사이드 메뉴도 가짓수가 많이 줄어 들었는데, 버거가 나오는 수준을 보니 크기 기대가 안되어서 나초와 같은 사이드 메뉴는 흥미를 못 느꼈고, 기다리다 지쳐서 처음으로 선보인 디저트 메뉴인 티라미수 역시 주문 취소를 하였다.


사족. 계속해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홍보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해외 유명 호텔 계정들도 예전 사진을 다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건 문제가 아니지만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짐작이 안되는 그 혼란스러운 사진을 굳이 3년 연속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항상 촬영 결과물을 보면 전문가를 동원 했으니 결과물 자체는 좋은데, 정작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너무 어수선하게 정리가 안 되어 있어서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사진을 찍었는지 알 수가 없다. 다시 말해 그 사진들을 볼 때마다 음식은 먹고싶지 않고, 이번 비어 앤 버거 홍보 사진과 같은 경우 그런 분위기라면 절대로 가든 테라스를 방문하고싶지 않을 정도이다. 

댓글 2개:

  1. 화가 많이 났네 ㅋㅋㅋㅋㅋ 브리오슈번과 어울리는 재료들이 있더라구 ㅋㅋㅋ 그래도 가든테라스 갈거지..?ㅋㅋㅋ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