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인천발 방콕행 글에서 이야기 했듯이 싱가포르 도착 시간이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요즘엔 싱가포르를 갈 때 타이 항공을 이용한다. 문제는 밤을 새야 한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트랜짓 호텔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입국 수속 후 공항 근처 호텔에 투숙하는 방법이 가장 좋지만 문제는 수완나품 공항에서 그렇게 하기엔 호텔 시설들이 너무 열악하다.
여러 차례 검색을 통해 확인 했었지만 트랜짓 호텔은 침구류 교체를 하는 것일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상태가 안 좋은 경우를 몇 번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고, - 물론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일 뿐이다. - 공항 근처 호텔에 투숙하기엔 아무리 요즘 방콕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해도 몇 시간 자는데 30만원 안팎의 요금을 내기엔 너무 터무니 없는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 가격이면 차라리 시내 5성급 호텔 스위트에서 머무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도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는데, 아무리 내가 소지하고 있는 PP 카드가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도 수완나품 공항에서 PP 카드로 입장 가능한 라운지들은 모두 두 시간 이용 제한이 있어서 도중에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물론 수완나품 공항에는 PP 카드로 입장 가능한 미라클 라운지가 꽤 많이 있어서 옮기는 불편은 있어도 옮기는 과정에서 많이 움직여야 하는 불편함은 덜 한 편이다.
작년 이 맘때 지나가면서 공사하는 모습을 봤었는데 일년만에 돌아오니 그 사이에 개장하였다. 24시간 운영한다고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 했었고, 내가 소지한 비즈니스 티켓으로 당연히 입장 가능하니 - 게다가 나는 스타 얼라이언스 골드 회원이기도 하다. - 여기서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아뿔싸!
24시간 운영한다고 해놓고 이 종이 한 장 달랑 붙여놓은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데, 여기가 방콕인 것을 감안하면 놀랍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마이뺀라이,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래서 근처에 있던 이바 항공 라운지 - 타이페이를 종종 가다보니 이제는 에바보다 이바라는 명칭이 더 익숙하다. - 로 가서 우선 샤워부터 하였다. 어매니티는 여전히 록시땅 제품이 제공 된다. 이바 항공 라운지는 오전 두시 삼십분까지 운영한다고 해서 오전 두시까지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왔다.
근처에 에어 프랑스 항공 라운지가 있었는데, PP 카드로 입장 가능하다고 입구에 써 있길래 스카이팀 항공사 라운지가 궁금해서 들어갔었다. 딱히 배고프지도 않고 잠도 오는둥 마는둥 해서 라운지 안에 있던 안마 의자에서 좀 누워 있다가 새벽 다섯시쯤 나왔다.
터키 항공 라운지는 오픈 시간에 갔더니 문은 열려 있었는데, 샤워실 이용도 안돼, 언제쯤 가능하냐고 물으니 아마도 한 시간 뒤에? 라는 대답을 들었다. 여긴 방콕이란 것을 또 잊었다. 간단하게 아침 먹을려고 보니 오믈렛을 직접 만들어 준다고 해서 기다리니 이것도 한 시간 뒤에나 시작할 것이란 대답을 듣고 그냥 나와버렸다. 샤워실 구조는 어떠한지 어매니티는 무엇을 제공하는지 가장 궁금했었지만 언제 이용할 기회가 있을까?
그래서 결국 새벽 다섯시 좀 넘어서 문을 연 타이항공 라운지로 이동하였다. 로얄 실크 라운지도 워낙 많이 가서 오랜만에 로얄 오키드 라운지로 이동하였다. 새단장을 해서 좀 더 쾌적한 환경이었지만 마지막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뒷마무리를 제대로 안해서 그냥 저 상태에서 씻었다. 어매니티는 여전히 탄 제품을 제공한다.
국제선 로얄 실크 탑승객은 타이 마사지 30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로얄 오키드 스파 라운지로 이동해서 어깨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사가 어디에서 왔냐고 묻길래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 나가서 조금 편안한 상태에서 마사지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터키 항공 라운지에서 느꼈던 황당함을 여기서 좀 풀었다고 할까?
마사지를 받고 곧바로 게이트로 이동하여 대기하였는데, 방콕 - 싱가포르 구간은 워낙 상용 고객이 많다보니 어떨때엔 우선 탑승자 줄이 꽤 길 때도 있다. 이번에도 그랬는데 절반 이상은 이코노미석으로 직진 했지만 아무튼 이날도 오전 여덟시 첫 비행기였는데 비즈니스석이 만석이었다.
나는 출발 삼일 전에 예약을 해서 좌석 선택지가 없었는데, 맨 앞 좌석이어서 창가쪽 좌석이 아니었다. 어차피 두 시간 정도 날아가는데다 이 노선도 몇 번 탑승했었기에 굳이 창가 아니어도 큰 상관은 없었다.
웰컴 드링크로 계속 마셨던 주스가 좀 물려서 이번에는 오렌지 주스였었나? 아니 사과 주스였던가? 아무튼 승무원이 들고 있는 것중 아무거나 골라 마셨다.
A359 기종은 이렇게 외부 카메라를 통해서 이착륙과 운항 모습을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어서 나는 종종 채널을 외부 카메라로 선택할 때가 있다.
Piper - Heidsieck Essentiel
Bangkok - Singapore
Breakfast
First Course : Fresh Fruits
Bircher Muesli with Peach Purée
Main Course : Samrab Thai
Khao Pad Chicken and Fried Chinese Chicken Sausage
(Chicken Fried Rice and Fried Chinese Chicken Sausage)
Chinese Dough, Sweetened Condensed Milk
방콕 - 싱가포르 구간 아침 기내식은 작년과 똑같은 메뉴여서 로컬 즉, 싱가포르식 기내식은 먹었기에 타이식을 선택했었는데, 여러 차례 이 블로그에서 이야기 했었지만 기내식에 대한 어떤 기대감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항공의 타이식 기내식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사실 싱가포르식 기내식은 너무 렌지로 데웠다는 것이 티가 나서 먹기 불편했었는데, 이건 그럭저럭 먹을만 했었다.
밥 먹고 잠시 누워 있다보니 곧 착륙 준비 안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저 멀리 MBS 건물이 보이니 무척 반가웠었다.
비교 대상은 아니긴 하지만 확실히 인천 - 방콕 구간에 비하면 방콕 - 싱가포르 구간의 승무원들의 응대 및 접객이 더 원활했었다. 좀 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할까? 그래서 기분 좋게 싱가포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 도착 시간이 좋은 것도 있지만 이런 즐거움때문에 아마도 계속 타이 항공을 이용해서 싱가포르를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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