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12. 16.


추천은 몇 년 전부터 받았지만 방문은 처음이었다. 아니, 바가 있는 동네 방문부터 처음이었다. 매년 싱가포르를 방문했었는데도 말이다. 이곳에 유명한 바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여기서 한 잔, 저기서 한 잔 하기에 좋을만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 잔 마시고 기분 좋게 걷다 보면 어느 정도 술 기운이 가시고, 그래서 또 새롭게 기분 좋게 한 잔 마실 수 있는 거리 말이다. 왜 나는 그동안 이 동네를 찾지 않았을까?






"Native" 라는 이름답게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다. 계단을 올라 들어가니 싱가포르 현지 밴드의 음악이 흘러 나온다.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재료들도 싱가포르 현지에서 만든 것들을 사용한다. 바텐더는 첫 방문객들에게 작업장까지 자연스럽게 공개하고 일련의 작업들을 소개한다. 

한편으로 자연을 생각해서 바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자연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다음 사진에서 코스터를 보라. 바에 입장할 때부터 퇴장할 때까지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모두 다 바 이름 그대로 'Native' 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름에 맞춰 모든 것들이 갖춰져 있지만 가장 중요한 칵테일의 '맛' 은 어떠할까?






Liquid Chlorophyll

Compendium Dark Rum, Peranakan Jun, Mugwort


내가 방문했을때에는 새 메뉴가 나왔을 시기였었다. 두 번째 잔으로 주문할 때 바텐더가 적극 추천했었는데, 원래 이름은 'Bitter' 였었지만 다음날 다시 방문하니 이름이 바뀌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원래 이름의 경우 손님들에게 부정적으로 들리는 것 같아서 바꿨다고 한다. 쓴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기에 알콜 특유의 쓴맛까지 더해진다면 더더욱 말이다. 그래서 부정적으로 들릴테니 선택하지 않을테지만 나는 원래 이름이 더 이 칵테일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름을 바꾼 것이 아쉬웠었다.

이 칵테일은 이름처럼 쓴맛이 중심이긴 하지만 그것이 고통스러운 쓴맛은 아니다. 단맛과 신맛이 함께한 가운데 마시는 과정에서 끝에 쓴맛이 남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맛의 층이 변한다. 끝에 남는 쓴맛도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깔끔하게 마무리 한다는 느낌이 든다. 질감도 마찬가지, 색을 보더라도 굉장히 텁텁할 것 같지만 처음에는 굉장히 순수한 맑음이 느껴진다. 입안을 거쳐 목으로 넘어갈 때 그 짧은 시간동안 맑음이 무겁고 약간 거친듯한 질감으로 변하지만 깔끔하게 넘어가니 전혀 텁텁하지 않다. 향을 맡고, 입안에 한 모금, 그리고 그것이 목으로 넘어가는 그 짧은 시간동안 다양한 맛과 향과 질감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흥미로웠기에 다음날 다시 갔을 때 주저않고 이 칵테일부터 먼저 주문했었다. 







영어를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바텐더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다. 거부감 없이 호기심을 보이니 바텐더가 신이 났는지 주변의 다른 바 추천부터 해서, 칵테일, 서울의 바들 등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가는줄 모를 정도로 정말 즐거웠었다.

그러다 메뉴가 바뀌면서 사라졌지만 바뀌기 전에 가장 인기있었던 메뉴라며 칵테일 하나를 만들어줬는데, 색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이끈다. 시간이 많이 지났기에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꽃향, 달콤하지만 동시에 새콤한, 맑고 부드러운, 상큼하면서도 새로움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네이티브 바는 바에 입장해서 칵테일을 즐기고 바에서 나오기까지 모든 것에서 'Native' 를 체감할 수 있었다. 네이밍, 재료, 음악, 기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칵테일의 '맛' 까지 바의 모든 것에서 독특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네이티브 바만의 매력이 아닐까? 그래서, 내년에도 다시 찾아갈 생각이다.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다시 찾아갔을 때 또 어떤 재미있는 칵테일을 만날 수 있을까?  

2020. 12. 7.

 


예전에 몇 번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유 유안도 이제 미슐랭 별 하나를 받았고, 찰스 H. 바도 꾸준히 아시아 50 베스트 바에서 상위권 - 한국의 바 중에서 상위권이란 의미 - 에 들고 있으니 일종의 시그니처 칵테일로 한 두 가지를 메뉴에 포함하면 어떻겠냐고 말이다. 타이페이에서는 대만의 유명한 우롱차 등을 더해서 다양한 칵테일도 만들고 있으니, 그와 비슷하게 음식과 잘 어울릴만한 칵테일을 그것도 차와 더해서 말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그것이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법률상 제약도 있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재료의 수급과 더불어 정작 메뉴를 개발하더라도 한국에서 술과 짝을 지어 먹는 음식 문화가 아직 활성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의사 결정을 내릴 위치가 아니었기에 아쉬움에 따른 토로 정도였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코로나 19가 상황을 여러가지로 바꿔놓았다. 레스토랑이야 어차피 마지막 주문 시간이 오후 9시 30분이었느니 어느 정도 타격은 있을지언정 큰 문제는 없었겠지만 바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이렇게 일종의 팝업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준비 기간도 무척 짧았고, 식재료 못지 않게 칵테일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도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과연 찰스 H. 바는 어떤 칵테일을 준비했을까?





Non - Alcoholic

Fujian Cooler

Smoked Cranberry, Lapsang Souchong, Seltzer


칵테일 세 가지와 논 알콜 칵테일 한 가지 총 네 가지가 준비되었고, 클래식 칵테일도 세 가지가 준비되었다.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아쉬움이 크다. 물론 시간과 재료의 제약이란 가장 큰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에 마냥 바를 탓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 무엇이 아쉽단 말인가?


이 논 알콜 칵테일의 경우 차의 솔잎향이 인상적인데, 크랜베리의 강한 신맛과 끝에 약간 느껴지는 smoky 가 단맛이 어느 정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전주로 괜찮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물론 음식과 짝을 맞춰 먹기에도, 향과 맛 때문에 모든 식사가 끝난 뒤 식후주로 마시기에도 괜찮다는 생각도 든다. 문제는 정작 짝이 잘 맞는 음식이 없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유 유안의 거의 모든 음식들은 향이 그렇게 풍부하지 않다. 재료 수급 문제도 있지만 다양한 향신료들을 사용하는 것을 한국에서는 아직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음식들과 함께 먹으면 칵테일의 향과 맛에 눌려 버린다. 물론 유 유안의 모든 음식들과 짝을 지어 먹고 마신 것은 아니지만 머리속에 떠오르는 음식과의 짝이 실제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런 결과는 무엇 때문에 생긴 것일까?





Jasmine Gimlet


Jasmine infused Gin, Pink Peppercorn Cordial, Citrus


칵테일도 마찬가지이다. 좀 더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이 자스민 김렛은 자스민 향이 더해져서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는데, 신맛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유 유안의 요리 대부분도 짝이 맞지 않았다.





Deep - fried chicken with spicy sour sauce


그래도 향신료의 향들이 어느 정도 남은 음식들과는 놀랍게도 짝이 잘 맞다. 이 치킨의 경우 라오깐마 소스의 향이 자스민 김렛의 자스민 향과 한데 어우러져 마지막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짓는다. 한편으로 단맛의 여운도 가늘고 길게 가져가 주는데 그것이 불쾌한 단맛, 즉 텁텁함이 없어서 신맛과 더불어 입안을 산뜻하게 헹궈준다. 마찬가지로 전채에서 돼지귀 냉채의 경우 그나마 향신료의 향들이 느껴지니 칵테일과 짝이 잘 맞았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식재료 수급 문제야 업장만의 책임은 아닌데다 그것만 붙잡고 있는다고 달라지지 않으니 제하면, 결국 남는 것은 정체불명의 요리이다. 유 유안이 요리를 못하는가? 그건 아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 유 유안의 요리에서는 향신료의 향들이 매우 약하다. 그나마 요청했을 때 가능한 경우라면 향신료가 충분히 들어가 맛 (flavour) 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지만, 미리 재료 등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 요청을 받아주기가 어렵다. 안타깝게도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니 밋밋한 향이 칵테일과 어울리지 못한다. 


물론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좀 더 고심해서 칵테일을 준비했을 것이다. 요리는 손대기 어려울테니, 어느 지점에서 음식과 짝을 맞출 것인지 말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나아졌을까? 글쎄, 여전히 나는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 행사가 지속 된다면 - 일단 이번달에는 계속 주말에 행사를 진행한다고 들었다. -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 번씩 방문할 생각이다. 가능하다면 향신료를 듬뿍 넣어서 만든 요리와 함께 먹고 마실 생각이다. 만약 이 글을 보고 방문할 생각이라면 부디 여러분들도 그렇게 즐기기를 바란다. 아쉬움이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누군가는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고 즐겨줘야 무언가 변화가 있을테니까.


2020. 12. 5.


목적지로 삼은 레스토랑이니 저녁에도 다시 방문하였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2020년 1월 설 연휴 직전에 방문했기 때문에 당시 지앙난춘의 메뉴들은 대부분 설 특선 메뉴만 선택할 수 있었다. 평소 좋아하던 지앙난춘의 메뉴들을 선택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컸지만 또 이 시기에 가지 않으면 언제 광동 지역의 설 음식들을 먹을 수 있겠는가! 







Double - boiled Chicken Soup with Fish Maw and Cordyceps Flower


한국에서도 다양한 수프를 만났으면 좋겠는데 요원하다. 특히 생선 부레가 들어가는 종류라면 더욱 그러한데, 일단 생선 부레가 들어갔다면 대부분 주문하는 편이라 이번에도 이 수프를 선택했었다. 튀지 않으면서도 진한 감칠맛에 진득거리는 듯한 생선 부레의 질감과 꼬들거리는 동충하초까지 결국 이런 류의 수프는 해외를 나가야만 먹을 수 있는 것일까?

한국에도 하나 둘씩 광동식 레스토랑들이 새로 문을 열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만든 수프를 내놓는 곳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나마 두 곳이 있긴 하지만 늘 그렇듯 반응이 좋지 않다보니 새로 메뉴를 내놓아도 금새 사라져 버리고, 지방의 고소함과 감칠맛은 희미한 수프들만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쉐린 가이드가 몇 년동안 꾸준히 리스트를 발표하는 것을 보면 여러가지로 개운치 않다.







Wok - fried Boston Lobster in Black Bean Sauce (Half)


웍 프라이드 한 해산물 요리가 하나 먹고싶었는데 때마침 양이 적은 랍스타 요리가 눈에 띄어서 주문하였다. 검은 콩소스의 진한 감칠맛과 뒤따라 느껴지는 쿰쿰한 듯한 짠맛이 잘 볶은 부드러운 랍스타의 단맛과 만나니 반마리는 금새 입안으로 사라져 버린다. 잘 어울릴만한 와인과 함께였다면 더더욱 즐거웠을텐데, 이럴 때 술을 잘 못 마시는 내 자신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Fried Rice with Crab Meat, Butterscotch Mushrooms and Dried Scallops in Abalone Sauce


탄력있게 씹히는 나도팽나무 버섯, 부드럽게 씹히는 게살과 바삭하게 씹히는 건관자의 질감이 한데 어우러져 질감 대조가 흥미로운 볶음밥이다. 부드러운 감칠맛의 소스의 여운이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정말 맛있게 먹었었다.







Stir - fried Glutinous Rice with Sakura Shrimps and Chinese Sausage


비슷한 요리를 한국에서도 먹은 적이 있어서 차이점이 느껴지기에 나중에 셰프에게 문의하니 싱가포르에서는 일반쌀과 찹쌀을 섞어서 볶아서 그런 것이고, 원래는 찹쌀만 볶은 뒤 다시 쪄서 내놓는 것이라고 들었다. 지앙난춘에서 내놓은 이 요리는 볶아서 내놓아서 찹쌀이 이에 달라붙는 그런 찰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 내 취향에서는 이쪽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Fish Noodles with Pork Collar in Scallion Oil


어떤 종류이든 볶음밥은 한국에서 어떻게든 먹을 기회는 있지만 이런 면 요리는 해외에서 아니면 거의 먹기 힘드니, 게다가 이미 며칠 전에 이 면 요리를 처음 먹었을 때 정말 맛있었기에 배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주문했었다.

이게 글로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는데, 탄력있게 씹히는 면 특유의 질감은 한 번 경험을 하면 계속 이 면만 찾게 될 정도로 굉장히 흥미롭다. 한국의 음식과 굳이 비교하자면 어묵과 비슷한 질감이라고 할까? 그것도 밀가루 비율이 높은 그런 어묵 말고 생선살의 비율이 높은 어묵 말이다. 소스도 짠맛과 감칠맛, 그리고 뒤에 잔잔하게 느껴지는 약간의 단맛이 더욱 입맛을 당기게 한다.







Pan Fried Rice Cake

며칠 전 방문때 어시스턴트 매니저가 한 번 먹어보라고 건네 준 한 조각이 정말 맛있었기에 이번에는 디저트로 따로 주문하였다. 왜 이런 맛있는 음식을 설에만 먹는 것일까? 겉은 바스락 거리며 씹히는 가운데 카라멜 라이징 되어 단맛과 함께 뒤따라 느껴지는 약간의 쓴맛이, 속은 찰기 있지만 전혀 이에 달라 붙지 않으면서 힘차게 느껴지는 잔잔한 단맛이 꽤 중독성이 강하다. 따로 포장해서 선물 세트로 판매도 하던데 보관이야 어렵지 않지만 이것을 갖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니 검역 절차를 밟아야 해서 결국 못 사오고 말았다.

코로나 19 상황만 아니었다면 2021년에도 어떻게 설 연휴에 맞춰 싱가포르로 다시 여행을 갈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내년에도 힘들 것 같다. 다른 것은 몰라도 마지막 두 요리는 다시 먹고싶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너무 크다. 부디 빠른 시일 내에 이 상황들이 종료되기를 바란다.

2020. 12. 1.


많이 찾지 않는 블로그이지만 매년 이 맘때쯤엔 조회수가 배 이상 오르는데,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때문이다. 오픈 초창기에 까르띠에 케이크와 함께 산타 클로스 얼굴이 올라간 케이크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매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또 많이 찾는 것 같다.

물론 눈으로 봤을 때 예쁘거나 즐거우면 좋긴 한데, 대부분 거기서 평가가 끝나는 것 같아 아쉽다. 특히 작년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만남' 을 주제로 가족들의 만남과 친구들의 만남을 맛으로 표현해서 좋아했었는데, 그에 대해서 별로 이야기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올해에는 또 무엇을 주제로 해서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였을까?












Christmas Coco Island Ball


크리스마스, 계절이 겨울이니 이번에는 향신료에 초점을 둔 분위기이다. 특히 이 코코 아일랜드 볼의 경우 바나나를 시나몬과 함께 구웠는데 그 독특한 향이 매력적이다. 바나나 특유의 향과 함께 달콤함이 먼저 입안에 느껴지며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코코넛 특유의 향과 함께 고소함,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는 질감과 대조되는 아삭아삭 씹히는 코코넛의 질감, 그리고 마지막에 입안에서 맴도는 시나몬 향이 혀와 코를 즐겁게 한다. 고전적인 조합을 귀엽고 재미있게 표현했다. 홍차와 함께 나른한 오후 어느날 같이 즐긴다면, 따뜻한 - 특히 올해는 더더욱 그런 따뜻함이 간절하다. -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비스듬히 자르다보니 단면이 조금 이상하게 나왔는데, 실제로 꽤 잘 만들었었다. 

나머지 두 가지는 유자와 망고가 만나는데 유자는 새콤하면서도 시트러스류 특유의 쓴맛의 마무리가, 망고 역시 새콤하면서도 핵과류 특유의 살짝 아린듯함이 맛차의 쓴맛과 한데 어우러져 마무리 짓는다.












Black Forest Cake


고전적인 조합인 초콜릿과 체리가 만났는데 지루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깜짝 놀랐었다. 부드러움이라는 질감의 표현을 세 가지 결로 다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입안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의 부드러움, 씹는 맛이 있지만 저항감은 느낄 수 없는 부드러움, 그리고 이 둘 사이에서 서로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부드러움, 각각 어디에서 그런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지는 직접 먹은뒤 찾아 보시라. - 그런 즐거움을 미리 다 이야기 해버리면 정작 먹을때는 재미가 없을테니까 - 더불어 초콜릿의 쓴맛과 체리의 신맛이 어떤 조화를 이루는지도 즐기는 재미가 있었다.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는 홀 사이즈로도 주문 가능한데 크기만 다를 뿐 모든 것은 다 같으니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바란다.




Christmas Coco Santa







Christmas Coco Reindeer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 크리스마스 케이크 홀사이즈를 기다렸을 것이다. 올해에는 어떤 모양으로 나왔을지 말이다. 귀엽게 두 가지 모양이 나왔는데,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물어보니 대부분 산타 클로스를 선택했었다. 나는 루돌프가 마음에 드는데 모양이 좀 더 귀엽고 세세한 표현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둘 다 올해에는 같은 내용물이어서 맛이 같으니 올려진 모양에 따라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코로나 19가 가장 큰 이유를 차지하겠지만 올해에는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들은 아쉬움이 있다. 평소 페이스트리 셰프가 추구하는 방향을 생각하면 올해에도 하나의 개념을 맛으로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했었는데 그런 것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질감이나 맛, 향 역시 다양한 층이 느껴지는 - 시간적이든 공간적이든 - 즐거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것을 축약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코로나 19가 모든 것을 힘들게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에라고 이야기 하기 어렵다. 좀 더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맛 (flavour) 의 층을 느낄 수 있을텐데 어느 순간 멈추고 사라져 버린다는 느낌을 먹는 내내 느꼈었다. 페이스트리 셰프도 한국에서 근무한지 2년이 넘었으니 어떻게 만드는 것이 대중적으로 반응이 좋을지 이제는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추구하는 방향을 매 시즌마다 선보여서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여러가지로 한계에 부딪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본다. 그 한계 속에서도 즐거운 케이크를 먹을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2020. 11. 26.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오픈한 이후 지난 오년간 꽤 많이 투숙했었다. 스무번째까지는 횟수를 기억하다가 이제는 잊어버렸을만큼 말이다. 프레지던셜 스위트와 세종 스위트를 제외 하고 - 가격을 떠나 혼자 투숙하는데 굳이, 게다가 나는 여행을 가지 않는한 호텔에 투숙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 거의 모든 방에 묵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프리미어룸은 처음 투숙하였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 간단하게 리뷰 글을 올린다. 아울러 일반적인 프리미어룸과 구조가 조금 다르기 때문에 같이 기록을 남긴다.

앞서 말했듯이, 그리고 이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 이야기 했듯이 나는 여행을 가지 않는한 호텔에 투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서울에 거주하면서 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그렇게 자주 투숙했는가? 그 이유는 말미에 다시 이야기 하겠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투숙할 때마다 스위트만 주로 투숙하였는데, 이번에는 신용 카드사의 혜택으로 룸 업그레이드 및 클럽 라운지 이용이 가능한 조건으로 투숙하였다.














보통 커넥팅 룸은 기피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거의 만실 수준이어서 내가 어떻게 바꿔 달라고 할 상황은 아니었다. 옆방은 가족 단위로 투숙한 것 같았는데, 다행히도 그렇게 시끄럽지 않아서 크게 불편한 일은 없었다. 사람이 하는 일이란 언제든지 실수가 있기 마련이니 혹시 몰라 확인했었는데 당연히 문이 잠가진 상태였었다.






마찬가지로 시스템 오류이든 아니면 다른 방문객이나 호텔 직원의 실수이든 갑자기 문이 열리는 상황이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기에 나는 어느 호텔을 방문하든 무조건 DND 를 켜 놓고 문을 잠근다. 적어도 서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기에 조금 불편해도 습관적으로 행동한다.














욕실은 포시즌스라는 브랜드와 서울이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 서울은 옛 조선의 수도였고, 지금 한국의 수도이기도 한데 욕실은 후자, 즉 현대적인 모습들을 형상화했다. 포시즌스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이미지 역시 럭셔리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현대적인 모습에 그것을 더했으니 기본룸에 가까운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호텔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곧바로 알 수 있다.





 


























샤워실은 여느 방들과 조금 다른 모습인데, 이 방은 욕조가 없는 방이다. 거의 모든 객실에 욕조가 있지만 이렇게 욕조가 없는 방이 있는데, 내가 원한다고 해서 배정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추측컨데 만실일 경우 어쩔 수 없이 배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아무튼 욕조가 없다보니 샤워실은 다른 방들에 비하면 비교적 넓은 편인데, 그만큼 여기 저기서 물줄기를 맞을 수 있는 구조여서 나 같이 샤워할 때 물줄기를 강하게 맞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드는 구조일 것이다.






헷갈릴 것 같지만 직관적이어서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어매니티는 Natura Bissé 제품을 제공한다.


























미니 바의 경우 빈 공간이 눈에 띄는데, 아마도 코로나 19와 관련해서 빼놓은 것이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배정이 잘 안되는 방이니 - 욕조가 없는 방을 반가워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 빼놓은 것을 깜빡했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인지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










통창이었으면 바깥 경치를 보기 더 편했겠지만 호텔 건물의 외관도 생각해야 한다. 동시에 객실에서 바깥을 바라볼 때에도 크게 거슬림이 없어야 하는데,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그 두 가지 제약을 잘 풀어냈다.










클로짓 역시 여느 프리미어룸에 비하면 - 사실 클럽룸과 프리미어룸은 클럽 라운지 이용과 고층이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구조여서 이번에 처음 묵지만 구조는 잘 알고 있다. - 위치도 다르고 조금 작은 편이다.






















객실 디자인도 서울이라는 도시 - 사실 나는 이 부분에 있어서 회의적인데, 최근에서야 신경을 쓰지만 이전까지 개발된 모습들은 주먹구구식이어서 과연 특색이란 것이 있나 생각한다. - 를 생각해서 현대적인 모습들을 표현하며 - 대신 회색 빌딩 가득찬 모습을 생각해보면 그것을 어느 정도는 표현했다고 본다. - 동시에 한옥이 갖고 있는 모습들을 하나의 패턴으로 잘 표현했다. 사실 서울이란 도시의 현대적인 모습만 표현했다면 무척 심심했을텐데, 거기에 한옥이 갖고 있는 고유의 선이나 문양 등을 더하니 오히려 더욱 특별하게 보인다.

포시즌스 호텔이나 포시즌스 리조트를 어디든 묵어 보면 위치가 정말 좋을 뿐만 아니라 각 객실도 해당 도시 또는 해당 국가의 전통 문화나 자연 또는 여러가지 특색들을 잘 녹여 표현하고 있는데, 서울도 마찬가지이다. 거기에 창 밖으로 보이는 고궁까지 - 물론 이 방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 한 폭의 그림이 더해지니 관광객으로서 이보다 좋은 뷰가 또 어디 있겠는가! 물론 안타깝게도 초록색 바닥들도 같이 휑하니 보이니 그것이 다소 불편해 보이겠지만 말이다.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아야 할 경우에도 크게 불편함이 없다. 무엇보다 동선이 편하게 짜여져 있어서 업무를 보든 휴식을 취하든 거슬리는 구조가 아니어서 좋다.







케이블은 필요한 것들이 모두 갖춰져 있어서 좋은데, 아마 코로나 19 때문이겠지만 사무용품이 빠져 있었던 것은 아쉬웠다.






포시즌스 호텔 또는 포시즌스 리조트의 각 지점에 묵어보면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이 TV를 켜면 볼 수 있는 홍보 영상들이다. 사진에서처럼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홍보 영상들, 그러니까 포시즌스 특별 여객기와 같은 것들도 보는 재미가 있지만 그것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각 지점별로 홍보하는 영상물이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객실과 다이닝들을 디자인 할 때 무엇을 염두했는지 디자이너들이 직접 나와 설명하는데 나름대로 볼만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외국과는 달리 홍보 영상이 조금 단조롭다. 관광 또는 액티비티와 관련해서 다른 영상들도 몇 편 더 찍었으면 좋겠는데, 아직 작업중인지 아니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웰컴 어매니티는 원래 과일과 함께 나오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현재 마스크와 소독 용품이 나온다.






금고의 위치는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간혹 금품 도난과 관련해서 의견이 분분한데, 객실 내 금고도 믿지 못한다면 프론트 데스크에 가서 금품 보관 서비스를 요청하면 된다. 적어도 호텔 직원에 의한 도난 시비를 더 이상 겪지 않을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통창이 아니어도 창 밖 풍경을 보는데 전혀 거슬림이 없다.






원래라면 경희궁이 있어야 할 자리이지만 안타깝게도 교회 건물부터 먼저 보인다. 대신 저 멀리 인왕산과 도성이 보이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보자.

카드 키 디자인은 두 번이나 바뀌어서 이번이 세 번째인데, 처음에는 방 등급에 따라 색상이 달랐고 두 번째에는 검은색으로 통일 했었다. 이번에는 재료를 목재로 바꿨는데, 아직까지는 클럽 라운지를 이용 가능한 등급의 방에만 - 다시 말하지만 프리미어 룸이긴 하나 신용 카드사의 바우처로 투숙해서 클럽 라운지 이용이 가능했었다. - 우선 사용중이라고 설명을 들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세 번째 카드 키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든다.

포시즌스 호텔의 특징을 하나의 단어로만 표현하라면 나는 정중함이라 생각하는데, 그러면서도 동시에 친근함을 같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여행을 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 호텔을 투숙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중함, 하지만 한국적이 아닌, 다시 말해 무조건 예스, 무릎을 꿇고, 사물까지 존칭을 쓰는 그런 정중함이 아닌 정중함이 무엇보다 한국에 새로 생긴 호텔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역시 무척 반가웠었다. 외국에 있는 호텔에서 겪었던 경험들을 고스란히 한국에서도 느낄 수 있었으니 자주 여행가지 못하는 입장에서 온전히 휴식을 갖기엔 더할 나위 없던 호텔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투숙했었다. 게다가 오픈 초창기엔 온갖 욕을 듣던 상황이라 손님도 거의 없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혼잡한 곳에서 휴식을 취할 상황이 아니기에 가급적 투숙은 안 하는 편인데, 바우처는 써야 하고 주말에만 시간이 나니 오랜만에 주말에 투숙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국내에서 호텔에 머무르는 휴가가 인기라 하지만 이렇게까지 혼잡한 곳에서 투숙을 해야 하는가? 

또한 비교 문화, 나는 동의 하지 않지만 아무튼 특정 호텔의 서비스가 그렇게 좋다면 거기에 가면 되지 왜 다른 호텔에 가서 비교하는가? 그런식의 비교라면 과연 특정 호텔도 해외 유수의 호텔처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각 호텔마다 지향하는 지점이 있을테고 - 물론 나는 국내 브랜드 호텔들은 없다고 확신한다. - 포시즌스 호텔이 지향하는 지점이 있을텐데 이걸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자면 정말 끝이 없다.

아무튼 가급적 투숙은 지양하고 있지만 그래도 종종 바우처를 소진하러 또는 특별한 날에는 꼭 투숙하는 곳이다. 해외 여행을 못 나가는 현실에서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