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8. 6. 18.

LE PALAIS at PALAIS DE CHINE - 팔레 드 쉰 르 팔레 런치 딤섬


2018년 올해 미슐랭 가이드 타이페이 발표가 있었다. 거기서 유일하게 별 셋을 받은 레스토랑이기에 호기심에 방문하였다. 미슐랭 가이드의 신뢰도에 대해서는 그렇게 높게 평가하지는 않는데, 특히 동양권에서의 경우 일종의 거품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별을 좀 남발한다는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페이에서 유일하게 별 셋을 받았다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호기심을 누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예약할 때부터 불안감이 엄습했었는데, 먼저 예약 메일을 보냈을 때 답장이 잘못 왔었다.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 이름으로 예약이 확정되었다는 메일이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그 정도 실수는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답장 메일 내용중에 일부 메뉴는 미리 주문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나는 한 가지 메뉴를 선택해서 다시 답장을 보냈었는데 그 이후로 식당측으로부터 답장 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 혹시나 오류가 발생했나 싶어서 다시 한 번 메일을 보내도 마찬가지였었다.





















식당 내부 인테리어는 외국인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호기심을 느낄만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입구에서 예약 확인 후 자리 안내, 주문을 하는 과정에서 보면 과연 이 곳이 파인 다이닝이 맞나싶을정도로 매끄럽지는 않았다. 물론 미슐랭측에서는 이런 부분까지 염두해서 별을 주지는 않는다.


















차는 보이차를 주문하였다. 사진은 없지만 웰컴 드링크로 일종의 식초 음료 비슷한 것이 나왔는데, 신맛이 너무 강해서 오히려 시작부터 입맛을 나쁘게 만들었었다.






쇼 플레이트야 어차피 관상용인 경우가 많으니 그러려니 하겠는데, 테이블에 놓여진 이것은 종이였었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던 그 어떤 파인 다이닝도 이런 식으로 세팅된 것을 본적이 없다. (물론 한국은 제외다.) 게다가 식사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미리 세팅된 이쑤시개며, 보이차가 나올때 함께 나온 종이 냅킨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타이페이만의 문화라고 하기엔 다른 광동식 레스토랑에서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






Chicken and Lard Dumpling Topped with Abalone

Palais de Chine Steamed King Prawn Dumpling

Steamed Water Cress and Salty Egg Dumpling


워낙 딤섬을 좋아하다보니 보통 광동식 레스토랑을 방문할 때 런치 딤섬부터 맛보지만, 사실 팔레 드 쉰에 위치한 르 팔레에서는 딤섬 때문에 별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진 속 딤섬을 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모양새는 볼품 없어도 맛이 있다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맛도 매우 평범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딤섬 때문에 미슐랭 별을 딴 것은 아니다.






Baked Barbecue Pork Bun


반면 이 베이크 번은 내가 지금까지 맛보았던 여느 레스토랑들 베이크 번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었다. 한입 베어물자 느껴지는 향이며, 짠맛과 단맛의 균형, 그리고 씹히는 질감까지 흠 잡을 것 없이 완벽에 가까웠었다. 물론 셰프도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에 여느 레스토랑과 수평 비교는 무의미하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맛의 균형과 flavor를 더 풍족하게 해주는 향신료의 향은 여느 레스토랑에서 느꼈던 것과 많이 달랐다. 미슐랭 별 셋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정말 이 번 하나 때문에 재방문 하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이다.






Barbecue Pork


그러나, 이 메뉴가 나오자마자 그 생각은 곧 지워버렸는데, 사진속 모양새는 먹음직하게 보이지만 향도 밋밋했었고 - 바베큐 포크 번을 생각한다면 거의 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 무엇보다 비계가 너무 많은데 제대로 익히지 않아 물컹거리는 질감이 너무 불쾌했었다. 단맛과 짠맛도 균형감이 없었고 처음 입에 넣었을 때에는 단맛이 느껴지지만 이내 짠맛과 뒤섞이면서 불쾌한 단맛과 짠맛의 여운만이 입에 남았었다. 미리 주문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수준의 요리를 내놓다니 어이가 없을 정도였었다.






그나마 이 번이 괜찮았기에 다시 한 번 맛을 보았다.






Sautéed Tenderloin Beef in Black Pepper Sauce


추가로 시킨 이 요리를 맛 보고 더 이상 이 식당에 있고싶지 않았다. 이 요리는 조리 수준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상적이지도 않았다. 먹는 내내 여기가 왜 별 셋을 받았는가 의구심만 계속 들었었는데, 조리 실력이 눈에 띌만큼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맛을 내는데 있어서도 특별한 부분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응대는 나빴지만 그래도 조리 실력은 괜찮았던 룽킹힌과 비교해보면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에서 이 곳이 별 셋을 받은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Almond Milk


이미 디저트까지 주문한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앉아서 디저트까지는 받았지만 몇 숟갈 뜨고는 이내 일어섰었다. 혀가 아릴 정도의 시큼함때문에 기분 좋게 끝낼 수가 없었다. 매니저급으로 보이는 직원이 직접 서빙을 담당했었지만 의례 묻는 음식이 어떠한가에 대한 질문도 없었고, 굳이 내가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이야기 할 필요성도 못 느꼈다.

어쩌면 내가 방문한 이 날만 이랬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을 미슐랭 가이드 직원이 보았을 수도 있다. 번은 훌륭했지만 쇠고기 요리는 평범했었고, 나머지 딤섬류와 차슈, 디저트는 조리를 분명 잘못 했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어디에서든 실수가 발생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단순히 실수라 하기엔 의심이 들 정도로 조리 상태가 나빴었다.

댓글 2개:

  1. 글 잘 보았습니다 ^^...이 레스토랑과 쉐라톤 더드레곤 디너를 놔두고 고민하고있었는데 ;; 참고가 될 것같네요 감사합니다 ...ㅜㅜ 메인이 그렇게 별로 였나요 ?

    답글삭제
    답글
    1. 네 제 경험은 그렇습니다.

      상징적으로 별 받은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