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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24.


아키라 백은 오픈 이후 메뉴가 거의 바뀌지 않았는데, 아키라 백의 성격을 생각하면 메뉴 변동이 거의 없는 것이 마냥 나쁘다라는 평가를 하긴 어렵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요리의 맛이 쉽게 질릴 수 있는 구성이므로 자주는 아니더라도 주기적으로 바뀌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데 코로나 19 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아직까지 변동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 아키라 백의 요리들을 생각하면 결이 다르지만 - 종종 계절별로 한시적인 프로모션 메뉴를 진행한다. 그럴때마다 아키라 백을 찾게 되는데, 이제는 더 이상 흥미롭지 않은 아키라 백의 요리들 때문에 방문을 자주 하지 않는 관계로 소식을 뒤늦게 듣고 방문하였다.


봄이다보니 조개란 재료에 초점을 두고 메뉴 구성을 하였는데, 예전 키오쿠 시절의 가이세키 요리들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주방 인력이 많이 바뀌다보니 결과물이 썩 좋은 수준은 아니었다. 게다가 구성 자체도 비교적 간소화 한 수준인데, 짐작컨대 일단 아키라 백의 개념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코스 구성을 할 수 없다는 이유와 더불어 주방에서의 한계 때문에 그렇게 구성한 것은 아닐까? 물론 어느 정도 예상하고 간거라 그렇게 큰 실망을 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블로그에 글을 올릴 생각이 없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양식이든 일식이든 코스로 구성된 경우 대체로 양이 적다라는 평을 많이 보게 되는데, 파인 다이닝이 배 부르게 먹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양식의 경우 빵이 코스 내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그것을 먹지 않으니 포만감이 덜한 것인데, 반대로 한국에서의 한식과 일식 - 가이세키 류와 같은 - 에서는 다른 관점에서 고민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날 내가 먹었던 코스 요리는 마지막에 초밥이 나오기 전까지 코스가 진행되는 내내 탄수화물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포만감은 전혀 가질 수가 없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한상 차림 문화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서양 요리에서의 방법을 따르기로 했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이제는 어떤 결과물이 나올 시기가 되지 않았을까?


참고로 태국 요리와 광동 요리는 코스 메뉴의 경우 수프 다음에 나오는 요리들은 식사 메뉴와 동시에 나온다. 이걸 또 한국에서 미식가라 자처하는 사람들이 먹는 사람의 속도를 고려 하지 않고 한꺼번에 나온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말이다.

2021. 10. 15.


미오를 마지막으로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다이닝을 모두 방문했다. 신세계처럼 허세만 잔뜩 부려 말도 안되는 소리로 다이닝을 홍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업장 방문 결과 느낀 것은 KT 는 아예 다이닝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주로 모든 다이닝을 돌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다즈 서울 강남보다는 나은데, 그렇다고 안다즈와 마찬가지로 아코르에서 최상위 브랜드인 - 래플스 등을 제외 하고 - 소피텔을 들여오면서 브랜드 이미지와는 상관 없이 그저 적당한 선에서 다이닝을 열었다. 소피텔이란 브랜드인데, 일식당과 양식당 하나는 있어야 법인 카드 고객도 유치할 수 있겠지, 하지만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곳이니 가격을 생각 하면 조금 가볍게 가자, 그런데 또 그렇게 많은 신경을 쓰고 싶지는 않으니 외부 업체 입점 좀 시키고 호텔 내 다이닝은 적당한 수준에서 문을 열자.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까?


당장 미오를 봐도 알 수 있는데 호텔 3층에 있지만 마치 외부 업체가 입점한 것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위치부터 호텔과 연결되어 있다고 하기엔 동떨어진 곳에 있는데다 화장실도 그렇고, 심지어 미오 인테리어도 다이닝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그런대로 어울리지만 - 심지어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 소피텔이란 브랜드 이미지를 생각하면 너무 가벼운 연출이다. 해외에서도 이런가? 솔직히 잘 모른다. 아코르가 래플스를 영입하면서 관심을 가진 것이지 그 이전에는 별 관심 없던 체인이니까.







한국에서는 그런 것들이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니니 요리에 대해서만 좀 더 집중해서 이야기 해 보자. 사실 인테리어도 그렇고 흘러나오는 음악 등을 생각하면 나오는 요리들은 추구하는 방향과는 어느 정도 부합한다. 현대적인 - 이런 표현이 매우 상투적이지만 - , 조금은 가벼운 요리들이 나오는데 일본 요리 특유의 단짠을 잘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요리들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 수 있을까? 처음 추구한 방향은 이자카야였지만 한국에서 이자카야 이미지를 생각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불러올 것 같아서 갓포쪽으로 틀었다고 들었는데 아무렴 어떤가, 어차피 한국에서 일식은 곧 스시가 전부인데 말이다.

하지만 디저트는 너무 심했었다. 혹시나싶어 문의하니 역시나 미오에서 직접 만든 것은 아니고 호텔 내 페이스트리 팀에서 만들었다는데 퍽퍽한 질감에 무엇보다 너무 딱딱해서 쪼개다가 다 부서지고 무너져버려서 결국 한 입만 먹고 말았다. 

가볍게 즐기기엔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 요리 완성도도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호텔에서 이야기 하는 갓포든 무엇이든 생각 나서 또 찾아갈만큼 매력적이냐면 물음표가 먼저 떠오르는데, 그나마 괜찮았던 것은 미오에서만 주문 가능한 사케였었다. 

2021. 4. 16.


한국에서 일식 = 스시일 뿐, 가이세키와 같은 것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다. 일례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키오쿠라는 곳은 교토식 가이세키 요리를 선보이겠다고 홈페이지에까지 안내가 되었지만 나름 미식가라 자처하는 인플루언서들은 정작 스시를 먹고 이 집 별로네 같은 리뷰를 올린적이 있었다. 그랬던 사람들이 뜬금없이 미토우가 가이세키 요리의 정수를 보여 준다고 극찬을 하니 절로 호기심이 생기긴 했었지만 늘 그렇듯 의미 없는 행위라 생각되어 행동으로 옮기진 않았었다.

그러던 중 지인이 같이 가자고, 그 전쟁통이라는 예약 경쟁을 뚫고 연락이 와서 2월의 어느 날 같이 갔었다. 







메뉴판 첫 장을 펼치자 마자 이런 문구부터 눈에 들어왔었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계절이 한국만의 고유물인가? 가이세키의 핵심이 슌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왜 저런 문구를 메뉴판에 집어넣었을까? 굳이 일본과 비교하지 않아도 한국에서 유통되는 식재료 수준이 뻔하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그것까지 문제 삼지는 않는데, 혹시나 그런 것들에 대한 다른 손님들의 항의 방지 차원에서 스스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한 것일까?







청어알이 나오는데 일단 전체적인 맛은 놀라울 정도로 밋밋하다. 신맛이라도 있을줄 알았건만 미약한 흔적만 보여준다. 무엇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청어알의 비린내, 가이세키를 한국에서 먹으면서 이런 고약한 비린내를 처음 맡았다.







더 놀라운 것은 완모노, 뚜껑을 열자 느껴져야 할 스이쿠치 향은 정말 하나도 없었다. 다음 요리를 생각해서 조금은 심심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간이 느껴져야 하지만 그보다 더욱 미약한 간은 더욱 놀라움을 안겨 준다. 

이쯤에서 왜 저 문구를 메뉴판에 눈에 띄게 써놓았는지 짐작이 된다. 겸손 차원에서 표현이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다. 스스로 부족함을 잘 알기에 변명 차원에서든 아니면 가이세키를 이해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일부러든 하여간 썩 반가운 일은 분명 아니다.






사시미도 썩 좋은 수준은 아닌데, 그보다 불쾌한 것은 접객이었다. 우리 일행은 룸으로 배정되었는데 - 물론 아무도 룸을 원하지 않았다. - 우리에게 음식이 나오기 전에 카운터석에 앉은 사람들에게 먼저 음식이 나왔었다. - 물론 그게 불쾌하다는 것은 아니다. - 카운터석에 앉은 손님들에게는 자세히 설명하는 것을 분명 룸에서 다 들었는데, 우리에게 음식을 내놓을 때에는 일부만 설명을 한다. 참돔 밑에 보리된장으로 무친 봄동이 있다는 것을 왜 우리 테이블에 와서는 설명을 하지 않았을까? 깜빡해서?







핫슨은...15만원이란 가격이 비싸다고 하면 비쌀 수 있고 싸다고 하면 또 쌀 수 있는데, 달랑 다섯 가지 요리를 내놓으면서 그것도 계절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닌데다 조리 수준도 가이세키라 하기엔 너무 평범한 것들로만 조리 해서 내놓는다. 이것 저것 소스랑 같이 내놓았지만 소스는 그 어떤 역할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맛 (flavour) 이 밋밋했었다. 이런 수준의 음식들을 15만원이나 내고 사먹을만큼 가치가 있을까? 나는 지금 가성비 따위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솥밥도 마찬가지로 설명을 또 빠트렸었는데, 원하면 오차즈케로도 먹을 수 있다는 설명을 우리 테이블에서만 언급하지 않았었다. 대신 직접 농사지은 쌀로 밥을 지었다고 자랑을 하는데, 품종을 정확하게 설명했었던가? 내 기억은 품종까지는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설사 했다고 해도 강조한 부분은 품종이 아니라 셰프의 가족이 직접 지은 쌀로 밥을 지었다는 것이었다. 그게 그렇게 강조할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심지어 이 솥밥은 밥이 너무 질었다.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 공기를 더 요청했을 때조차 서버는 오차즈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는데, 그 순간 카운터석에 앉은 손님들에게는 셰프가 오차즈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물론 오차즈케를 주문할 생각은 없었다. 밥이 너무 질은 편인데 거기에 차를 더하라고? 게다가 솥밥마저도 간이 너무 심심했었다. 밥이야 그렇다 쳐도 위에 올린 은대구조차 맛이 밋밋하다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네이버 세상과 인스타그램 세상에서의 리뷰 글을 보다 보면 이 가격이면 너무 저렴한 것이다, 일본에 내놓아도 미슐랭 별을 받을 수 있다라는 찬사를 한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 키오쿠에 방문해서 스시를 먹고 조선 호텔이나 신라 호텔 따라 잡으려면 멀었다고 평을 남겼었다.


스시는 내가 관심 없으니 차치 하고, 대체 한국에서 가이세키조차 어떤 요리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일까? 이곳 뿐만이 아니라 이런식의 행태들은 어느 나라 요리이든 한국에서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다들 먹을만큼 먹었고, 평할 수 있을만큼 지식이 쌓였다고 하는데 왜 항상 결과물들은 대부분 이러한가? 

2020. 3. 27.


나는 스시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굳이 여기저기 찾아 다니지 않는다. 어떤 극적인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 물론 숙성이란 과정을 거치면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긴 하지만 한국에서 인기 있는 회의 질감을 생각하면 숙성이란 과정이 어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거기에 속된 말로 재료빨이 강한 음식이라고 생각해서 - 아리아께 정도면 국내 최고의 파인 다이닝 중 하나라고 하는데 안 좋은 재료를 쓰면 그게 더 웃기지 않나? - 그렇다.

아리아께가 국내 3대장이니 뭐니 하지만 난 그런 줄세우기를 좋아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데, 마침 기회가 생겨서 방문하게 되었다.






굳이 이 날 먹었던 스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나열하고싶진 않다. 그게 큰 의미가 없을뿐더러 이날은 모임 때문에 간거라 대화에 좀 더 집중했었기 때문인데, 다만 전반적으로 느꼈던 감흥은 굳이 국산 식재료만 고수할 필요가 있나였었다. 국산 와사비는 톡 쏘는 맛은 좀 더 강렬할지 몰라도 단맛이나 그 뒤에 딸려오는 여운 등은 거의 없거나 이내 사그라들어서 스시를 즐기는데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았었다.

국내 호텔 다이닝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여기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음식들의 간이 안 된 느낌이었다. 짠맛이나 감칠맛은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였었고, 단맛과 신맛은 충분하지 않아서 스시를 먹을 때마다 단무지를 먹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단무지들은 단맛의 여운이 그리 좋게 느껴지지 않았었다.

다시마를 밑에 깔아두고 그 위에서 무언가를 한다고 해서 얼마만큼의 극적인 맛의 변화 다시 말해 화학적 변화가 일어날까? 사실 이런건 과학의 영역이긴 한데, 업장에서는 자랑이자 하나의 특색으로 내세우는 분위기였었다. 주장대로 변화가 일어난다면 감칠맛은 그만큼 더 느껴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내가 스시에 대한 조예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역시나 굳이 스시를 먹으러 여기 저기 다닐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었다.







이 날 모이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시각에 도착한 것은 아니어서 시간차이 때문에 그런 것이라 이해하고 싶지만 이 국이 스시를 먹는 중간에 나온 것은 조금 이해가 안된다. 딱히 어떤 설명도 없이 그냥 서버가 두고 간 것으로 기억하는데, 뭐 그렇다고 크게 불만을 가지진 않는다.









다만 이것 만큼은 아주 좋았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적절한 시점의 찻잔 교체였었는데, 사실 이 정도 경험이 축척되었다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차 온도가 많이 내려갔을 때, 찻잔이 비었을 때 적절하게 새로 차를 내주었었다. 물론 한국에서의 어쩔 수 없는 현상인 처음 나왔을 때 너무 뜨거워서 찻잔을 손대기가 어려웠지만, 아무튼 이런 적절한 시점에서의 교체는 파인 다이닝이라면 당연히 제공되어야 하는 서비스이다. 그런데, 이게 한국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는 상황들은 아니어서 오히려 칭찬을 해야 하는 분위기가 어색하지만 아무튼 파인 다이닝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이런 서비스들은 아주 좋았었다.

여기서 한 가지 좀 더 이야기 하고픈 것이 나는 스시를 손으로 집어 먹진 않기 때문에 저 손을 닦으라고 내놓은 수건도 적절한 시점에서 교체 해주는지 모르겠는데, 식사를 시작할 때와 마칠 때 내놓는 물수건도 나름 신경써서 준비를 할 정도라면 젓가락도 적절한 시점에서 교체하는 것은 어떨까? 다음 음식을 먹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비단 손에 묻은 것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프라하에서 저녁 식사를 할 때 아시안 요리를 하던 레스토랑이었는데 - 만다린 오리엔탈 프라하의 Spices - 어쩔 수 없이 선택했었던 스시를 먹고 나서 한국에서처럼 젓가락을 다음에도 사용하려고 가지런히 옆에 놔두니 서버가 접시를 치울 때 같이 치워버리고 새로 젓가락을 내놓는 것이 아닌가? 젓가락에는 이미 먹었던 음식들의 잔해물이 묻어 있는 상황인데, 그것이 다음 음식을 먹을 때 같이 섞인다면 온전히 맛을 느끼는데 방해가 될 여지가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사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맛이라는 쾌락을 즐기기 위해 모든 요소를 거기에 맞춰 준비하는 곳이 파인 다이닝이므로 젓가락 교체는 생각할 여지가 충분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신라 호텔에서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앉은 자리 바로 앞에는 세면대가 있어서 사진처럼 식사 도중에 세면대를 사용하는 직원들을 계속 봤어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측에서 생각이 있다면 이런 자리는 당연히 만들지 않았어야 한다.


식사하는 내내 거슬렸던 것은 이것 뿐만은 아니었다. 모리타상? 아주 유명한 셰프인데 예약하는 것부터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것일까? 옆 카운터석은 식당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시끌벅적 했었는데, 한국에서 이런 모습들은 워낙 흔해서 나는 딱히 문제 삼고 싶진 않다. 어차피 식당측에 항의 해봤자 식당측에서도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그냥 잠자코 있었지만 아마도 블랙 리스트에 올려서 다음에는 예약을 안 받아줄 것 같지도 않다.


저마다 다들 고급 식당에서 많은 돈을 내고, 재료 질이 어떻고 스시가 어떻고 사케나 샴페인, 와인이 어떻다라고 떠들며 여기가 최고라고 추켜세우지만 음식의 감흥은 둘째치고 파인 다이닝에 걸맞는 모습들을 식당과 이용객 모두 보여주고 있지 않는 현실이 이제는 더 이상 슬프지 않다.


같이 간 일행이 따로 단품 요리를 추천 했으니 한 두 번 더 재방문 할 것 같긴 하다. 스시는? 처음에 말했듯이 스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자발적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고, 기회가 되면 일행들과 재방문할 여지는 있다. 아주 맛있었다라는 표현을 할만큼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못 먹을 정도로 형편 없었다도 아니기 때문인데, 내가 느낀 맛은 아마 그 사이 어딘가쯤에 있지 않을까?

2018. 4. 29.


키오쿠까지 해서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진행하고 있는 캐비아 행사 관련 음식들을 모두 맛보았다. 이날은 지인과 만나는 자리라 맛에 대한 기억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식사할 경우 음식 맛에 초점을 두지는 않는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단하게 몇 마디 정도는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글을 올린다.












Cockle & Toro Tartare with Sevruga Caviar and Ponzu Jelly






Selections of 7 Seasonal Sashimi






Carabinero Prawn Tempura Temaki topped with Almas Caviar






Braised Rockfish in Soy Sauce with Spring Vegetables






Grilled Hanwoo Beef Sirloin with Butter Soy Sauce and Poached Egg










Selections of 3 Caviar Gyoku Sushi






Kioku Special Dessert


앞서 유 유안과 보칼리노의 글에서 이야기 했었던 내용이므로 굳이 같은 말을 반복하지는 않겠다. 전채 요리를 제외하고 다른 요리에서는 (금태나 한우 요리는 캐비아가 들어가지 않았다.) 캐비아가 그래도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공통적으로 단맛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캐비아를 주제로 한 것은 아니었던가?

디저트의 경우 딸기 셔벗은 처음 입안에 들어올 때 단맛이 느껴지지만 이내 곧 사라지고 말았는데, 이 역시 여러번 국산 딸기와 관련해서 이야기 했던 내용이다.

2017. 10. 25.


예전 자료를 찾아보니 2013년도에 첫 방문을 했었다. 4년동안 매달 한 번씩은 방문하였는데, 늘 방문할 때마다 미안한 것이 주류를 주문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여러번 시도해봤지만 사케 뿐만 아니라 맥주도 나에게는 매우 어려웠었다. 알콜이 조금만 들어가도 얼굴이 붉어지고 숨이 가빠지는데, 이게 정도가 심한 경우가 있고 덜 한 경우가 있는데 정준호 스시에서 준비된 주류들은 대부분 전자에 속했다. 사장님은 그런거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하시지만 음식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사실 주류랑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지라 그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나 하나 때문에 거의 주문을 안 할 탄산수를 들여 놓는 것도 그렇고, 정도가 덜 한 주류를 들여 놓는 것도 마냥 요청할 수만은 없다.






어쨌든 매달 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오는 음식들이 모두 다 맛있다. 먼저 이 맑은 국을 보자. 사시미 코스를 보통 선택하는데, 그때 제공되는 맑은 국은 자라 맑은 국이다. 이날은 쥐치가 좋은 것이 들어와서 쥐치 맑은 국이 나왔는데 우선 기본 간인 짠맛과 함께 감칠맛이 잘 어우러졌다. 쥐치의 단맛도 느껴졌고, 자연산 송이의 향도 잘 어우러져 풍미가 매우 좋았었다. 안에 들어있는 쥐치나 송이도 과조리 하지 않아서 질감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사실 정준호 스시를 방문하면서 선어회라는 것을 처음 접했었는데,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단백질의 단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이날 나왔던 회 중에서도 이 전갱이가 특히 단맛이 좋았었다.






사시미 코스는 스시 코스랑 나오는 요리의 가짓수나 종류가 많이 다른데, 이날 처음 접해본 토란이 인상적이었다. 토란은 어릴적에 된장국에 들어간 것만 먹어본 것이 다인데, 세 시간 가까이 불에 구워서 나왔던 토란은 그 때 먹었던 것과는 또다른 맛이었다.

옆에 있는 것은 찹쌀떡 안에 어란을 넣고 구운 것인데, 예전에 몇 번 어란을 위에 얹어서 나온 것을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뭐랄까, 짠맛과 감칠맛이 찹쌀떡 탄수화물의 단맛과 좀 더 잘 어울린다고 할까? 개인적으로 어란을 위에 얹어서 낸 것보다 이렇게 내놓는 것이 풍미가 더 좋았었다.






정준호 스시에서 나오는 조림류들은 모두 다 좋아하는데, 소스의 짠맛과 단맛의 균형이 잘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날 나왔던 생선의 종류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쨌든 질감도 부드러웠다.














이 외에도 몇 가지 더 요리를 맛본 뒤 마지막으로 식사가 제공되는데, 이 우동 하나때문에 정준호 스시를 재방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날이 점점 쌀쌀해지고 추워지면 더욱 생각나는데 국물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의 층, 단맛과 짠맛과 감칠맛의 조화가 꽤 좋다. 그리고, 저 청어 조림도 무척 인상적인데 이것 때문에 사실 교토 여행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이 청어 우동뿐만 아니라 청어 요리 자체가 교토의 명물이라고 하니 언제 기회가 되면 여행을 가볼까 생각중이다. 색이 다르긴 하지만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키오쿠에서도 비슷한 맛을 볼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우동 면인데, 초창기에는 면도 직접 만들었다고 하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은 납품 받아서 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질감이나 이런 것들이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이 나오는데, 이날은 생강 아이스크림이 나왔었다. 그 위에 올려진 것은 녹차와 시소 씨앗이 섞여있는 아이스크림인데 녹차의 진한 맛이 꽤 인상적이었다. 생강 아이스크림은 오랜만에 맛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정준호 스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향이 인상적인 벚꽃 아이스크림과 짠맛과 감칠맛이 묘하게 단맛과 어우러지는 새우 아이스크림이다.

그러고보니 스시 코스를 안 먹어본지 꽤 된 것 같다. 언제 시간이 맞으면 스시 코스를 먹으러 낮에 한 번 들려야겠다.

2017. 9. 11.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키오쿠에서는 9월부터 10월까지 송이버섯 특선 메뉴를 맛 볼 수 있습니다.





Grilled Pine Mushroom and Steamed King Crab Jelly with Tosazu Sauce






Selection of 5 Seasonal Sashimi






Pine Mushroom Clear Soup with Sea Urchin




우니의 단맛도 좋고 스페인에서 들여온 새우라고 들었는데 질감이 독특하네요.

무엇보다 국의 온도가 아주 적절합니다.

뜨거움이 아닌 따뜻함이 국을 먹기에 아주 편하고,

속에 들어있는 갖가지 재료들의 질감을 잘 살려서 따로 조리한 상태에서 국을 붓는,

마치 서양 요리에서 수프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방식은 한식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장면이죠.


개인적으로 호텔 다이닝임에도 불구하고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다이닝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본적인 과학적인 접근 방식을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다이닝에서는 충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한국에서 잘 안 먹힌다는거죠.


홈페이지에서도 교토 요리를 선보인다고 나와 있는데,

쌩뚱맞게 스시가 별로라는 이야기들을 보면 과연 제대로 알고 온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와 별개로 음식이 짜다, 국이 차갑다 등등...뭐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옵니다.







Deep - Fried Sea Eel with Pine Mushroom and Fresh Wasabi Vinegar Sauce






이 요리에서도 얼마나 기본적인 것들을 충실히 보여주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튀김류들은 기본적인 간은 한 상태에서 (하지만 짜다라는 말이 워낙 많으니 생각보다 간이 많이 약한 편)
느끼함을 잡아주기 위해 신맛이 나는 소스와 함께 제공합니다.







Charcoal - Grilled Sliced Pine Mushroom and Hanwoo Beef Sirloin






짜다라는 반응때문에 그런지 간이 그리 강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간을 해서 요리를 내옵니다.

그래도 짜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Marinated Pine Mushroom in Grilled Rice with Sake Abalone Mushi and Chili Dashi Sauce



송이의 향과 함께 매콤하면서 새콤한 소스가 인상적입니다.
밥에도 간을 했고, 전복과 버섯의 질감은 잘 살려서 조리를 했습니다.

시소잎과 함께 먹으면 풍미가 아주 좋은데, 송이 향과 잘 어울렸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Kioku Special Dessert


몽블랑 타르트와 함께 밤 아이스크림을 제공합니다.

따로 컨펙션스에서 올라온 것이 아니라 키오쿠에서 직접 만들었는데 꽤 잘 만들었습니다.

다만 단맛의 아쉬움이 좀 있는데,
이 역시도 디저트가 너무 달다고 하는 어이없는 이야기 때문일까요?

단맛이 덜 나는 디저트를 찾을거라면 처음부터 디저트를 찾지 말아야죠;


사케나 와인 페어링과 함께 한다면 더 즐거운 식사가 되겠지만,
술을 못 마시는 저로서는 늘 이게 아쉽습니다.

2017. 7. 14.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 키오쿠는 일식당입니다.

평일 런치 세트 메뉴는 총 다섯가지가 있는데 그 중 세가지를 먹어봤습니다.

나머지 두가지는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지 않아서 먹어보지 않았습니다.







키오쿠는 채광 상태가 아주 좋아서 낮에 갈 경우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있습니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관계로 특히 대낮에는 맥주 한 잔 마시기도 힘든데,

그래서 보통 탄산수를 주문하지만 이 날은 시원한 녹차가 마시고싶어서 녹차를 달라고 하였습니다.









키오쿠는 기본적으로 웰컴 사케와 아뮤즈 부쉬가 나옵니다만,

제가 술을 못 마신다는 것을 잘 알기에 종종 웰컴 사케가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날 아뮤즈 부쉬는 한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확실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전반적으로 과조리 하는 경우가 많은데 키오쿠는 그러지 않아서 좋습니다.









평일 런치 세트는 주문하면 전채와 찜, 디저트가 모두 포함되어서 나옵니다.

메인만 고르면 되고 나머지는 그날 상황에 따라서 구성이 계속 바뀌는 듯 합니다.



이 날 전채는 어묵이었는데 신맛이 적당히 가미되어 좋았습니다.








찜요리는 삼치 조림이 나왔습니다.


살짝 과조리 된 성향이 있긴 한데 그래도 질감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단맛과 짠맛과 신맛이 과하지 않게 절묘하게 균형을 이뤄 좋았습니다.


유자향이 상큼해서 좋더라고요.








Unagi Donburi

Grilled Eel on Rice with Teriyaki Sauce



장어를 맛있게 잘 구웠습니다.

짠맛이 적절히 가미되어 밥이랑 장어가 술술 잘 넘어가네요.








살짝 바삭거리는 장어의 질감도 무척 좋았습니다.









디저트는 녹차 티라미수가 나왔습니다.

향이 무척 좋더군요.









다른날 또다른 런치 세트 메뉴 맛보러 와봤습니다.


이 날 아뮤즈 부쉬는 연두부였는데 부드러운 질감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위에 올려진 게살과 와사비, 뿌려진 간장의 살짝 짠맛과 감칠맛과 단맛이 어우러지며 풍미도 아주 좋았습니다.








전채로는 낙지가 나오네요.

가지와 머위대도 같이 곁들여져서 나오는데 모두 질감이 아주 좋았습니다.









생강소스의 은은한 향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토마토가 단맛이 강한게 아쉬운데 국산 토마토의 한계는 어쩔 수 없는듯 합니다.







Gyu Katsu

Deep - Fried Wagyu Beef Cutlet with Hatcho Miso Sauce



이 날은 와규 등심 까스를 주문했습니다.








바삭하게 잘 튀겨졌습니다.

고기도 간이 잘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곁들여진 양배추 위에 뿌려진 소스는 참깨 소스였었나?

하여간 고소함과 신맛이 적절해서 무척 좋았습니다.










함께 나온 유럽산 암염 (?) 과 핫초 미소와 와사비입니다.

핫초 미소는 처음 맛봤는데 풍미가 꽤 독특하더군요.


소금은 서버에게 설명을 들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꽤나 맛있었는데...







이날도 디저트는 녹차 티라미수였었는데 지난번과는 조금 구성이 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마무리로 에스프레소 한 잔을 주문하였습니다.

여기 커피도 나쁘지 않습니다.








또 다른 날 찾아갔을 때 나온 아뮤즈 부쉬입니다.

무에 곤약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날 전채는 뭐였더라...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도미찜입니다.

질감이 아주 좋네요.







Bara Chirashi

Diced Tuna, Sea Bream, Striped Jack, Halibut



바라 치라시를 주문하였습니다.








밥은 간이 잘 되어 있었고 위에 올려진 회와 함께 와사비 살짝 곁들여서 먹으니,

짠맛과 신맛과 단맛과 감칠맛의 어우러짐이 입안 가득 풍미가 아주 좋습니다.


당분간 키오쿠에 점심 먹으러 올 일이 있으면 바라 치라시만 먹겠습니다.


그만큼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런치 세트 메뉴입니다.








그리고 디저트가 나옵니다.







녹차 아이스크림과 젤리 안에는 단팥이 들어 있습니다.



일식하면 단순히 스시나 사시미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키오쿠는 가이세키와 교토식 요리들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을 감안하고 주문한다면 좀 더 만족도가 높은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