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1. 2. 8.

CHINA HOUSE at GRAND HYATT JEJU DREAM TOWER - 그랜드 하얏트 제주 드림 타워 차이나 하우스 2021년 2월


지난 1월에 방문하려고 예약까지 했었는데, 방문 전 날 홈페이지에 메뉴판이 업데이트 되었는지 확인하다가 평일 점심은 영업을 안 한다는 안내문을 보고 황당했었다. 곧바로 호텔측에 전화를 하니 처음에 들은 대답은 평일 점심에 내 이름으로 된 예약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홈페이지에는 평일 낮에 영업 안 한다고 안내되어 있다고 하니 그제서야 맞습니다 하는 대답을 들었었다. 

여전히 이 호텔은 의욕은 넘치나 응대는 제대로 못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정상 영업을 중단할 수는 있다고 이해할 여지는 있지만 그렇다면 예약자에게는 최소한 안내 문자라도 발송해야 하는데 그런 조치조차 없었고, 만약 내가 확인하지 않고 - 이 호텔은 처음에는 예약자에게 당일에 예약 확인 전화를 한다. 심지어 이번 방문에는 그런 연락조차 없었다! - 갔을 경우 얼마나 당황했을까?


아무튼 메뉴판은 드디어 홈페이지에 나와 있지만 확인 했을때 많이 실망했었다. 처음 오픈 했을 때 내가 확인한 메뉴판에서 가장 기대했었던 오리 수프와 순무 케이크가 빠졌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해산물 요리 등도 바뀐 부분이 많았는데, 사실 그럴 것이라 예상 했었다. 일단 한국에서 재료 수급이 어려울뿐더러 지난 방문에서 느꼈지만 한국인들 입맛에 맞춰 음식을 만들려면 그런 음식은 아예 메뉴에서 빠지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Lapsang Souchong

지난 방문 때 듣기로 차 선택지를 더 많이 가져갈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 통관이 안 된 것일까? 차 메뉴가 바뀐 것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제대로 중식 요리를 내놓는 곳들 중 가장 차에 공들이고 있다.







Cantonese barbecue Jeju black pork “Char Siu” honey sauce

12월에 총 세 번을 갔었는데, 마지막 방문 때 먹었던 차슈는 단어 그대로 향, 맛, 질감 모두 완벽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주문했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 두 번째 방문 했을 때 먹었던 차슈 그대로 나왔기 때문이다. 향은 거의 없었고, 맛은 달지도 짜지도 않는 밍숭맹숭함에 질감조차 질깃거렸다.







Steamed abalone with garlic

나오자마자 마늘이 들어간 것이 맞냐고 문의 했었다. 들어간 흔적은 보이지만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약간 과조리 되어서 전복이 질겼었다.







Wok-fried beef cubes, red onion, black pepper sauce

흑후추는 들어간 흔적만 보이고, 흑후추 소스 특유의 향도 없었고, 흑후추 소스 특유의 spicy 하면서 약간의 단맛도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웍 프라이드 한 결과물이었다. 이런 말 할 때마다 가슴 아픈데, 한국인이 한 것과 외국인이 한 웍 프라이드 결과물은 차이가 너무 난다. 이건 외국인이 했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과조리 되어 뻣뻣한 질감에 색상을 보라. 회색에 가까운 결과물은 정말 고기를 맛 없게 보이게 한다.







Fujian fried rice

복건식 볶음밥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인데, 볶음밥의 결과물이 모호했었다. 

사실 12월에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 외국인 셰프가 직접 했었던 양주식 볶음밥 - 메뉴판에는 차이나 하우스 시그니처 볶음밥이라고 표기 - 의 결과물은 전혀 흠 잡을 것이 없었다. 나는 그 기억을 갖고 다시 찾은 것인데, 이날 내가 먹었던 모든 요리들은 12월에 처음 방문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다시 말하지만 한국식 중식 요리를 하는 곳은 제주도에도 정말 많이 있다. 한국식 중식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차이나 하우스에 갈 필요가 없다. 물론 갈 수는 있다. 문제는 가서 레스토랑이 추구하려는 방향을 억지로 바꾸려 하는 것이다. 차이나 하우스의 요리들은 대체로 그런 의견을 반영해서 내놓는다는 느낌을 이번에도 받았다.

향신료를 고기 잡내 따위나 없애는 용도로 사용할까? 짠맛이 전혀 가미되지 않아야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을까? 지방의 고소함 따위는 느끼한 것이니 없어야 정상일까? 물론 업장측에선 대중성도 고려해야겠지만 난 그 대중성이란 것이 한국에서는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Chilled mango cream, sago, pomelo

주문하기 전부터 해서 먹는 동안에도 정말 여러번 확인 했었는데, 포멜로를 이 정도만큼 넣을 생각이라면 - 하지만 난 아무리 생각해봐도 포멜로의 흔적을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 차라리 메뉴판에서 포멜로라는 단어는 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난 방문과 달리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들어갔던데, 바닐라 향이 모든 것을 압도 해버리니 내가 지금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인가 생각이 자꾸 들었다. 







Steamed mixed meat dumpling with peanut

일부러 지난 글에서 언급하지 않았는데, 한국에서 조주식 딤섬이 인기가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까지 제대로 광동 요리를 내놓던 두 레스토랑에서 오픈 초창기에 조주식 딤섬 메뉴가 있었지만 지금은 찾을 수 없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아울러 이 조주식 딤섬의 흥미 중 하나가 나는 crunchy 한 땅콩의 질감이라 생각하는데, 지난 방문과 달리 이번에 먹었을 때에는 땅콩이 마치 물에 젖은듯한 질감이었다. 나는 의도적인 결과물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나는 차이나 하우스가 이보다는 훨씬 나은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대중성을 고려해서 자꾸 다른 방향으로 음식을 내놓는다면, 당연히 나는 더 이상 차이나 하우스를 찾지 않을 생각도 갖고 있다. 늘 말하지만 선택지는 다양할 수록 좋은 것이고, 여전히 가짓수가 적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선택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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