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싱가포르를 계속 찾게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지앙난춘 때문이다.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에 위치하고 있는 지앙난춘을 알게된 것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유 유안에서 소개를 해줬기 때문인데, 그때 당시 셰프였던 알란 찬은 현재 제주 신화월드 메리어트 리조트에 위치한 르 쉬느아에 있다.
이번에 미슐랭 별 하나를 받았는데,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미슐랭 가이드의 별이 어떤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다. 역사가 오래된만큼 비판도 많이 받은 것이 미슐랭 가이드인데, 특히 싱가포르에서의 미슐랭 가이드를 살펴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분명 있다. 물론 국내 유명 블로거들처럼 내가 좋아하던 레스토랑이 별을 못 받거나, 내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레스토랑이 별을 받아서가 아니라, 조리 실력부터 의구심이 드는 레스토랑들이 몇몇 눈에 띄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도 마찬가지이다.)
아무튼 이번 여행에서는 가게 된 레스토랑들이 대부분 미슐랭 별을 받은 곳들인데, 미슐랭 가이드를 참고해서 간 것은 아니니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물론 지앙난춘이 별을 받은 것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이 별을 받게되면 입구에 전시를 해놓는데 지앙난춘은 따로 전시는 하지 않고 있다.
호텔 객실만 renovation 한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들도 같이 했는데, 구조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고 내부 인테리어가 좀 바뀐 것 같은데 따로 사진을 찍어놓은 것이 없어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다.
싱가포르에서 파인 다이닝이라 해도 사실 접객 및 응대는 썩 좋은 편은 아닌데, 처음에는 당연히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간 것이니 꽤 불쾌했었는데, 몇 번의 방문을 통해 그들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일정 부분 이해가 된다. 물론 그것이 양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부분을 감안 했을 때 지앙난춘의 접객 및 응대는 싱가포르에서 꽤 매끄러운 편이다.
아뮤즈 부쉬는 기억이 정확하진 않은데 비트로 만든 젤리였던 것 같다. 오이의 아삭함과 대조되는 질감에 신맛과 단맛이 적절해서 아뮤즈 부쉬로는 아주 좋았다.
예약할 때 북경 오리를 주문했었기에 그에 맞는 글라스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한 잔 주문하였다.
차는 보이 차를 주문하였다.
Signature Jiang - Nan Chun Peking Duck
Roasted in a mesquite - wood - fired oven, served with caviar and carved tableside by the chef
메일로 예약을 했을 때 답장에서도 그랬고, 실제로 당일에도 서버는 혼자서 먹기엔 양이 너무 많으니 - 지앙난춘에선 반 마리 주문은 불가하다. - 차라리 roasted duck 을 주문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 했었다. 양이 6인분 정도 되니 서버의 말을 듣는 것이 맞는데, 사실 이 블로그 포스팅 때문에 주문했다.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나는 북경 오리보다 오리나 거위 구이를 주문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인데, 일단 내 취향을 떠나서 반 마리든 한 마리든 혼자서 먹기엔 양이 너무 많다. 게다가 아직도 국내에선 껍질이 바삭하냐 안 바삭하냐, 살코기랑 같이 카빙을 하냐 하지 않냐로 싸우고 있는데 그게 과연 큰 의미가 있나 생각이 든다.
왜 오리를 이렇게 해서 먹을까? 북경 오리와 광동식 바베큐인 오리나 거위, 닭 구이는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서양에서는 어떤 식으로 구워서 먹을까?
껍질과 살코기 사이의 지방층을 어떻게 조리해야 맛에 또다른 측면을 불어 넣어줄까? 또 어떻게 조리를 해야 제대로 한 것일까? 그걸 감안한다면 이런 류의 요리는 어떤 것에 초점을 두고 맛을 음미해야 할까?
지앙난춘에서는 캐비아와 함께 제공되며, 셰프가 나와서 옆에서 카빙을 하면 서버가 야빙에 직접 오리를 싸주는데 딱 오리만 싸서 사진처럼 테이블에 놓아준다. 나머지 파나 오이, 소스 등은 각자 취향껏 적절하게 넣어서 먹으면 되고 이 때 함께 제공한 캐비아 역시 취향에 따라 넣어서 같이 먹으면 된다.
세 네가지 중 하나 선택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때쯤 배가 너무 불러 - 6인분 정도 되는 오리를 혼자 다 먹었으니 당연하다. 파인 다이닝에서 이렇게 과식을 하는 편은 아닌데 이 날은 순전히 블로그 포스팅 때문에 무리를 했다. 물론 다시는 이런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 그냥 한 숟갈만 맛만 보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디저트를 안 먹고 갈 수는 없기에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배가 너무 불러서 못 먹겠다고 이야기 했고, 당연히 서버는 이해한다며 정리 해주었다. 포장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이미 너무 배가 불러서 포장해서 객실로 갖고 가봤자 먹지도 못할테고, 당연히 온도가 떨어지면 맛도 그만큼 떨어지기에 사양하였다.
지앙난춘에선 디저트를 주문하면 정리 차원에서 칼라만시 주스가 나온다.
Petit Four
하필 배가 너무 부른데 이 날따라 음력 설을 맞이해서 프티 푸르까지 나왔다.
Crispy Puff Pastry with Almond Cream
셰프가 바뀌면서 확실히 지향하는 지점이 전 셰프와 다른 점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예전부터 인기 있었던 메뉴는 거의 건드리지 않았는데, 특히 이 디저트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나로선 무척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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