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방문때 좋은 기억들이 남아 있어 다시 찾아간 인덜지 익스페리멘틀 비스트로는 변함없이 친절했고 칵테일은 맛있었다. 예전 기억만 생각하고 가서 자리 여유가 있겠거니 생각하고 갔다가 자리가 없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다행스럽게도 전에 만났었던 바텐더가 나를 기억하고 있어서 잠시 대기 후 운 좋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Iron Buddha Cocktail
2018 Iron Buddha's Heavy Roasted Oolong Tea Liqueur, Sauvignon Blanc, Blood Peach, Chocolate
메뉴판은 처음 칵테일을 접하는 사람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제작되어 있었는데, 타이페이에 왔으니 차와 접목한 칵테일 중 sour 칵테일을 주문하였다. 이름이 재미있었던 것도 선택하는데 영향을 줬는데, 철관음차로 어떻게 칵테일을 만들었을까?
사실 차나 칵테일이나 아직까지 나에게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까, 향이나 질감이 어렴풋이 느껴지면서도 헷갈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 칵테일은 새콤하면서도 끝에 단맛과 함께 과일향이 느껴지는데 정확히 어떤 과일향인지 모르겠다. 들어간 재료를 보면 복숭아 향 같기도 한데, 바텐더에게 정확하게 무슨 향인지 물어볼 것을 그랬나? 부드럽게 넘어가면서 입안에 은은하게 맴도는 향이 좋아서 타이페이에 머무르면서 두 번 갔었는데 갈 때마다 이 칵테일을 주문했었다.
Spring Lingering Cocktail
2018 Spring Lingering Oolong Tea Liqueur, Lemon Verbena, Tonic Water
철관음으로 만든 칵테일을 마시고 난 뒤 직원에게 추천 받은 칵테일이다. 서로 영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어서 대화 하는 과정이 조금 어렵긴 했지만 - 물론 영어를 잘 하는 직원과 바텐더도 있다. - 굉장히 친절했었다. 최근에 알게 된 것이지만 내가 refresh 한 칵테일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어서 그런지 이 칵테일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기포의 느낌과 함께 앞서 철관음 칵테일과는 다른 가벼우면서도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잔향이 좋았었다.
한국에서 음식과 마찬가지로 칵테일도 어딘가 빈 공간이 있다고 느껴져서 아쉬운 적이 많았었는데, 알고 보니 식재료 못지 않게 칵테일을 만드는 재료들도 국내에서 수급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좋게 말하면 법이 잘 만들어진 것인데, 수입 통관 절차부터 해서 검역 과정 등이 꽤 까다롭기 때문이다. 비록 두 잔 정도 칵테일을 마셨지만 입안에서 느껴졌던 칵테일의 질감이나 잔향의 여운이 지금도 꽤 기억에 남아 있다. 우롱차를 비롯해서 칵테일을 좀 더 많은 경험을 한다면 일종의 훈련을 통해 지금보다 더 많은 맛 (flavour) 의 여운을 느낄 수 있을까? 그런 기대감때문에 해외 여행을 가서 먹거나 마시는 행위가 언제나 즐겁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스트로이기 때문에 음식도 나쁘진 않을 것 같지만 타이페이에 워낙 좋아하는 레스토랑들이 몇 곳 있다보니 이번에도 음식을 먹을 기회가 없었다. 혹 다음 방문때 기회가 된다면 음식도 먹어보고 이와 관련해서 리뷰 글도 올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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