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9. 8. 22.

LE CHINOIS at JEJU SHINHWA WORLD MARRIOTT RESORT - 제주 신화 월드 메리어트 리조트 르 쉬느아 2019년 7월 여름 특선 메뉴


르 쉬느아가 처음 오픈 했을 때 내 계획은 매달 한 번은 제주도를 가는 것이었는데, 생각만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두 세달에 한 번씩 가게 되는데, 이번에 가니 여름 특선 메뉴를 한시적으로 주문 가능했었다.







Pu Er














Summer cold dish platter


한국에서 광동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레스토랑은 많지 않은데, 그중에서 기본적으로 조리 실력을 갖추고 있는 곳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유 유안과 제주 신화 월드의 르 쉬느아라고 생각한다. 셰프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다만 플레이팅만 놓고 보면 르 쉬느아의 알란 찬 셰프는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의 지앙난춘에서도 느꼈었지만 플레이팅에도 꽤 공들인 흔적들을 보여준다. 

이 모둠 냉채들도 일단 눈으로 보는 재미가 있는데, 맛의 설계도 전채로써 단맛과 신맛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입맛을 당기게끔 만들었다. 돼지귀 냉채나 전복 냉채 같은 익숙한 것들도 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단호박이었다. 얼핏 겉모습만 봤을 땐 suckilng pig 처럼 보였는데, 한국에서 흔히 밥집 밑반찬으로 나오는 푸석거리는 질감의 불쾌한 단맛의 단호박이 아니라 깔끔하게 떨어지는 단맛과 부드러운 질감을 갖고 있었다. 코코넛 푸딩은 고소하면서 은은하게 입안에서 퍼지는 단맛이 인상적이었며, 오이 냉채는 팔각과 정향이 들어가서 살짝 spicy 하면서도 입안에서 느껴지는 상쾌함과 기분 좋은 단맛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 해주며 아삭거리는 질감이 경쾌해서 계속 옆에 두고 하나씩 먹고싶을 정도였었다.










Homemade shrimp dumpling, chicken, superior chicken broth in clay pot


치킨 브로스라고 하기엔 아주 맑지는 않은데다 지방들이 눈에 띄는데, 국물 한 숟갈 떠서 먹어보니 지방의 고소함이 진하게 느껴졌었다. (돼지 육수도 들어간 것 같았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맞았다.) 국물에서 느껴지는 지방의 고소함과 감칠맛에 새우 딤섬을 한 입 베어무니 입안에서 퍼지는 새우의 단맛이 더해지면서 입체감이 느껴졌고, 같이 들어있는 닭은 밑간이 잘 되어 있는데다 부드럽게 익혔었고, 무엇보다 국물의 온도가 너무 뜨겁지 않아서 먹기가 아주 편했다.

얼마나 끓였는지 너덜거리는 살점과 뻣뻣한 질감, 간은 하나도 안되어 있어서 밍숭맹숭한 국물의 삼계탕을 사먹을바에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가격의 이 요리를 하나 사먹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Marinated duck, superior soy sauce


나는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북경 오리는 빼고, 다른 오리 요리가 메뉴에 보이면 가끔씩 주문을 하는데 - 사실 혼자 먹기엔 양이 너무 많다. - 이 오리 요리는 정말 맛있었다. 우선 국산 오리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크고 탱글탱글한 껍질의 질감이 인상적이다. 처음에는 특제 간장 소스의 감칠맛과 짠맛이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clay pot의 열기 때문에 점점 소스가 졸면서 카라멜화 되어 단맛이 더해져서 좀 더 입체적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로 탱글탱글했던 껍질의 질감이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clay pot의 열기 때문에 바삭하게 바뀌는 것도 좋았다.






Deep - fried Jeju fresh abalone, crispy rice, salt and pepper







때마침 외국인 매니저와 잠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혹시 이 전복 요리와 어울릴만한 와인 한 잔 추천 해 줄 수 있냐고 문의하니 이 와인을 한 모금 마실 수 있었다. 전복 튀김의 바삭함과 함께 고소함, 그 뒤에 밀려오는 짠맛과 감칠맛과 spicy의 여운을 이 와인이 깔끔하게 끝맺어 주는데 마신 뒤 조금 지나 느껴지는 와인향이 이 전복 튀김의 향과 정말 잘 어울렸다.


항상 르 쉬느아를 갈 때마다 100% 만족을 갖게 된다. 한편으로 항상 혼자 가다보니 생선찜이나 생선튀김과 같은 요리를 먹을 수가 없어서 아쉬운데, - 북경오리와 마찬가지로 혼자서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다. - 그렇다고 서울도 아닌 제주도를 여러 사람이 모여서 가기가 쉽지 않다. 기회가 된다면 셰프에게 양해를 구하고 절반 이상 남기더라도 가루파 찜 요리를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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