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6. 1.

HONG YUAN at THE WESTIN CHOSUN SEOUL - 더 웨스틴 조선 서울 홍연 디너 2020년 5월



지난번에 이야기 했던 것처럼 내가 자발적으로 여기를 찾아갈 일은 없고, 다만 모임이 있어서 재방문하였다. 여전히 홈페이지에선 광동식 요리를 선보인다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여기는 전형적인 한국식 중식 요리집이지 광동식 레스토랑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 메뉴를 선택할 때 광동 요리는 제외 하고 전형적인 한국식 중식 요리만 선택했었다. 






일행들이 딤섬도 몇 가지 주문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세 종류를 주문했었는데, 어차피 나는 이곳에서 딤섬조차 큰 기대를 안하기에 딱히 좋다 나쁘다 이야기 할 생각은 없다. 다만 문제점 하나를 이야기 하자면 딤섬 밑에 깔아둔 당근인데, 물론 이런식으로 제공하는 곳은 홍연 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다. 문제는 그 당근이 제 역할을 하느냐는 것이다. 내 생각엔 기술력도 떨어지고 한국에서 워낙 쫄깃함에 목숨 걸 정도이니 딤섬 피를 그렇게 만들었다가는 바닥이 눌러붙어 젓가락으로 집어들 때 터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당근을 깔아둔 것 같은데, 딤섬을 먹기 위해 하나씩 젓가락으로 집어들 때마다 분리되어야 하는 당근이 딤섬 바닥면에 붙어 있으니 일일이 손으로 그것들을 떼어내야 했었다. 












Fried Chicken with Garlic Sauce

비단 중식만의 문제는 아닌데, 한국에서 주방의 조리 실력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특히 중식은 그 차이가 가장 명확하게 느껴지는데, 따라서 나는 일정 부분은 늘 감수하고 먹는 편이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그것을 일일이 따지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런 것을 감안해도 여전히 홍연의 요리들은 이해가 안된다. 처음부터 제공되는 목이 버섯 냉채만 하더라도 다진 마늘의 맛이 지배적이다. 이는 깐풍기에도 - 비록 메뉴판에 갈릭 소스가 들어간다고 표기되어 있지만 - 적용되는데, 생마늘 특유의 아린맛에 비릿한 내음이 먹는 내내 혀안에서 맴돈다. 내가 지금 목이 버섯과 깐풍기라는 요리를 먹는 것인지 생마늘 다진 것을 먹는 것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이다. 지난번에 먹었던 흑후추 소스 쇠고기 볶음까지 생각한다면 이제는 한국식 중식조차 주문을 안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Fried Beef with Sweet and Sour Sauce

광동식 요리를 표방한다면 이렇게 나오면 안되는데, 여기는 한국식 중식 요리 전문점이니 탕수육을 이렇게 내올 수는 있다. 다만 소스가 문제인데, 그렇게 단맛이 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맛은 맛의 균형을 맞출 정도는 아닌 어중간한 상태였었다. 전체적으로 단맛이 지배적인데, 그 단맛이 그리 강하지 않으니 신맛이 미약해도 어떻게든 끝까지 다 먹을 수 있었다. 이제 탕수육도 여기서는 안 먹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BBQ Pork Fried Rice

사진만 봐도 주방의 웍 프라이드 실력이 그리 좋지 못함을 알 수 있는데,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그것까지 일일이 문제 삼고싶지 않다. 다만 삼만원이란 가격을 받으면서 볶음밥에서 아삭거리는 질감을 유지하기 위해 넣은 재료가 굳이 양배추여야 할까? 비릿한 양배추의 내음과 여운이 좋지 못한 단맛을 감안한다면 나는 그 가격을 더욱 이해할 수 없다. 거기에 단맛 가득한 짜장 소스와 멀건 계란국은 왜 내놓을까? 손님들이 찾아서? 볶음밥을 먹는데 그 두가지는 맛의 보강 차원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런 수준의 요리들이 나오는 곳이 여전히 국내에서 최고의 레스토랑이라 평가받는다. 한국식 중식의 한계는 그렇다쳐도 하다못해 조리 실력이라도 좀 더 끌어올릴 수는 없는 것일까? 지금은 코로나 19 때문에 제한적이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중화권 문화를 가진 나라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꽤 많았고, 그만큼 파인 다이닝에서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을텐데 여전히 이런 수준의 파인 다이닝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물론 경험이 곧 지식이며 그것이 어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런 경험들이 이런 수준의 음식들을 비판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굳건히 국내 최고의 식당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