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2. 2. 20.

LE CHINOIS at JEJU SHINHWA WORLD MARRIOTT RESORT - 제주 신화 월드 메리어트 리조트 르 쉬느아 새해 특선 요리 2022년 2월


한국의 중식 파인 다이닝들은 저마다 광동식 레스토랑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사실 제대로 광동 요리를 내는 곳은 세 곳 뿐이라 생각한다. 그 중 두 곳은 여러 이유에서 광동 요리를 제대로 만나기 힘들긴 하지만 르 쉬느아만큼은 많은 한국인들이 뭐라 하든 - 인플루언서들 포함해서 - 창의적이든 전통적이든 광동 요리를 내놓고 있다.

그래서, 세 레스토랑 중 설날 특선 요리를 가장 기대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중국의 설날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맘때면 사자춤도 추고 그래야 하지만 그것까지는 바라긴 힘드니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발음의 유사성 때문에 일부러 복을 거꾸로 매달아 놓았는데, 제주도이니 귤이나 파인애플도 쉽게 만날 수 있건만 예전과 다르게 올해엔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르 쉬느아 오픈 초창기 때만 하더라도 지금보다 메뉴의 선택지는 정말 다양했었다. 심지어 설날 특선 요리조차 어떤 것을 고를지 행복한 고민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재료 수급 문제야 업장 측에서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 차치하더라도 왜 갈수록 선택지는 줄어드는 것일까? 다들 중국에서 유학도 했다 하고, 심지어 오래 살아봤다고 하는데다, 인플루언서들 조차 북경 오리든 광동 요리든 무엇이든 셰프들에게 속된 말로 꿀리지 않기 위해 많이 먹어봤다고 내세우는데 왜 정작 설날 요리에 대해선 별 다른 말이 없는 것일까?


한국에서도 무병 장수 기원이라든지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해서 전통 요리를 먹는 것처럼 - 예를 들면 떡국과 같은 - 광동 요리에서도 그런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르 쉬느아에서도 사진과 같은 찹쌀밥이나 작년과 같이 건관자 계란 요리 - 작년에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 , 찹쌀떡과 같은 전통적인 설날 요리는 계속 해서 나오고 있었고, 전통적인 광동 요리로 배추찜이나 해삼, 절인 돼지 고기 요리도 메뉴에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웠던 것은 절인 돼지 고기 요리인데 절였으니 당연히 돼지 고기는 비교적 짠맛이 강하긴 하지만 텁텁한 토란 - 그러나 익숙해지면 텁텁하다는 느낌은 그리 들지 않는다. - 과 함께 먹다 보면 절로 잘 찐 자스민 쌀밥이 생각났었다.


디저트로 계란 물을 입힌 찹쌀떡이 가장 무난하긴 한데, 그와 함께 가장 많이 먹는 설날 디저트로 찹쌀 경단도 르 쉬느아에서 먹을 수 있었다. 이것도 변주가 다양해서 개인적인 욕심으로 체계적인 책을 한글로 써보고싶은데,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그럴려면 일단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야 할텐데 그런 날이 내 인생에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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