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머무르는 일주일 동안 세 번에 걸쳐서 방문 했었는데, 원래 목적은 주말 딤섬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유 유안이 아무래도 오픈 초창기에 지앙난춘의 도움을 받다보니 주말 딤섬 주문 방식이 같았었는데, 2019년 1월에 다시 갔을 때는 달라졌었다.
예전처럼 주말에만 시킬 수 있는 딤섬 메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평일과 같은 딤섬 메뉴를 주문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무척 아쉬운 부분인데, 한편으로 똑같이 메뉴를 구성함으로써 여러가지 이유로 주말에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만 선택할 수 있던 딤섬이 없는 대신 예전과 같이 낱개로 한 개씩 주문 가능했었다.
Mandarin Pu Er
Wok - fried Turnip Cake with X. O. Chilli Sauce
찌거나 팬 프라이드 하거나 웍 프라이드 하거나 모두 다 먹었었지만 순무 케이크는 팬 프라이드 한 것이 가장 낫다고 생각하는데, 웍 프라이드 한 경우 팬 프라이드 한 것과는 다른 질감이 재미있긴 하지만 보통 X. O. 소스랑 같이 볶다보니 감칠맛이 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조리를 하든 순무 케이크가 메뉴판에서 보이면 꼭 주문을 한다.
Four Seasons Steamed Rice Rolls with Prawn
Steamed Barbecued Pork Bun
Steamed Dumpling with Pork and Dried Shrimp
메뉴에 조주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딤섬이 있으면 무조건 주문하게 되는데, 부드러운 속과 대조되는 아삭한 질감이 - 보통 water chestnut 을 많이 쓰지만 땅콩이나 마 등을 쓰는 경우도 있다. - 재미있기 때문이다. 특유의 끝이 삐죽 올라오는 모양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따라서 셰프의 실력을 알 수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의 이야기도 떠돌던데, 그걸 떠나서 특유의 모양도 보는 재미가 있는 딤섬이다.
Crispy Puff Pastry with Black Pepper Beef
Crispy Silky Turnip Pastry with Dried Shrimps and Ham
튀긴 류의 딤섬도 좋아하는데, 춘권과 같은 바삭한 질감도 좋아하지만 이런 바스락거리는 질감을 가진 딤섬도 좋다. 좀 더 부드러운 질감에 대체로 속은 강렬한 맛과 향을 가진 재료를 넣는데,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면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무래도 국내에선 재료의 제한이나 대중적인 인기가 적다보니 이런 류의 딤섬은 만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Cantonese Sponge Cake
항상 시도를 하는 딤섬 종류이긴 한데 항상 먹고나서 후회하는 딤섬이기도 하다. 아무리 차와 함께 마시는 문화라고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목이 메이는듯한 질감이 쉽게 적응하기 힘든데, 물론 한국의 백설기와 같은 질감은 분명 아니지만 조금 건조한 느낌이 여전히 견디기 힘들었다.
Steamed Pork and Shrimp Dumpling in Chilli Oil and Coriander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을 가서 이와 같은 딤섬을 주문해도 지앙난춘의 이 딤섬이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데, 매운맛과 신맛의 균형이 아주 좋기 때문이다. 다른 곳들은 미묘하게나마 신맛이 좀 더 강하거나 매운맛이 좀 더 강해서 입안에 남는 여운이 좀 길다고 할까? 그래도 그 정도는 무시하고 먹을 수 있는데, 간혹 한쪽이 너무 강해서 불쾌한 인상을 주는 곳들도 있다.
Fish Noodle Soup with Shrimp Dumplings
기대하지 않았던, 그냥 미슐랭 별 하나를 받았다니까 마침 묵고 있던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와도 가까워서 갔었던 임페리얼 트레저 파인 차오저우 퀴진에서 처음 먹었던 생선살로 만든 면요리가 인상에 남아서 그 이후 방문한 광동식 레스토랑에서는 메뉴가 있으면 무조건 주문 했던 요리이다. 특유의 씹히는 질감이 여전히 재미있었는데, 한국에서도 이런 면 요리를 만났으면 좋겠다.
지앙난춘에서는 디저트를 주문하면 입안을 한 번 정리하게끔 칼라만시 주스를 제공한다.
Homemade Almond Tofu with Lychee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를 주문할 때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아몬드 두부인데, 고소하면서 살짝 단맛이 감도는, 그러면서 부드러운 질감과 적당히 낮은 온도의 이 디저트가 마무리를 확실하게 지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양 디저트의 요소가 많이 개입되어 있는 디저트라고 생각하는데, 보통 신맛의 개입을 위해 딸기 - 한국은 딸기의 단맛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는 편이다. - 또는 리치를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지앙난춘에서는 리치 셔벗을 올렸다. 색과 질감 대조를 통해 좀 더 재미있게 만들었다.
Crispy Puff Pastry with Almond Cream
사실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디저트 종류를 보면 차가운 디저트보다 따뜻한 디저트를 더 많이 만나게 되는데, 따뜻한 디저트 중 가장 많이 만나는 것이 아몬드 크림이다. 흔히 말하는 수프처럼 떠먹는 형식을 많이 보게 되지만, 지앙난춘에서는 이런 서양식 조리 기법을 동원해서 재미있게 만든 디저트를 만날 수 있다. (물론 전통적인 방식의 아몬드 크림 디저트도 메뉴에 있다.)
지앙난춘에서 꼭 먹는 디저트인데, 입안에서 바스락거리며 부서지는 질감도 좋고, 무엇보다 고소하면서 달콤한 아몬드 크림이 인상적인 디저트이다. 마무리로 커피보다 짝이 잘맞는 차와 함께 곁들인다면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