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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19.

L'ATELIER DE JOËL ROBUCHON TAIPEI in TAIPEI - 라틀리에 드 조엘 로부숑 타이페이 디너


방콕에서 라틀리에 드 조엘 로부숑의 경험은 너무 끔찍했었다. 와인 페어링 포함해서 50만원 넘게 가격이 나왔던 것에 비하면 (레스토랑 이름값 생각하면 얼마 안나왔네 하겠지만 방콕에서 50만원은 그 얼마가 얼마가 아니다.) 너무 안전하게 코스가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래서 처음에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페이의 벤꼬또에서 식사 후 매니저가 여기를 추천했을 때 내키지 않았다. 영어가 유창하지는 않은지라 왜 거기가 내키지 않은지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웠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매니저는 셰프와 잘 안다면서 곧바로 전화로 예약을 잡고 그냥 가기만 하면 된다고 하였다. 특별 메뉴까지 준비 해달라고 했다면서 말이다.

아무튼 안내판을 대충 읽어서 3층에서 좀 헤매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레스토랑 입구인데 예약자 명단에 내 이름이 없어서 직원과 나는 서로 당황했었다. 만약 내가 예약한 상태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방콕에서의 악몽이 생각나 더 끔찍했겠지만 사실 셰프와 직접 예약을 하면서 일어난 일이라 다행히도 셰프 예약을 통해서 왔다고 하니 곧 확인후 바로 자리로 이동하였다.












어떤 음식을 주문하겠냐는 서버의 질문에 또 한번 살짝 당황하긴 했는데, 셰프가 특별하게 메뉴 구성해서 내올거라고 이야기하니 역시 곧바로 확인 후 순조롭게 식사가 진행되었다. 시작 전 간단하게 셰프와 인사도 하였다. 과연 그는 방콕에서의 악몽을 기억나지 않게 해줄것인가?










가끔 네이버 세상에서 식전빵에 대한 호들갑을 보게 되는데, 파인 다이닝에서 빵이 제대로 나오는 것이 과연 호들갑 떨 일인가?






아뮤즈 부쉬는 방콕과 같았던가?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다.






석달 정도 지났더니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내 기억에 셰프가 5코스로 준비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거기에 맞춰 와인 페어링을 할 것인지 묻길래 당연히 그러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아쉽게도 와인 라벨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없다.






홈페이지에도 자세하게 설명이 나와 있지 않은데다가 아무래도 셰프가 따로 준비한 만큼 메뉴 구성이 조금 다를 수도 있기에 메뉴명을 기입하진 않겠다. 셰프가 직접 들고 나와서 설명하기론 자기네 시그니처 메뉴라고 들었는데, 모양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느낄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라틀리에 드 조엘 로부숑이니 기대치가 있기 마련인데, 그 기준치를 생각한다면 다소 평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캐비아는 그 자체만으로도 맛을 압도하기 때문인데, 방콕에서처럼 이런 구성으로 나온다면 실망이 더 클 것 같았다.






두 번째에서 소믈리에가 맥주를 따라줬는데, 페어링이란 것이 반드시 와인만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음식에 따라 위스키나 맥주 등도 페어링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부다페스트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결과적으로 요리와 맥주가 아주 잘 어울렸다.






아마 메추라기였을텐데, 바삭한 가운데 거친 것이 아니라 잘 부숴지는 (flaky) 질감이 괜찮았는데 이런 요리를 만날때마다 한국에서 튀긴 요리의 질감과 계속해서 비교를 하게 된다. 바삭하긴 하나 거친 질감이 어느 정도 먹다 보면 입천장이 찢어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잘 튀긴 요리였다. 물론 이 정도 레스토랑에서는 당연히 내와야 하는 수준이지만 말이다. 만약 페어링 없이 맹물과 함께 이 요리를 먹는다면 굉장히 끔찍했을텐데, 그래서 페어링 하는 것이 좋다고 누차 이 블로그에서 이야기 하였다. 여러가지 이유로 불가하다면 하다 못해 탄산수라도 선택하는 것이 음식을 즐기는데 도움이 된다. 그것조차 어렵다면 논알콜이든 목테일이든 어떻게든 짝짓기를 레스토랑에서는 해놓았다.










새우 종류였던가? 랍스터였나? 아니면 랑구스틴?














이 요리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내 기억에는 저 빵 위에 올려서 같이 먹으면 된다라고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메뉴명도 모를뿐더러 맛에 대한 기억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서 어떠하였는지 설명하기가 어렵다. 당일에 간단하게라도 메모를 남겼어야 했다.














쇠고기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역시 기억이 남아 있지 않다.










마무리로 디저트는 깔끔하게 식사를 마칠 수 있게 도와줘서 좋았었다. 질감이 다소 독특했던 것 같은데, 나쁜 기억이 없는 것을 보면 단맛과 신맛의 균형도 좋았을 것이다.














맛에 대한 기억이 희미하다보니 이런 리뷰를 올리지 않는 것이 맞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끔찍했던 방콕에 비하면 훨씬 좋았기 때문이다. 맛이 뻔히 예상되는 그런 요리가 아닌데다가 특별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구성도 괜찮은 편이었다. 무엇보다 마무리로 디저트가 방콕은 무성의 하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평범했었는데 반면 타이페이는 그러지 않았고, 특히 프티 푸르는 방콕은 너무 형편 없다라고 평할저도로 조악했었는데 그에 비하면 훨씬 나은 편이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다음에 정식으로 예약해서 테이스팅 메뉴나 단품으로도 식사를 할 의향이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서버들의 접객이었는데 - 나쁜 것은 아니었으나 다소 사적인 내용이라 여기에 언급하지는 않겠다. - 타이페이는 또 다시 갈테니 추후 자세히 재방문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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