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3. 5. 19.


유 유안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만든 광동 요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다른 중식당은 광동식 레스토랑이라고 주장하지만 조리 실력부터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물론 유 유안을 포함해서 서울의 광동식 레스토랑은 "북경 오리" 의 인기가 대단하지만 한국에서 이런 유형의 일들이 처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그런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항상 갈 때마다 아쉬웠던 것은 디저트의 선택지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 - 물론 광동 요리부터 선택지가 다양하지 못하지만 - 과 그나마 존재하는 디저트도 대부분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아 유명무실하며 "망고" 디저트만 그런대로 인기가 있다는 것이었다.


보통 새로운 딤섬과 함께 몇 가지 요리가 새로 나오면 그에 맞춰 디저트도 한 두가지가 바뀌었는데, 이번에는 디저트 메뉴만 모두 바뀌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고전적인 디저트 세 종류인데 모두 차 - 또는 수프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 형태로 나온다. 내심 아몬드 수프도 같이 나오기를 바랐지만 유 유안 오픈 때 잠시 존재했다가 이내 사라지고 2018년인가 2019년에 다시 잠시 나왔지만 이내 사라졌던 과거를 생각하면 앞으로도 거의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튼 이런 형태의 디저트들은 한국인 입장에서 디저트라는 개념으로 쉽게 다가오지는 않는데, 대체로 따뜻하고 은은한 단맛 - 단맛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는 것 같은, 한국인들이 아주 좋아하는 달지 않아서 좋은, 그런 의미라고 보면 된다. - 의 요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품으로 주문할 때 대부분 디저트를 주문하지 않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이 디저트들은 갑자기 메뉴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다. 세트 메뉴에 당연히 들어가겠지만 "망고" 가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에서 그럴 가능성은 더욱 높을 수도 있다.

물론 차가운 디저트들도 존재한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디저트 중 하나인 망고 사고를 비롯해서, 알로에 젤리와 초코볼이 있는데 그 중 흥미로운 디저트는 초코볼이다. 고전적인 디저트인 찹쌀 경단을 서양 요리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쌀과 팥의 질감은 부드럽게, 그에 대조되는 바삭거리는 초콜릿, 지방의 고소함은 쌀과 팥 대신 초콜릿이 받쳐 주고 거기에 쌀의 고소함이 더해져 입체적인 맛 (flavour) 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신맛의 소르베가 더해지는데 정기적으론 어렵다해도 이런 식의 재해석한 디저트가 계속해서 나오기를 바란다.


차가운 디저트들은 그동안의 쿠 셰프 스타일과는 다르게 나름대로 플레이팅에 신경을 써서 나온다. 따뜻한, 고전적인 디저트도 마찬가지인데 그런대로 눈으로 보는 재미도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요리들을 단품으로 주문할 경우 꼭 디저트 하나씩은 주문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새로운 디저트 메뉴들도 추가되고, 이번에 새로 나온 디저트 메뉴들도 금새 사라지지 않을테니까.

2023. 5. 15.


5월에 새 메뉴가 나왔고, 메뉴가 나온 첫 날에 이미 다녀왔지만 블로그에 리뷰를 쓸 생각은 없었다. 잘 만들었지만 여전히 맛없는 국산 과일의 단점을 또다시 이야기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글을 작성하는 날을 기준으로 이틀 전에 다시 방문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국산 과일의 맛없음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닐뿐더러 셰프가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을 한참 벗어난 부분이니 다시 이야기 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과일이 달지 않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묻고싶은 것이 그렇게 단맛 중심의 과일이 좋으면 굳이 과일을 왜 먹으려고 하는가? 설탕이라는 아주 훌륭한 재료가 있다. 국산 과일, 예를 들어 딸기 같은 것은 아주 달콤한데 라즈베리는 달콤하지 않아서 불만이라고? 베리류의 특징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아무튼 셰프가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이니 그건 넘어가더라도 결정적으로 이 글을 쓰려고 마음 먹은 이유는, 비록 라즈베리 타르트이나 피스타치오와의 짝짓기는 그리 새로운 일이 아닌데 첫 날 먹었을 때의 그 고소한 피스타치오의 향과 맛이 재방문 한 날에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닥이 포슬포슬하게 가볍고 경쾌하게 부숴지던 질감은 여전히 부드럽긴 하지만 다소 딱딱한 방향으로 바뀌었었다. 내가 새 메뉴가 나오는 첫 날에 무조건 가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맛이 변한다. 그것도 안 좋은 방향으로 말이다.


달지 않아서 좋다, 꾸덕해서 좋다, 느끼하지 않아서 좋다 따위의 후기들은 다시 말해 '이 집 정말 조리 제대로 못하는 집이에요.' 의미를 갖고 있는데 그걸 칭찬이랍시고 후기를 너도 나도 쓴다. 피스타치오와 같은 견과류의 고소함과 유지방의 고소함이 더해지니 느끼하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느끼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고소함과 신맛의 조합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국산 라즈베리는 신맛이라곤 어딜 둘러봐도 찾을 수 없지만 그래서 커피든 홍차든 음료가 존재하지 않는가?


우리가 라면을 먹을 때 만두 추가, 떡 추가, 파 추가 같은 것은 취향 차이라고 하지만 국물 양이 너무 많거나 면이 불어 터질 정도로 끓인 것은 취향 차이가 아니라 "잘못" 조리했다고 말한다. 라면은 쉽게 구분 가능한데, 디저트류는 그렇게 못하겠다고? 잘 모를 때에는 차라리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2023. 5. 8.



업무상 매년 또는 격년에 한 번 가게 되는 곳이 에버랜드인데 갈 때마다 속 빈 강정인 곳이라 생각하는데 이곳에서 먹은 음식 또한 일관된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일관된 모습이란 것이 칭찬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안내하는 직원은 존재하나 주문은 테이블에서 태블릿 PC로, 결제까지 모두 할 수 있는 구조인데 메뉴는 단순한 몇 가지만 존재한다. 크리스탈 제이드인데 주요 메뉴는 여느 동네 중국집처럼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이 있다. 물론 딴딴면이나 완탕면이 있긴 하지만 짜장면과 공존하는 곳인데 굳이 그 요리들을 주문할 필요가 있을까?


테이블 위에 쌓여있는 접시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기 저기 짬뽕 국물 등이 튀어서 묻어 있고, 젓가락은 비록 입에 닿는 부분은 아래로 해서 모두 세워놓았지만 어찌되었든 손님이 꺼내야 한다. 반찬과 물은 셀프 서비스, 가서 보니 위생 상태는... 정말 내가 크리스탈 제이드에 들어온 것이 맞는가?


한국에서 외국 요리는 신기루 같은 존재이니 특히 이런 프랜차이즈점은 더 이상 기대를 하지 않기에 배만 채운다는 생각으로 들어서긴 했지만 올리브유로 볶았다는 짜장면 메뉴를 보니 웃음만 나왔다. 왜 하필 올리브유인가? 게다가 맛은 여느 중국집처럼 단맛 중심인데, 이제는 더이상 놀랍지도 않다. 디저트는 달지 않아야 잘 하는 곳인 반면, 식사류는 단맛 중심인 세상인데 그게 뭐 대수란 말인가?

사이드로 주문한 몽콩식 튀김 만두는 영문 메뉴명과는 달리 - Pan fried - 정말 튀겨서 나왔는데 간은 거의 되어 있지 않았다. 손님이 알아서 간장 찍어 먹으란 말이지? 한국에서 음식이란 더 이상 화학적 변화에 의한 어떤 결과물이 아니다. 간장에 찍어 먹으면 짠맛이야 어떻게든 더해지겠지만 간을 한다는 것이 단순하게 짠맛이 더해진다는 의미는 아닌데 그런 것쯤이야 무시해도 그만이다.


식사를 끝내고 나오면 여전히 중구난방식으로 운영하는 놀이 동산, 심지어 입구쪽에는 "감성교복" 이란 곳이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복을 점차 없애는 추세인데 여전히 인기가 많다. 음식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엉망진창인 곳, 한국에서 최고의 놀이동산의 현주소이다. 내년에 또 갈 가능성도 있는데 이제 어디서 식사를 해야할까?

2023. 5. 4.


한국의 과일들은 대체로 맛없다. 지나치게 강조하는 단맛은 흐릿한 여운이 생각보다 커서 당장 입안에 들어오면 달게 느껴지지만 이내 그 단맛의 여운은 쉽게 흐려진다. 게다가 신맛은 흔적조차 거의 없다. '김치'를 사랑하는 한국인들이 정작 과일에서 신맛이 느껴지면 불쾌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이 블로그에서 여러번 했었는데 또 안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포시즌스 호텔의 올해 빙수 메뉴 중 과일이 들어가는 빙수들이 모두 한결같이 맛이 그리 느껴졌기 때문이다.

포시즌스 호텔의 과일 빙수들은 당장 컨셉트가 어떻고를 떠나서 그나마 꾸준하게 보여준 모습은 과일이 갖고 있는 신맛을 잘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인데, 올해엔 왜 그러지 않았는지 이유가 뻔히 짐작이 되어서 기분이 매우 착잡했었다. 이런 수준까지 도달했다면 차라리 포시즌스 호텔은 더 이상 빙수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월드 오브 빙수이든 이달의 빙수이든, 여행 컨셉트이든 도시 소개 컨셉트이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다. "생과일"을 얼마나 "많이" 올렸느냐, "생과일" 은 "당도" 가 어느 정도인가 이 두 가지만 만족스럽다면 정말 "맛있는" 빙수이다. "생과일" 대신 조리한 과일이 올라 가면 제품을 썼니, 과일 품질이 낮은 것 아니냐와 같은 억측만 나온다. 플레이팅? 그런 것이 중요한가? 


물론 호텔 입장에서 빙수 판매는 일종의 '계륵' 같은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특정 호텔의 빙수가 최고가 되는 현실에서 굳이 비교 당하고 욕까지 먹어가며 판매를 해야하는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과일" 과 "당도" 를 제외하고 대부분 관심이 없다. 


한편 여전히 "가격"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언급되는데, 사실 황당하게 여겨야 하는 부분은 이 "요리" 같지 않은 음식에 대한 것이지 가성비나 가심비와 같은 쌩뚱맞은 주제로 넘어갈 내용은 아니다. 재료비니 인건비니, 접객에 대한 비용이니 같은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그저 곱게 간 얼음 위에 생과일 달랑 올린 것이 어떤 가치가 있단 말인가? 그러니 과일을 조리하고, 심지어 질감의 대조를 위해 더한 것들까지 모두 다 쓸데 없는 짓으로 평가 받는 것이다. 마치 돈을 더 받을려고 꼼수 부린 것처럼 말이다. 


포시즌스 호텔의 올해 빙수는 신맛의 부재를 극대화 하였기에 예전만큼의 재미는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국산 과일의 단맛 부조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올해에도 많은 사람들의 평가는 그 호텔과 비교해서 할 것이다. 누가 잘못 만들고 있는지 아무도 관심 없다. 그러니 어차피 빙수를 포기하지 못한다면 예년처럼 포시즌스 호텔만의 빙수를 계속해서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여전히 빙수를 굳이 사먹어야 하나 생각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7월과 9월에 나올 빙수는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2023. 4. 10.


여전히 로비를 중심으로 라운지까지 종잡을 수 없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직원은 단 한 명만 있었다. 오픈 시간 조금 지나 방문했지만 과연 한 명의 직원만으로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을까? 


그런 가운데 음식들은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새로운 것이 나왔었다. 지난번엔 "봄" 이니 "딸기" 가, 이번에는 "벚꽃" 이 필 시기이니 그것을 주제로? 일본에서의 "슌" 영향? - 왜 하필 일본과 연관 짓냐고 하겠지만 이쪽 세계의 음식들은 유럽보다 일본의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그런 것은 뭐 그런대로 좋게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주제가 맛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료를 우리는 제철 과일을 사용했습니다' 이거나 외형을 그래 벚꽃 시즌이니 벚꽃 색상에 맞춰서 아니면 모양을...그 수준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먹고 나서 평가를 하는 사람들의 수준에 맞춘 것인지 아니면 만드는 사람이 그 정도밖에 못 만들어서인지 하여간 어디를 가나 대부분 그런 수준에서 만들고 평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사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일단 새로 나왔으니 한 번 먹어보자 차원에서 먹었는데 다소 놀라웠었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생과일을 그대로 올려야 수준 높은 것으로 평가하는데, 특히 향신료나 알콜이 들어갈 경우 재료에 문제가 있으니 꼼수를 부린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었다. 그런데 갤러리 라운지 38에서는 전혀 그렇게 만들지 않았다. 체리와 리큐르의 결합, 거기에 덧대어진 향신료의 조합, 일단 이것만으로 향을 좀 더 풍부하게 채워준다. 게다가 의외로 무스는 굉장히 매끄러웠다. 이게 놀랍거나 칭찬할 일이 아니라 당연한 것인데 한국은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니 놀라운 일이다. 향의 풍부함과 매끄러운 질감의 결과물이 아침부터 상쾌하게 느껴졌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벚꽃" 을 주제로 맛으로 표현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잘 만들었지만 사실 이게 당연한 것인데 한국에선 당연하지 않으니 의외로 놀라웠다, 딱 이 수준에서 끝난다. 제주, 벚꽃, 언제든지 이것을 맛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셰프는 거기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현재 프랑스 출신의 셰프가 새로 왔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세계를 다음 방문에는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음료의 경우 오픈 초창기에 비하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전히 커피와 홍차는 선택지가 적고 대신 다소 조잡스런 음료 선택지가 더욱 늘었다. 제주산 녹차는 둘째 치고 자꾸 뭔가 우려낸 것들로 차를 만드는데 글쎄... 그런 것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추가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것들을 갖춰야 메뉴판이 뭔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이 호텔은 처음 문을 열기 전에 초대한 손님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대대적으로 음식에 대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수준에 맞춰 문을 열어서 그 한계가 명확한데, 그나마 갤러리 라운지의 음료와 음식들은 종종 그 한계를 살짝 넘어설 때가 있어서 여전히 만족은 못하지만 제주도에 갈 때마다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