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9. 9. 16.


오픈 초창기엔 없었던 세트 메뉴가 나중에 생겼는데, 네이버 세상이나 인스타그램 세상에서 보면 대부분 코스로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메뉴명에도 greatest hit set menu 인데 이걸 코스로 해석하다니, 음식을 먹어보면 거의 모든 메뉴가 비슷한 맛내기 기법으로 만든 것들이라 결과물인 맛도 비슷해서 절대로 코스로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몰랐단 말인가?

셰프가 의미를 부여해서 나름대로 스토리 텔링을 만든 메뉴들도 몇 가지 있는데, 그걸 맛으로 승화한 것이 아닌 재현 수준에서 그친 것들이라 공감도 잘 안될뿐더러 안그래도 비슷한 맛들이라 쉽게 지치는데 그런 스토리 텔링들이 음식을 먹는데 큰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더욱 정신 사납게 만든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키라 백의 음식들이 형편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런 수준의 음식들은 가볍게 즐기기엔 그런대로 먹을만 하니까 다이닝 어딘가에서 판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자꾸 쓸데 없는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코스로 구성할 수 없는 음식들인데 오랜만에 방문하니 코스 메뉴가 구성되어 있었다. 눈으로 읽어보니 애써 고민한 흔적은 보였었다. 그런대로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아키라 백 메뉴가 짜여져 있었고, 그 사이마다 기존의 일식당에서 볼 수 있는 메뉴들 즉 샐러드와 사시미와 튀김과 초밥이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코스를 구성했다고 해도 왜 이런 쓸데없는 - 아키라 백 음식들은 앞서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맛이 대부분 비슷해서 코스로 구성하면 두 접시만 돌아도 금방 지쳐 버린다. - 행위를 업장에서는 했을까?


코스 메뉴는 구성되어 있었지만 유 유안이나 보칼리노와는 달리 아키라 백에서는 와인 페어링을 선택할 수 없었다. 다만 유 유안 소믈리에의 도움을 받아 석 잔의 와인을 짝지어서 마셨는데, 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소믈리에들을 다시 한 번 신뢰할 수 있게 되었다.

아키라 백 음식들은 소스가 너무 강렬하기 때문에 굳이 재료를 좋은 것을 쓰지 않더라도 그럭저럭 소스로 커버할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러다보니 와인이나 사케들은 소스의 맛에 압도되어 음료가 제 기능을 발휘 못했었는데, - 다만 아키라 백의 칵테일들은 어느 정도 맛의 균형을 맞춰 줬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토마 호크는 그 어떤 칵테일도 맛의 균형을 맞춰주지 못했다. - 소믈리에가 짝지어준 와인은 그 강렬한 소스의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줬었다. 특히 처음에 나왔던 프로세코는 잘게 부숴지는 기포가 그냥 마셔도 매력적이었는데, 전채로 나온 송로 버섯 크로켓의 단맛과 트러플 오일 향을 여운 없이 깔끔하게 - 난 이렇게 정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 정리해줘서 굉장히 즐거웠었다.






Inaniwa cold udon

Green onion, Tekasu


아키라 백 음식 사이마다 튀김이나 사시미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지루함을 덜어주긴 하지만 그것은 맛의 지루함을 덜어줄 뿐이지 전체 코스의 흐름을 생각하면 여전히 지루한 편인데, 다행히도 이 우동이 끝에서 전체 흐름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오픈 초창기에 면 메뉴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임시 방편이나마 기존의 키오쿠에서 만날 수 있었던 면 요리가 포함되었다.

단맛과 함께 자극적인 맛에 의해 거의 마비 수준에 가깝게 굳어버린 혀를 깔끔하게 씻어내준다고 할까? 신맛이 훌륭하게 제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물론 기존 키오쿠의 조리팀원들도 많이 남아 있었기에 면 요리의 수준도 만족스러웠다.






Today's AB dessert


아키라 백 음식들의 맛을 생각하면 초콜릿 컵이 가장 어울리는 디저트라고 생각하나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 디저트들은 코스의 마무리로 적합하지 않고 (그러기엔 단순하고 가볍다.), 그렇다고 초콜릿 컵을 하기엔 앞에 메인 요리로 초밥이나 우동을 선택해서 먹은 다음이기 때문에 너무 무거워져서 또 안 어울린다. 그래서 면 요리 다음으로 그나마 어울리는 유자 시트러스가 디저트로 나온 것은 아닐까?


앞서 말했듯이 이런 류의 음식들도 다양성을 생각하면 다이닝 어딘가에는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 자체가 나쁘지 않다. 그리고, (나는 조금 영악하다고 보는데) 아키라 백 셰프는 대중들이 어떤 맛을 선호하는지 정확하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서 아키라 백의 음식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좋을텐데, 문제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고 오히려 획기적인 음식으로 받아들인다는데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이런 말도 안되는 억지로 짜여진 코스 메뉴가 등장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은 아키라 백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2019. 9. 10.


9월 어느 날 낮에 방문하니 눈에 띄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난 이것이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유 유안이 추구하는 방향을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미슐랭 별이 어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특히 한국에선) 많은 사람들이 레스토랑을 선택할 때 하나의 객관적 지표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별 셋은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별 두 개까지 바라본다면 유 유안은 진작에 차와 와인 선택에 대한 폭이 넓었어야 했다.

물론 그런 방향이 한국에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 힘든 구조이다. 여전히 물값을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부터 해서, 와인 콜키지가 - 오픈 초창기에 문의 했을 때 십오만원이라고 들었는데, 지금은 가격이 더 올랐는지 아니면 내렸는지 모르겠다. -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았었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이야 그리 말할 수 있다고 해도 나름 경험 있는 사람들이 그 정도 가격을 책정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말 몰랐던 것일까?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서 나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문화가 더욱 확대되어서 유 유안 뿐만 아니라 한국의 여느 파인 다이닝에서도 다양한 술과 요리의 짝짓기를 만나길 바란다.


그래서, 유 유안의 런치 세트 메뉴와 와인 짝짓기는 어떠했는가? 유 유안의 소믈리에가 각 요리마다 어떤 맛의 특징을 갖고 있는지 잘 이해해서 그와 어울리는 와인들을 그것도 가격을 생각하면 선택의 폭이 좁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어울리는 와인들과 짝을 지었다. 만약 와인 페어링 문화가 활성화 되었었다면 아예 와인 짝짓기도 두 가지 정도 선택 가능하게끔 설계를 했을 것이며, 중국 술이나 한국 술과의 짝짓기도 가능했을 것이다.


실제로 국산 술 한 종류와 중국 술 한 종류도 짝을 지어놓기는 했는데, 국산 술은 향만 놓고 보면 요리와 정말 잘 어울렸지만 맛은 향에 비해 너무 허무하다싶을 정도로 밋밋해서 정작 한 모금 마셨을 때엔 이질감을 느꼈었다. 많은 술을 마신 것은 아니지만 - 사실실 술을 거의 못 마시는 체질이라, 여전히 맛의 음미보다는 쓴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져서 종종 굳이 내가 음식과 짝을 지어서 술을 한 모금이라도 마셔야 하는가 회의감이 들때가 있다. - 한국 전통주들은 향, 질감, 맛을 놓고 봤을 때 어느 하나는 다른 두 가지에 비해서 빈 공간이 많아서 많은 아쉬움을 느낀다.






광동식 레스토랑에서는 딱히 세트 메뉴를 선택해야 할 흥미를 못 느껴서 대부분 단품 메뉴를 주문 하는데, 호기심 차원에서 어떻게 와인과 짝을 지었는지 모두 먹은 결과 지금까지 한국에서 종류를 불문하고 만났던 와인 페어링 중 가장 마음에 들었었다. 그렇다면 다음 방문에도 주문을 할 때 세트 메뉴와 함께 와인 페어링 선택을 할 것인가?

내가 술을 어느 정도 마신다면 선택한 단품 메뉴와 잘 어울리는 와인 한 병을 주문할테지만 혼자 다니는 이상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은 거의 술을 남기더라도 잘 어울리는 와인 한 병을 주문하고싶다. 그만큼 유 유안의 소믈리에의 안목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소스의 강렬한 맛과 향 때문에 대부분의 와인이 음식에 묻혔던 아키라 백에서조차 잠시 와인 페어링을 부탁 했을 때 짝을 지어준 와인들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일부러 각 세트별로 어떤 요리가 나오는지, 또 어떤 와인들을 짝 지어놨는지 사진을 일일이 올리지 않았다. 세트 메뉴에 추가로 이만 오천원에서 삼만 오천원만 추가하면 와인 두 잔 또는 석 잔을 마실 수 있다. 딤섬, 전채, 메인 요리 등과 어떻게 와인과 짝을 지었는지 궁금하다면 한 번 도전해 보시라, 그만한 가치가 있다. 아울러 나는 음식과 술의 짝짓기 문화가 더욱 활성화 되어서 가격이 좀 더 오른다 해도 좀 더 다양한 와인과의 짝짓기를 만나고싶다.

2019. 9. 9.


지난 7월부터 이번달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르 쉬느아에서 주말에만 무제한 딤섬 브런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all you can eat 방식이라 메뉴판에서 원하는대로 실컷 주문할 수 있는데, 보통 이런 방식의 경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딤섬들만 골라서 먹는 것도 좋지만 평소 주문하기 어려웠던 딤섬들 - 도전해서 괜찮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가 두려워서 쉽게 주문 못했다든지 - 또는 이 메뉴판에서만 주문 가능한 딤섬들을 선택하는 것이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






내 경험 안에서 해외에선 보통 차도 가격에 포함시켰다. 항상 같은 차는 아니고 몇 가지 종류 중에서 돌아가면서 차가 제공되었었는데, 르 쉬느아에서는 차 가격을 따로 받는다. 아직도 이것 갖고 논란이 있는 것 같던데, 쉽게 생각하면 르 쉬느아는 광동식 요리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식당이지 차를 재배해서 파는 찻집은 아니다. 즉, 차값을 무료로 줄 수 없는 구조인데 왜 그것을 돈 받는다고 비난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탭 워터, 즉 수돗물이야 무료로 줄 여지가 있긴 하지만 차를 제공하려면 찻잎을 구매해와야 하는데 식당이 손해를 볼 순 없지 않은가?






대신 탄산음료수는 가격에 포함되어 있어서 무제한으로 주문 가능하긴 하다. 물론 나는 딤섬과 함께 마실거라면 차를 선택하지 탄산 음료를 선택하지는 않는데, 음료의 단맛이 음식을 즐기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Baked crispy barbecued pork bun


아쉽게도 디저트와 이 바베큐 번은 한 번만 주문 가능하다.









Chicken jelly with shredded broccoli


전채로 냉채는 총 다섯 가지가 주문 가능한데, 네 가지는 이미 예전에 소개했었던 메뉴라서 이 글에선 설명을 생략하고 처음 만나는 메뉴가 이 치킨 브로콜리 테린이었다. 탱글탱글 하지만 입안에 들어가면 굉장히 부드럽게 잘 만들었는데, 위에 올린 소스의 신맛이 균형을 잘 잡아줘서 딤섬 메뉴를 먹기 전에 시작하기에 좋았었다.









'Teochew' style steamed pork dumpling

찐 딤섬류들은 대부분 이미 예전에 먹었던 메뉴들이라 크게 관심 가진 않았는데, 메뉴에는 따로 없고 오직 이 all you can eat 메뉴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 중 눈에 띈 것이 조주식 딤섬이었다. 르 쉬느아에선 무엇을 넣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보통 waterchestnut 을 넣거나 peanut 또는 yam 을 넣어서 아삭한 질감 대조가 재미 있는 딤섬이다. 어느 광동식 레스토랑을 가더라도 메뉴판에 이 조주식 딤섬이 보이면 무조건 주문하는데, 르 쉬느아에서도 드디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Steamed chicken glutinous rice with lotus leaf


이 딤섬도 좋아하는 메뉴이긴 하지만 찰밥의 끈적거리고 이에 달라붙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하나만 먹고 나도 배가 은근히 불러와서 잘 주문 안하는데, all you can eat 방식이니 모처럼 오랜만에 주문했었다. 짠맛과 감칠맛 위에 찰밥의 단맛이 한데 어우러져 맛은 있지만 여전히 배가 많이 불러와 한 번의 경험으로 만족했었다.






Steamed chicken feet with black bean sauce and garlic


닭발은 썩 좋아 하지 않지만 호기심 차원에서 오랜만에 다시 주문 했었다. 맛있긴 하지만 먹기 불편해서 - 입안에서 오물거리다가 뼈만 추스려 내 뱉는 행위를 테이블 위에서 하는 것이 썩 즐겁진 않다. - 역시 이 메뉴도 한 번의 경험으로 만족했었다.






Shredded coconut marshmallow


이 마시멜로는 디저트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있게 씹히는 마시멜로 위에 흩뿌려진 코코넛의 아삭거리는 질감이 재미있는 음식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마시멜로처럼 너무 단맛이 강하지 않아서 먹기 편했다.

이외에도 하가우나 샤오롱바오, 창펀 등 다양한 딤섬을 무제한으로 주문 가능하지만 이미 여러번 먹었던 딤섬들이라 따로 추가 주문을 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 딤섬들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면 이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 글 올렸으니 확인하기 바란다.






Deep - fried mini spring roll

Samosa

Deep - freid shrimp dumpling

Deep - fried glutinous rice pork dumpling

Deep - fried shrimp dumpling


영문 메뉴가 중복되어 표기되어 있던데, 처음의 튀긴 새우 딤섬은 웨딩 샤오마이, 마지막 튀긴 새우 딤섬은 한글로 바삭한 새우 완탕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사모사는 원래 중동쪽 음식이긴 하지만 중화권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는 딤섬인데, 나는 주로 싱가포르에서 많이 먹었던 딤섬이다. 대체로 커리가 들어가 있었는데, 르 쉬느아에서도 커리가 들어있었다.






Pan - fried pork bun

Crispy custard bun

Deep - fried Chinese bun

Pan - fried seafood pancake






이 소스는 튀긴 꽃빵과 같이 먹으라고 나왔던 것 같은데 맛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Scallion pancakes






Deep - fried golden pancake with black pepper barbecued pork


평소 르 쉬느아에선 만날 수 없었던 굽거나 튀긴 딤섬들이 눈에 띄었는데, 튀긴류의 딤섬들의 crispy 한 질감도 좋았지만 나는 팬 프라이드 한 딤섬들이 인상적이었다. 바스락거리는 질감과 함께 느껴지는 은은한 짠맛들이 밋밋한 것 같으면서도 신기하게도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고 할까? 특히 상하이식 파전은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한 번 더 주문하고 싶을만큼 맛있었다. 다른 딤섬들에 비하면 큰 특징이 없는 음식이었는데 뒤돌아서면 다시 생각난다고 할까?






Fried rice with duck meat and diced vegetables


여유가 있다면 콘지 다섯가지와 면 두 가지, 볶음밥 한 가지도 무제한으로 주문 가능하지만 이만큼 먹고 나면 사실 하나의 식사 메뉴도 다 먹기 벅찰 정도이다. 콘지와 면 요리는 자주 가서 먹었기에 오래만에 볶음밥을 주문 했었는데, 사실 배가 많이 불렀던 상태라 맛을 음미하며 먹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Soy bean milk pudding


디저트 메뉴는 하나만 선택 가능한데, 다른 메뉴들은 평소에도 주문 가능한 것들이어서 이 두유 푸딩을 선택했었다. 은은하게 깔려 있는 고소함과 함께 단맛이 그리 강하지 않은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전형적인 디저트였는데, 블루베리의 신맛이 그리 강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해외에서의 경험을 생각한다면 all you can eat 방식 치곤 메뉴 선택 폭이 조금은 좁아서 수프나 바베큐, 해산물, 육류 등의 요리 몇 가지도 선택 가능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한국에서의 여건을 고려 한다면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나 낯선 음식에 대한 도전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대중들의 선택들은 제한적일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등을 고려 한다면 괜찮은 메뉴 구성이라 볼 수 있다. 내 바람은 사람들이 새로운 딤섬들도 많이 접해서 이게 확대되어 평소에도 메뉴판에서 쉽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조금 어렵지 않을까?

2019. 9. 4.


예전에는 AXIS BAR 라고 싱가포르에서 유명한 바 중 하나는 아니었지만 낮에 애프터 눈 티가 조금 유명 했었고, 밤엔 주로 투숙객들 위주로 간단하게 한 잔 마시는 정도로 손님들이 북적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객실 내 TV 홍보 영상을 봤었는지 아니면 체리 가든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 길에 봤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페이처럼 이름을 MO BAR로 바꾼 것을 보고 잠깐 호기심이 들었지만 예전 AXIS BAR에서 이름만 바꿨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선뜻 들릴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카페 퍼넷에 갔을 때 포시즌스 호텔 서울 찰스 H. 바에서 옆자리에 앉아서 알게 된 바텐더가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에 투숙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니 새로 생긴 MO BAR를 추천 해줬었다. (알고보니 MO BAR 바텐더들과 친분이 있었다.) 객실로 올라가는 길에 추천 받은 것도 있고, 딱 한 잔만 더 마시고 자고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잠시 들렸었다.






내 기억엔 커버 차지는 없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웰컴 드링크로 샴페인 한 잔이 제공된다.





Longest Journey

Green Chili Vodka, Lime Ginger Beer






예전 AXIS BAR를 생각하면 굉장히 조용한 분위기였었는데, 새로 바뀐지 얼마 안되어서 홍보가 덜 되어서 그런것일까? 몇몇 테이블에 손님들이 있긴 했었지만 바 쪽은 아무도 없어서 여유있게 앉을 수 있었다.

싱가포르엔 매년 찾아오지만 이 바는 처음 왔다고 하니 바텐더가 살짝 놀라는 눈치였었는데, 굉장히 유쾌하게 대화를 이끌어서 체크 아웃 하는 전날까지 매일 방문하였다. 카페 퍼넷에서 소개 받아서 왔다고 하니 카페 퍼넷의 바텐더 이름을 언급하면서 친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네 바에 한국인 직원도 있다면서 오늘은 쉬는 날이니 다음에 오면 소개 해주겠다는 얘기도 들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때만 하더라도 칵테일의 향이나 맛, - 질감은 그래도 어느 정도 감이 오는 편이다. - 을 세세하게 구분하기 어려워서 일일이 기억은 못하는데, 딱히 안좋은 기억은 없기에 맛있게 마셨던 것 같다. 두번째 사진은 바텐더가 싱가포르 슬링은 싱가포르에서 10위 정도 하는 칵테일이라며 - 물론 그의 농담이었다. - 이게 1위를 하는 칵테일이라고 자기가 직접 만든 칵테일을 내놓은 것을 찍은 사진이다.






Mother of Dragons

Strawberry Aloe Vera, Dragon Cachaça






MO BAR Pilsner


다음날 다시 찾아가니 전날 그 바텐더가 또다시 반갑게 맞이해줬었다. 칵테일 추천을 부탁하니 이게 일종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때만 하더라도 잘 모르니 커피처럼 칵테일도 위에 그림을 직접 바텐더가 일일이 그려서 만든 것이라고 추측 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입술에 달라붙는 느낌이 조금 불쾌하긴 했지만 단맛이 인상적인 칵테일로 기억한다. 이어서 나온 맥주는 MO BAR에서 직접 만든것이라고 들었는데, 쓴맛이 불쾌하지 않고 끝이 깨끗하게 끝나서 맛있게 마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음에 간다면 다시 한 잔 더 마시고싶던 맥주였었다.






The Roaring City

Sparkling Pineapple Tapache, Vermouth Jelly


이 칵테일은 꼭 저 받침대에 나와야 한다며 자기들이 직접 디자인 했다고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직접 디자인 한 것인지 이건 확실치 않다. 아무튼 이날은 달콤하면서 스파클링한 칵테일이 마시고싶어서 추천을 부탁했었다.






다음 날 다시 찾아 갔을 때 다른 바텐더에게 전날 치훌리 라운지에서 게스트 바텐딩 행사가 있었는데 이때 마셨던 커피 칵테일이 인상적이었다고 이야기를 하니, 구체적으로 어떠했는지 물어봐서 살짝 단맛이 났지만 에스프레소의 신맛과 쓴맛이 훌륭해서 좋았다고 말을 하니 그럼 자기가 비슷하게 칵테일을 만들어 보겠다며 내놓은 칵테일이다. 치훌리 라운지에서 마셨던 칵테일이 조금 무겁게 다가왔었다면 - 사실 나에게는 꽤 독한 칵테일이었다. - 이 칵테일은 가볍게 - 질감이 그렇다기 보다 알콜 도수가 낮게 느껴져서 마시기 편했다는 의미이다. - 다가와서 무척 좋았었다. 그렇게 많은 칵테일을 마셔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내 경험 안에서 최고의 에스프레소 칵테일이었다.







이 칵테일도 메뉴에 없던 것을 부탁해서 받았던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사진 기록을 찾아보니 따로 메뉴판을 찍지 않은 것을 보면 메뉴에 없던 칵테일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전에 마셨던 에스프레소 칵테일이 인상적이어서 이 칵테일은 어떠했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






Singdog

Nonya Sausage, Achar, Sambal Mayo, Scallion, Dry Shrimp


싱가포르 여행 마지막 날이기도 해서 음식 메뉴도 한 가지 먹어보려고 바텐더에게 문의 하니 싱가포르식 핫도그를 추천해줬었는데, 삼발 마요네즈가 들어가는 것만으로 이미 내 마음을 사로 잡았던 싱가포르식 핫도그이다. 푹신푹신한 번 사이로 오도독 씹히는 소시지의 질감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매콤하면서 약간은 강렬한 신맛의 삼발 마요네즈가 중심을 잘 잡고 있어서 정말 즐겁게 먹었었다.







Sea Beast

Black Ink Coriander Soju, Fizzy Yuzu Sushi


메뉴판에 나와 있는것처럼 주제를 생각하면 정말 잘 만든 칵테일이긴 한데, 한국인이라면 소주라는 단어때문에 눈에 띄겠지만 막상 마셔보면 시소잎의 향이 꽤 거슬리는 칵테일일 수 있다. 굳이 위에 연어회 한 점을 올릴 필요가 있을까 생각도 들었지만 스토리를 생각하면 있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주가 들어가지만 그렇게 도수는 높은 편은 아니어서 편안하게 마셨었다.






그렇게 투숙하는 내내 자기 전에 바텐더들과 정말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었다. 그래서, 다음에 또 싱가포르를 간다면 무조건 꼭 들려야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별것 아니지만 이렇게 메뉴판에 내 이름을 써서 주며 다음에 또 보자는 바텐더들 덕분에 정말 즐겁게 여행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여기 바 매니저도 지금은 홍콩으로 옮긴 찰스 H. 바 전 헤드 바텐더인 로렌조와도 친분이 있는 유명한 바텐더이고,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가 사활을 걸고 새로 바 이름을 바꾸고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아마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싱가포르에서 또 하나의 유명한 호텔 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9. 9. 2.


원래 계획은 월병이 나오는 날에 맞춰 방문하여 딤섬을 먹고 - 딤섬 무제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추후 블로그에 글 올릴 예정이다. - 월병을 구입해서 올라오려고 했었다. 9월 1일에 방문하였을 때 추석 연휴를 맞이해서 추석 특선 메뉴가 나와 있어서 딤섬은 다음에 먹기로 하고 추석 특선 메뉴를 먹었다. 총 여덟가지 메뉴가 있었는데 그 중 네 가지는 clay pot에 나오는 음식이라 혼자서 먹기엔 한 가지만 선택해도 양이 많을 것 같아서 주문을 포기하였고, 상대적으로 portion 치곤 부담감이 적은 양이라 생각해서 나머지 네 가지 메뉴를 주문하였다.






Beer - Draught

Tsingtao


보이차 대신 우롱차를 선택했었는데 온도가 내려갈 수록 차의 떫은 맛이 많이 느껴져서 조금 불편했었다. 역시 나에게는 보이차가 무난한 것일까? 신기하게도 보이차에선 떫은 맛이나 쓴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편이다. 아무튼 우롱차의 조금 거슬리는 맛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칭타오 생맥주를 한 잔 마시고싶어서 추가로 주문하였다.






Poached chicken, mushroom, Iberico ham, vegetables, superior gravy






Stir fried sliced beef with oyster sauce






Steamed mushroom stuffed with shrimp paste






Seafood with tofu, vegetables, steamed egg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 지앙난춘에서 음식을 먹을 때 느낀 것이지만 알란 찬 셰프는 전통만 고집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독특한 요리들도 종종 만날 수 있어서 좋아하는데, 그의 아이디어가 한국에선 벽에 부딪힌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싱가포르에서 그 좋은 식재료들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 반면 한국은 일단 재료 선택에 있어서 제한이 너무 많다. 게다가 대다수 한국인들은 향과 함께 짠맛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강하다. 그런 것들이 때로는 악영향을 미쳐 아쉬운 요리들을 가끔 만나게 되는데, 이 날 해산물 두부 계란찜이 그랬다.

아삭하게 씹히는 아스파라거스나 부드러운 두부와 계란의 질감 대조는 만족스러웠지만 계란찜을 입안에 넣었을 때 무너지는 질감은 국산 계란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줘서 실망스러웠다. 물론 이것은 조리의 잘못이 아닌 식재료의 한계 때문에 그런 것이지만 아무리 셰프의 조리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식재료의 한계점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는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한편 월병은 속 내용물에 따라 두 가지가 있었는데, 르 쉬느아 입구에 전시되어 있고 시식도 간단하게 할 수 있게 준비해놓았었다.














Le Chinois Mooncake


보통 우리가 알던 월병과 생김새가 많이 다른데, 조주식으로 만든 월병이다. flaky 한 질감이 재미있었고, 속 내용물도 전체적인 맛의 균형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단맛이 잘 느껴졌었다. 마음 같아선 여러 박스를 구입하고 싶었지만 유통기한이 최대 이틀인데다 - 르 쉬느아 측에선 가급적 구매 당일에 먹는 것을 권하였다.  - flaky 한 질감을 제대로 느낄려면 당일에 먹는 것이 좋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한 박스만 구매해서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