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6. 28.

YU YUAN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유 유안 새 단품 메뉴 2020년 6월



이제는 분기별로 메뉴가 바뀐다. 포시즌스 호텔이니 그 의도는 이해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게 큰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늘 지울 수 없다.

광동식 레스토랑인데 인스타그램을 봐도, 네이버 카페와 네이버 블로그 후기를 봐도 북경 오리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이다. 거기에 마파 두부와 게살 볶음밥까지 이야기는 흔히 볼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이야기는 소수일 뿐이다. 물론 누군가는 북경 오리를 정말 좋아해서 그것만 먹으러 갈 수도 있다. 가서 맛있게 먹었으면 다행인데,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그에 대한 이유는 대부분 주관적이다. "맛은 개인 취향 차이이죠, 주관적 아닙니까?", 그렇다면 굳이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 카페나 네이버 블로그 후기를 왜 남기고 왜 검색해봅니까?


불만족스럽다고 해서 그것이 문제인가? 물론 아니다. 그 근거가 국내 다른 레스토랑 또는 홍콩 등의 유명 레스토랑과 비교인 것이 문제이다. 정말 자기가 미식가라 자처한다면 국내와 해외의 오리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며, (광동식 레스토랑에서도 물론 북경 오리를 주문할 수 있지만)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오리 구이가 인기 많은 것도, 그것이 왜 국내에선 만나기 힘든지 한 줄이라도 이야기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Double - boiled pork soup with zucchini and cuttlefish


이제는 한국에서도 진한 수프를 먹고싶은데, - 진하다는 의미가 수프가 탁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 이번에도 달라진 것은 이것 하나 뿐이며 이것도 가벼운 수프이다. 물론 먹었을 때 맛이 이상하거나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의도적으로 이런 맛을 낸 것은 아닌가 생각이 계속 든다. 한국에선 아직까지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수프를 단품으로 시키는 경우가 드물다보니, 코스 메뉴에 속했을 때 다른 요리들과의 관계나 한국인들의 선호도를 생각해서 계속해서 이런 류의 수프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북경 오리를 좋아하는만큼 분명 오리 수프도 만들면 인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면 논리적일까? 비논리적일까? 불도장을 좋아하는 만큼 전복으로 또는 다른 해산물로 만든 수프도 많은 사람들이 보양식으로 접근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물론 그 대답은 뻔하다.






"Chao zhou" braised cuttlefish and bean curd in superior soy sauce


그렇게 많이 바뀌지 않은 메뉴들 중에서 유일하게 눈에 띈 메뉴이다. 물론 다른 메뉴들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나는 광동식 레스토랑인만큼 다양한 광동 요리를 만나고 싶은데, 이건 나만 생각해서 될 문제는 아니기에 새롭게 등장한 메뉴들이 지향하는 맛의 세계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 그래도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조주 요리를 하나쯤은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부드러운 오징어의 질감이나 특제 간장 소스의 단맛과 감칠맛 위에 더해진 향신료의 향이 시간적, 공간적인 맛 (flavour) 의 만족도를 충분히 채워주지만 먹자마자 든 생각은 이 메뉴는 대중적으로는 인기가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누군가는 이 요리를 처음 먹은 뒤 조주 요리, 더 나아가 광동 요리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한국의 미식 세계에 - 과연 그런 것이 존재할지 의문이지만 - 발전이 있지 않겠는가?







유 유안에서는 이제 카늘레 - 프랑스어 표기법으로 이렇게 써야 한다고 한다. - 대신 이 유자 카라멜 초콜릿이 나온다. 입안에 넣어 깨물자마자 느껴지는 유자의 쌉싸름한 맛과 신맛, 그 뒤를 이어 카라멜 특유의 쌉싸름한 맛과 단맛, 마지막에 유지방의 고소함과 초콜릿의 쌉싸름한 맛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연달아 느껴지는데 곧 한데 어우러지며 입안 가득 느껴지는 맛 (flavour) 의 향연이 정말 좋다. 광동식 레스토랑의 정체성을 생각한다면 다소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유 유안의 개념을 생각하면 그렇게 뜬금 없는 것만은 아니다.


유 유안이 오픈한지 5년이 다 되어가고, 그동안의 인기 영향 때문인지 새로 생기는 호텔들에 일부는 광동식 레스토랑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지만 거의 모두 다 인기 있는 메뉴는 비슷하다. 여전히 어디가 더 북경 오리가 맛있는지 치열하다고 할 정도로 각종 커뮤니티에서 의견이 오고 가는데, 거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언제쯤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만큼 관심을 많이 가졌다면 분명 식재료의 다양함도 늘어났어야 하는데, 비록 코로나 19 때문에 수입이 예전만큼 원활하지 않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이제는 레스토랑간 비교 논쟁의 치열함이 다른 방향으로 선회했으면 좋겠다. 좀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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