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l Erbes Ürziger Würzgarten Riesling Spätlese 2004
차는 다홍파오를 주문했었고, 와인은 슈페트레제 2004년산 리슬링 와인을 주문했었다. 석유, 열대 과일 향, 살짝 단맛 중심에 약간의 미네랄, 슬레이트, 꿀 등이 느껴졌었다. 단맛 때문에 음식과 짝이 맞지 않을까 걱정 했었지만 산미와 함께 뒤에 느껴지는 미네랄 때문에 오히려 짝이 잘 맞았었다.
Stir - fried dried scallop with eggs
국산 계란에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맛있게 먹었다. 폭신한 부드러움의 계란과 대조되는 아삭거리는 숙주, 약간의 고소함과 함께 은은한 단맛의 계란, 잔잔한 단맛 위에 한 층 더해진 감칠맛과 짠맛의 건관자가 한데 어우러진다. 특별하게 셰프가 준비한 상추에 싸먹으니 아삭거리는 질감이 하나 더해지고, 뒤에 살짝 느껴지는 상추의 쓴맛은 불쾌함이 전혀 없고 오히려 맛의 층을 더해준다. 거기에 짝이 잘맞는 리슬링 와인 한 모금까지, 절로 탄성이 흘러 나왔었다.
이렇게 맛있는 요리는 아쉽게도 설에만 특별히 먹는 요리 중 하나라는 설명을 들었다. 제주도에 머무르는 기간동안 그 아쉬움을 달래고자 매 끼니마다 주문했었는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절로 입안에 침이 고일 정도로 맛있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행사가 끝나기 전 다시 한 번 더 가고싶을 정도이다.
Stir - fried black pepper diced beef
앞서 계란 요리와 마찬가지로 이 쇠고기 요리도 스터 프라이드를 하였는데, 확실히 국내에서 스터든 웍이든 프라이드 요리를 잘 하는 곳은 르 쉬느아가 단연 최고이다. 이 블로그에서 여러번 이야기 했었지만 한국인이 한 결과물과 외국인이 한 결과물은 그 차이가 꽤 큰데, 르 쉬느아에서는 그런 경우를 만날 일이 없을테니 오히려 이런 조리 방법을 메뉴판에서 많이 볼 수 있어 나로선 대환영 할 일이다.
다만 이 요리가 아쉬웠던 것은 갈비살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특유의 질깃 거림이 거슬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볶았고, 흑후추 소스 특유의 향과 맛도 변함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이 두 요리 말고도 몇 가지 요리가 더 있지만 일단 르 쉬느아에서 한 번 이상은 먹었던 요리인데다 푼 초이 같은 경우 도저히 혼자서 먹을 수 없는 양이어서 선택하지 않았다. 유셩도 마찬가지인데, 이건 작년에 드디어 처음으로 먹었지만 맛보다는 복을 기원하는 행위에 초점을 둔 음식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여럿이서 왔다면 모를까 혼자서 다시 선택하고 싶지는 않았다.
Stir - fried glutinous rice with preserved pork in lotus leaf
Pan - fried glutinous rice cake
찹쌀밥과 찹쌀떡도 마찬가지로 새해에만 먹는 음식인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었다. 찹쌀떡의 경우 해외에서는 각 레스토랑마다 따로 포장 판매도 하는데, 당시에는 갖고 들어올 수 없어서 - 물론 갖고 오려면 할 수는 있다. 대신 검역 절차를 거쳐야 한다. - 포기 했었는데, 국내에서는 언제쯤 그렇게 따로 포장 판매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을까?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새해 맞이 분위기도 예년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제주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귤은 아예 매장 입구에 있지 않았고, 이것 저것 매달아 놓기는 했지만 예년만큼의 새해 맞이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올해에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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