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이번달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르 쉬느아에서 주말에만 무제한 딤섬 브런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all you can eat 방식이라 메뉴판에서 원하는대로 실컷 주문할 수 있는데, 보통 이런 방식의 경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딤섬들만 골라서 먹는 것도 좋지만 평소 주문하기 어려웠던 딤섬들 - 도전해서 괜찮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가 두려워서 쉽게 주문 못했다든지 - 또는 이 메뉴판에서만 주문 가능한 딤섬들을 선택하는 것이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
내 경험 안에서 해외에선 보통 차도 가격에 포함시켰다. 항상 같은 차는 아니고 몇 가지 종류 중에서 돌아가면서 차가 제공되었었는데, 르 쉬느아에서는 차 가격을 따로 받는다. 아직도 이것 갖고 논란이 있는 것 같던데, 쉽게 생각하면 르 쉬느아는 광동식 요리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식당이지 차를 재배해서 파는 찻집은 아니다. 즉, 차값을 무료로 줄 수 없는 구조인데 왜 그것을 돈 받는다고 비난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탭 워터, 즉 수돗물이야 무료로 줄 여지가 있긴 하지만 차를 제공하려면 찻잎을 구매해와야 하는데 식당이 손해를 볼 순 없지 않은가?
대신 탄산음료수는 가격에 포함되어 있어서 무제한으로 주문 가능하긴 하다. 물론 나는 딤섬과 함께 마실거라면 차를 선택하지 탄산 음료를 선택하지는 않는데, 음료의 단맛이 음식을 즐기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Baked crispy barbecued pork bun
아쉽게도 디저트와 이 바베큐 번은 한 번만 주문 가능하다.
Chicken jelly with shredded broccoli
전채로 냉채는 총 다섯 가지가 주문 가능한데, 네 가지는 이미 예전에 소개했었던 메뉴라서 이 글에선 설명을 생략하고 처음 만나는 메뉴가 이 치킨 브로콜리 테린이었다. 탱글탱글 하지만 입안에 들어가면 굉장히 부드럽게 잘 만들었는데, 위에 올린 소스의 신맛이 균형을 잘 잡아줘서 딤섬 메뉴를 먹기 전에 시작하기에 좋았었다.
'Teochew' style steamed pork dumpling
찐 딤섬류들은 대부분 이미 예전에 먹었던 메뉴들이라 크게 관심 가진 않았는데, 메뉴에는 따로 없고 오직 이 all you can eat 메뉴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 중 눈에 띈 것이 조주식 딤섬이었다. 르 쉬느아에선 무엇을 넣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보통 waterchestnut 을 넣거나 peanut 또는 yam 을 넣어서 아삭한 질감 대조가 재미 있는 딤섬이다. 어느 광동식 레스토랑을 가더라도 메뉴판에 이 조주식 딤섬이 보이면 무조건 주문하는데, 르 쉬느아에서도 드디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Steamed chicken glutinous rice with lotus leaf
이 딤섬도 좋아하는 메뉴이긴 하지만 찰밥의 끈적거리고 이에 달라붙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하나만 먹고 나도 배가 은근히 불러와서 잘 주문 안하는데, all you can eat 방식이니 모처럼 오랜만에 주문했었다. 짠맛과 감칠맛 위에 찰밥의 단맛이 한데 어우러져 맛은 있지만 여전히 배가 많이 불러와 한 번의 경험으로 만족했었다.
Steamed chicken feet with black bean sauce and garlic
닭발은 썩 좋아 하지 않지만 호기심 차원에서 오랜만에 다시 주문 했었다. 맛있긴 하지만 먹기 불편해서 - 입안에서 오물거리다가 뼈만 추스려 내 뱉는 행위를 테이블 위에서 하는 것이 썩 즐겁진 않다. - 역시 이 메뉴도 한 번의 경험으로 만족했었다.
Shredded coconut marshmallow
이 마시멜로는 디저트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있게 씹히는 마시멜로 위에 흩뿌려진 코코넛의 아삭거리는 질감이 재미있는 음식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마시멜로처럼 너무 단맛이 강하지 않아서 먹기 편했다.
이외에도 하가우나 샤오롱바오, 창펀 등 다양한 딤섬을 무제한으로 주문 가능하지만 이미 여러번 먹었던 딤섬들이라 따로 추가 주문을 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 딤섬들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면 이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 글 올렸으니 확인하기 바란다.
Deep - fried mini spring roll
Samosa
Deep - freid shrimp dumpling
Deep - fried glutinous rice pork dumpling
Deep - fried shrimp dumpling
영문 메뉴가 중복되어 표기되어 있던데, 처음의 튀긴 새우 딤섬은 웨딩 샤오마이, 마지막 튀긴 새우 딤섬은 한글로 바삭한 새우 완탕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사모사는 원래 중동쪽 음식이긴 하지만 중화권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는 딤섬인데, 나는 주로 싱가포르에서 많이 먹었던 딤섬이다. 대체로 커리가 들어가 있었는데, 르 쉬느아에서도 커리가 들어있었다.
Pan - fried pork bun
Crispy custard bun
Deep - fried Chinese bun
Pan - fried seafood pancake
이 소스는 튀긴 꽃빵과 같이 먹으라고 나왔던 것 같은데 맛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Scallion pancakes
Deep - fried golden pancake with black pepper barbecued pork
평소 르 쉬느아에선 만날 수 없었던 굽거나 튀긴 딤섬들이 눈에 띄었는데, 튀긴류의 딤섬들의 crispy 한 질감도 좋았지만 나는 팬 프라이드 한 딤섬들이 인상적이었다. 바스락거리는 질감과 함께 느껴지는 은은한 짠맛들이 밋밋한 것 같으면서도 신기하게도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고 할까? 특히 상하이식 파전은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한 번 더 주문하고 싶을만큼 맛있었다. 다른 딤섬들에 비하면 큰 특징이 없는 음식이었는데 뒤돌아서면 다시 생각난다고 할까?
Fried rice with duck meat and diced vegetables
여유가 있다면 콘지 다섯가지와 면 두 가지, 볶음밥 한 가지도 무제한으로 주문 가능하지만 이만큼 먹고 나면 사실 하나의 식사 메뉴도 다 먹기 벅찰 정도이다. 콘지와 면 요리는 자주 가서 먹었기에 오래만에 볶음밥을 주문 했었는데, 사실 배가 많이 불렀던 상태라 맛을 음미하며 먹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Soy bean milk pudding
디저트 메뉴는 하나만 선택 가능한데, 다른 메뉴들은 평소에도 주문 가능한 것들이어서 이 두유 푸딩을 선택했었다. 은은하게 깔려 있는 고소함과 함께 단맛이 그리 강하지 않은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전형적인 디저트였는데, 블루베리의 신맛이 그리 강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해외에서의 경험을 생각한다면 all you can eat 방식 치곤 메뉴 선택 폭이 조금은 좁아서 수프나 바베큐, 해산물, 육류 등의 요리 몇 가지도 선택 가능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한국에서의 여건을 고려 한다면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나 낯선 음식에 대한 도전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대중들의 선택들은 제한적일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등을 고려 한다면 괜찮은 메뉴 구성이라 볼 수 있다. 내 바람은 사람들이 새로운 딤섬들도 많이 접해서 이게 확대되어 평소에도 메뉴판에서 쉽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조금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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